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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4

암퇘지 암퇘지 프랑스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의 데뷔작. 첫 작품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특징은 대화가 거의 없는 독백체라는 것과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는 방식이다. 한 여성이 점차 돼지로 변해간다는 줄거리인데, 인간이 동물로 변해가는 이야기는 꽤 많다. 늑대인간이 그렇고, 벌레로 변하거나, 심지어 진짜 돼지로 변하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경우도 있다. '붉은 돼지'에서도 주인공은 어느 순간 돼지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인간(개인)이 인간의 모습이 아닌, 다른 동물의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것은 자의적인 선택(붉은 돼지)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카프카의 '변신') 어느날 갑자기 변하기 때문이다. 자의적인 선택일 경우라도 그것은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적, 공간적 원인 때문이므로 .. 2022. 11. 24.
저수지의 개들 또는 창고의 개들 저수지의 개들 또는 창고의 개들 서너 번 봤다. 볼 때마다 새롭다. 영화나 음악은 어떤 환경에서 보고 듣는가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영화는 관객(나)의 감정 상태와 물리적 환경에 따라, 음악도 그렇지만 음악이 연주되는 공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두 장르 모두 극장과 공연장에서 보고 듣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도 소리의 영향이 가장 크다. 과거 무성영화 시기에 자막과 음악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변사가 배우의 대사를 대신 읊어주었다. 영화 그 자체는 움직이는 그림이고, 여기에 대사, 효과음, 배경음 등을 넣어야 비로소 영화가 완성된다. 뻔한 이야기를 한 것은,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새로 구입한 헤드폰으로 들으며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래 되었지만 외장형 사운.. 2022. 4. 18.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아주 오래 전에 이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봤을 때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오늘 넷플릭스에서 다시 집중해서 봤다. 기회가 되면 이 영화를 꼭 다시 볼 생각이었고, 마침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스티븐 소더버그라는 건 처음부터 알았지만, 그가 데뷔작인 이 영화로 곧바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 스티븐 소더버그의 데뷔작인 이 영화를 비롯해 그의 작품을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전체 작품 가운데 30% 정도에 불과했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들은 진지하거나 엄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영화도 아니다. 그는 대중성과 예술성, 사회성을 알맞게 버무려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든.. 2021. 1. 10.
블러드 심플 - 코엔 형제 블러드 심플 - 코엔 형제 코엔 형제의 영화는 이미 데뷔작에서 완성되었다. 이후의 작품은 모두 데뷔작의 변주곡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코엔 스타일’은 처음부터 완벽하다. 이렇게 뛰어난 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한 사람은 테렌스 멜릭, 장 뤽 고다르, 짐 자무쉬, 프랑수아 트뤼포,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장준환 감독 등이 떠오른다. 코엔 형제가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은 이렇다.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둘러싸고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생기거나 서로를 믿지 못하는 우연한 사건들이 연결된다. 우연과 실수, 난감한 상황 등이 결합하면 드물게 범죄가 발생한다. 그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은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어처구니 없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보인다. 이..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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