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가뭄1 단편소설-가을 가뭄 총소리가 들렸다. 인적 없는 산 속에서 들리는 총성은 메아리로 울려 퍼지며 긴 여운을 남겼다. “청설 잡는 포수들인가요?” 박씨가 앞서가는 장씨에게 물었다. “군(郡)에서 나온 모냥이네.” 잣나무 군락지인 이곳에는 해마다 청설이 잣을 먹어 없애는 피해가 커지자 군에서 포수를 동원해 청설 사냥을 나섰다. 이번 가을에도 청설 잡는 포수들이 아침 일찍부터 마을 뒷산에서 청설을 잡고 있었다. 총소리가 그치자 서걱서걱 마른 잎 밟히는 소리만 크게 들렸다. 이제 막 기세 좋게 산 위로 떠오른 가을 햇볕은 따가웠고, 꽃등에, 꼭지파리가 눈앞에서 맴돌았다. 묵직한 배낭을 맨 등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작업복으로 입은 긴팔 와이셔츠는 이미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다. 눈두덩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장갑 낀 손으로 훔치며 박씨.. 2012. 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