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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 스티븐 소더버그

by 똥이아빠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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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 스티븐 소더버그
 
1919년. 프라하. 흑백영화. 안개 낀 거리. 거대한 성. 한 남성이 두려움에 떨며 골목을 질주한다. 남성 앞에 나타나는 신사. 한센병자가 두려움에 떠는 남성을 살해하고 신사에게 보상으로 약물을 받는다.
 
사무실. 주인공의 독백.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 지극히 정상으로 살고 있으며, 퇴근하고 시간이 조금 있을 때 글을 쓴다고 말한다. 보험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는 카프카. 매니저 버글과 갈등이 있는 카프카. 
버글, 직원 로스먼에게 추근댄다. 카프카, 로스먼에게 말을 건다. 에두아르 라방을 아느냐고. 버글과 회사 임원은 카프카를 주시하고 있다. 
퇴근하고 라방의 집을 찾아가는 카프카. 집주인에게 부탁해 집안을 둘러본다. 주막에서도 라방을 찾아다닌다. 그러다 약혼녀 안나를 만나고, 로스먼과 그의 친구들을 만난다. 술집 앞에서 '무슨 글을 쓰느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벌레가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거리에서 비즐벡이라는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카프카의 글을 읽었다고 말한다. 마을 위에 있는 거대한 성을 바라본다. 그의 작품 '성'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리 가고 싶어도 가까이 갈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다.
하숙집에서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카프카. 두 명의 신사(경찰이다)가 찾아오고, 카프카는 그들과 함께 병원으로 가서 죽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한다. 첫 장면에 나왔던 남성, 에두아르 라방이다. 그루바흐 형사가 카프카에게 라방과의 관계를 묻는다. 라방과는 회사 동료이며 3년 정도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
 
사장의 호출을 받은 카프카. 사장은 카프카의 승진을 알려준다. 에두아르 라방을 대신한 승진이라고 말한며, 두 명의 조수가 붙을 것이고, 월급도 오를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프카가 '작가'라는 사실도 언급한다. 새로 생긴 사무실에 오니 이미 두 명의 조수가 있고, 루드비히, 오스카라고 소개한다. 두 사람은 형제이고, 쌍동이다.
로스먼이 카프카를 찾아온다. 두 사람은 거리를 걸으며 라방에 관해 이야기한다. 로스먼은 라방과 연인 사이였다. 라방의 죽음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로스먼. 저녁에 보자고 한다.
 
식사를 하는 신사들. 복면을 한 사람이 식탁 위에 뚜껑 덮은 접시를 놓고 나가고, 곧바로 폭탄이 터진다. 마침 그 앞을 지나던 카프카는 수상한 두 사람의 뒤를 쫓아간다. 낡은 공장지대의 오래된 건물로 들어간 카프카는 그곳에서 로스먼과 일행을 만난다.
로스먼은 카프카가 글 쓰는 일을 도울 수 있을 거라 말하지만, 카프카는 자신만의 글을 쓰기 때문에 조직을 위한 글은 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누군가 카프카에 대한 조치가 있을 거라 말한다. 그건 공판에 대한 조사고, 판결을 내릴 거라고. 카프카의 소설 '소송'에 관한 내용이다. 에두아르 라방이 그에 대해 알아냈고, 죽기 전날 성에 전화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에두아르가 성에 들어갈 때 폭탄을 담은 가방을 가지고 들어갔지만, 폭탄을 불발이었고, 그로 인해 에두아르는 살해당한 거라고 말한다. 로스먼과 일행은 '법과 명령'이 적이라고 말한다.
 
한센병자가 공원에서 잠자는 사람을 공격한다. 사람들은 그를 피해 도망하고, 누군가 살해당한다.
출근한 카프카에게 조수들이 로스먼에 대해 이야기한다. 카프카가 로스먼의 자리로 가지만, 로스먼은 없었다. 버글이 준 메모를 보고 에두아르의 집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료를 정리하는 로스먼을 만난다. 로스먼은 해고당했다. 로스먼은 카프카에게 라방의 죽음이 여전히 자살인 줄 아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있으며, 언제든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고 말한다.
카프카는 경찰에게 신고하고, 로스먼이 납치당했다고 말한다. '경찰이 진실 이외에 다른 무언가에 충성하고 있다'는 로스먼의 말을 믿기 시작하는 카프카. 
로스먼을 찾아다니는 카프카에게 로스먼의 조직원들이 찾아와 로스먼의 행방을 묻는다. 카프카는 에두아르가 왜 성에 불려갔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카프카는 사장을 찾아가 에두아르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장은 라방에게는 가족이 없다고 알려준다.
 
카프카는 자료실에서 올락 지역과 관련한 자료를 확인한다.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었고, 죽은 사람에 대한 보험 청구를 성으로 보내는데, 의료 담당관은 보험회사의 관리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했다.
버글은 사람들 몰래 화장실로 들어가 음란물(여성의 나체 사진)을 본다. 그걸 엿보는 카프카. 버글이 일감을 더 놓고가서 야근을 하는 카프카. 화장실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려 확인하는데 한센병 환자가 습격한다. 도망하는 카프카.
로스먼과 일행이 있던 낡은 공장을 찾아가는데, 모두 살해당했다. 이들을 살해한 자 - 신사와 한센병자 - 들이 사라지고 카프카는 그들 뒤를 미행하다 숲속에서 한 사람을 살해하는 두 명의 남자를 목격한다. 이 장면 역시 '소송'의 마지막 장면이다. 발각된 카프카는 도망하고, 두 사람이 뒤를 쫓는다. 그들을 따돌리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와 살해당한 사람들을 확인하려 하지만, 공장은 깨끗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카프카를 습격하는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조수로 일하는 쌍동이들.
카프카를 데리고 성으로 가려한다. 그를 구해주는 남자. 카프카에게 성으로 가는 비밀통로를 알려준다. 남자는 빈무덤에 있는 비밀통로를 통해 성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고 말하고, 카프카는 그 길을 따라 성으로 들어간다. 카프카는 남자에게, 자신이 성에서 나오지 못하면 집에 있는 원고를 모두 불태워달라고 말한다. 이 말은 실제 카프카가 친구에게 했던 말이다.
 
비밀통로를 따라 성으로 향하는 카프카. 그가 도착한 곳은 비밀금고 같은 곳이다. 펜타곤 형태의 건물은 방향을 알 수 없도록 설계되었고, 자칫 길을 잃기 쉬운 곳이다. 성안을 돌아다니는 카프카는 흰 가운을 입은 두 사람이 한 남자를 끌고 가는 뒤를 따라 실내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사람을 잡아다 고문하는 장소였고, 그곳에 로스먼도 잡혀 고문당하고 있었다.
카프카는 그곳에서 한 감독관을 만나 '의료기록부'를 찾아가며 에두아르 라방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감독관은 올락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의 가족에게 약간의 보상금을 주는 것이 '미래의 일꾼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며,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정신적 개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바로 무르나우 박사였다.
무르나우 박사는 올락에서 사라진 인물이었으며, 성으로 들어와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고문하는 일을 주도하고 있었다. 로스먼과 일행은 무정부주의자들로, 자본주의 체제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무르나우 박사는 뇌수술을 통해 사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 폭탄 가방이 터지고, 카프카는 지붕 위로 도망한다. 무르나우 박사는 죽고, 카프카는 들어왔던 길을 따라 성을 빠져나온다. 경찰에 의해 다시 병원으로 온 카프카는 로스먼의 시신을 확인한다. 경찰은 자살로 판단한다고 말하고, 카프카도 동의한다. 
다시 회사로 돌아온 카프카. 사장이 불러 성에서 호출했다는 것과 취소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의 사무실에는 새로운 조수 두 명이 일하고 있다. 카프카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다 각혈을 한다.
 
카프카의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와 이미지, 배경은 물론 카프카의 삶까지 모두 이 영화 속에 버무렸다. '성'은 카프카의 작품에서 매우 난해한 내용인데, 주인공은 결국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소송'에서는 주인공이 자기도 알지 못한 채 소송을 당하고, 마지막에 '성' 밑에서 두 사람에게 칼에 찔려 죽는데, 영화에서도 같은 장면이 등장한다.
카프카의 소설에 비하면 영화는 훨씬 선명하고, 내용과 주제가 뚜렷해서 오히려 읽기 쉽다. 카프카의 회사 동료 가운데 두 사람이 무정부조직에 가담했고, 그들의 죽음을 추적하던 카프카는 '성' 안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그리고 동료 라방과 로스먼이 하고자 했던 일 - 성에 폭탄을 터뜨리는 일 - 을 자발적으로 한다.
'성'은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그곳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잡아다 '생리학'적으로 정신을 개조하고 있었다.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사람, 무정부주의자, 혁명가, 노동조합원, 진보적 지식인 등을 체포, 구금, 고문했던 독재정권과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카프카는 평생 아버지와 관련해 끊임없이 잔소리를 들었으며, 자기가 진짜 바라는 미래보다는 아버지가 하라는대로 법대를 다니고, 보험회사에서 일했다. 카프카는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극렬하게 반대했고, 카프카는 '변신'에서 자신이 벌레가 됨으로써 가족 특히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드러냈다.
카프카는 죽기 전에 친구에게 자기의 원고를 모두 불태워달라고 유언했으나, 친구는 그 원고를 버리지 않고 출판했다. 현대문학에서 카프카가 없었다면 - 존재하지 않았다면 전혀 알 수 없었겠으나 - 문학은 상당히 빛을 잃었을 것이다. 그만큼 세계문학에서 카프카는 특별한 존재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카프카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본다. 카프카는 문학 뿐 아니라 유럽의 문화와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고, 그의 문학은 특히 철학적 메타포를 깊게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래도록 연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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