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면역 - 사이언스 북스

by 똥이아빠 2022. 9. 6.
728x90
면역 - 사이언스북스
 
이 책이 한글로 번역, 출간되었다. 2021년 11월에 미국에서 출간되었으니 채 1년도 안 되어 한국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 놀랍고 반갑다. '면역'은 미국에서 출판하자 곧바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몇 가지 이유로 독자의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 책의 출처는 '쿠르트게작트(Kurzgesagt)' 유튜브 영상이다. '쿠르트게작트'는 2013년 독일 뮌헨에서 설립한 모션 그래픽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유튜브 채널 이름이다. 이 스튜디오는 자연과학, 사회과학을 포함한 과학, 자연, 사회, 생명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유튜브에서 공개하고 있다.
'면역'을 쓴 작가 필리프 데트머는 이 스튜디오의 설립자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쿠르트게작트(Kurzgesagt)' - In a Nutshell 로 표기하는데, 이때 In a Nutshell은 '호두껍질 안'이라는 뜻이 아니고, '매우 간략한'을 의미하는 관용구이다.
유튜브 채널을 보면 많은 영상이 올라왔고, 한글 자막으로 편하게 볼 수 있어 새로운 지식이나 상식을 배우기에 좋은 내용이 많다. 이 스튜디오는 후원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데, 후원금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여러 나라의 언어로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어 채널도 따로 있다. 한국어 채널은 '한눈에 보는 세상-Kurzgesagt'다.
 
'면역'은 전문학자가 아닌, 과학을 좋아하는 작가가 '면역'이라는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약 10년 정도 공부를 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다. 생물학, 세포학을 잘 모르는 독자라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면역세포는 인간 진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거슬러 올라가면 단세포들만 존재하던 5억4000만년 전에 단세포 사이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이 나타나면서 놀라운 변화를 시작했다. 단세포들 가운데 극히 일부는 다른 세포의 내부로 들어가 기생하며 생존하는 전략을 찾아냈는데, 대표적으로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인간의 몸속에는 약 40조 개의 세포와 40조 개의 세균이 있다. 세포는 기능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에서 수십 년의 수명을 갖는다. 세포는 자기 역할을 다하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데, 죽은 세포를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통해 단백질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적게 쓰면서 기능을 유지하는 효율이 높은 생화학 활동을 한다.
 
면역 세포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항상성'은 우리 몸이 균형을 잃지 않고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걸 말한다. 우리는 거의 의식하거나 인지하지 못하지만, 몸이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이 책은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몸에 아주 작은 상처만 생겨도 '항상성'은 깨지고, 외부에서 침입한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에 맞서 몸을 지키려는 면역 세포들의 전투가 벌어진다. 피가 흐르는 곳에 딱지가 앉거나, 염증이 생기는 것도 모두 면역 세포들이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 세균과 싸울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 몸에는 '면역계'라는 거대한 생태계가 독립해서 존재하며, 면역계는 매우 복잡한 구성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큰틀에서 면역계의 역할과 세포, 세균의 역할은 규명했으나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면역계는 림프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 세균을 막는 건 물론, 내부 면역질환을 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아토피, 알러지 등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발생하는데, 과거의 단순한 음식과는 달리 현대는 공기오염, 수질오염, 수많은 농약의 사용과 각종 공장 식품에 들어가는 화학첨가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몸은 예상하지 못하는 면역질환을 앓게 된다. 
면역세포들이 바쁘게 일하는 상황은 우리 몸에 그리 바람직한 건 아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이 빠르게 변이하는데 따라 면역세포도 진화한다. 면역 세포는 인간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경에 따라 스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진화의 결과로 '후천면역계'라는 새로운 면역 환경을 만드는데, 인간이 유전자를 통해 전해지는 선천적 면역계와 달리 후천 면역계는 면역계가 외부의 침입자와 싸우면서 알게 된 정보를 저장해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침입자거나 조금 다른 정보를 가진 변형된 침입자가 있을 때, 면역세포가 저장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싸움 방식을 선택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