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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길2

이윤길의 시집 두 권 이윤길의 시집 두 권 주문진, 파도 시편 지금은 아니지만, 30년 전쯤, 한때 '시인'이라는 '것들'을 경멸한 적이 있었다. 내가 소설을 써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내 주변에 서성거리던 자칭 '시인'이라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덜 떨어지고, 현실 감각도 없었으며, 비루하고, 남의 눈치나 보며 살던 수준 낮은 인물들이었던 까닭이다. 그들이 끄적이던 '시'라는 것도 건강하지 못했으며, 밤낮 서로 몰려다니며 으슥한 술집에서 마담 몸이나 더듬는 파렴치한 종자라고 - 그들의 말을 들어 - 여겼기 때문이다. 더 역겨웠던 건, 그들이 '시'를 쓴답시고 예술가, 작가를 자처하며 자기들끼리 '아무개시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모자라, 이름 없는 잡지에 아무렇게나 끄적거린 시로 '등단'했다고 명함에 '시인'이라고 명토박아 다니는 .. 2022. 11. 29.
남극해 - 이윤길 남극해 - 이윤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익명이다. 작가는 본능적으로 이들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던 걸까. 박 기관장, 강 사장, 장 선장, 1기관사, 조기장 '심근수'만 유일하게 이름이 나오지만, 정작 그는 조선족 조리장에게 살해당한다. 선원들의 익명은 그들의 운명을 상징한다. 그들이 탄 배의 이름이 '피닉스호'라는 것에서, 그들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43년이나 배를 타고 바다를 누빈 작가의 경험과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귀중한 소설이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면서도 올바른 해양정책이나 해양문학이 뿌리 내리지 못한 기형적 형태를 갖고 있는데, 특히 '해양문학'은 저변이 좁고 얕아서 하나의 장르나 범주로 구분하기도 불가능할 정도로 부박하다. 작품은 원양어업, 그것도 대서양이나 북태평양..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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