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방황하는 칼날 - 일본판

by 똥이아빠 2015. 6. 21.
728x90



<영화> 방황하는 칼날 - 일본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소년 범죄와 개인적인 복수, 공권력(경찰)의 한계에 관한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영화.
영화는 차분하고 진지하다. 호들갑을 떨지 않고, 과장하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보여줄 뿐이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 중학생 딸이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납치를 당하고, 성폭행 당한 채 주검으로 발견된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를 시작하고, 너무도 갑작스럽고 비참하게 죽은 딸의 주검 앞에서 아버지는 말을 잊는다.
하지만, 공범 가운데 한 명이 죽은 딸의 아버지에게 범인의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변한다. 범인의 집을 찾아간 아버지는 청소년인 범인을 죽이고, 다른 범인을 추적한다.
뒤늦게 범인의 집에 도착한 경찰은 죽어 있는 범인을 발견하고, 그를 죽인 것이 딸의 아버지임을 확인한다. 이때부터 경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죽인 것이 옳은가, 그른가. 경찰은 당연히 '개인적인 복수'를 금지하고 있는 현재의 법률에 따라, 딸의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추적한다.
또한 딸을 죽인 주범(역시 청소년)은 도망자가 되고, 경찰은 주범을 죽이려는 아버지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즉, 살인범을 보호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를 쫓는 경찰 오리베는 '경찰이 피해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며 경찰 임무에 회의를 갖는다. 하지만 경찰반장 마노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경찰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소년 폭력의 잔인함이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미성년자의 범죄는 살인, 성폭행 등 중범죄를 저질렀을 때도 여전히 약한 처벌을 받고 끝나는데, 요즘의 청소년들은 이런 법의 문제점을 잘 알고, 그것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에 관계 없이, 법의 범죄의 내용에 따라 엄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우발적인 범죄일수도 있고, 단 한 순간의 실수로 죄를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까지도 포함해서 법은 엄정하고 공정해야 한다.
지금, 한국에서도 현재의 법률체계가 엉망진창이기 때문에, 정작 중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감옥에 가지 않고, 단순 범죄나 생활형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오히려 엄격한 벌을 받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범죄자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현재의 사법체계는 심각한 오류를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도 경찰인 유타카는 자신이 딸의 아버지였더라도 똑같은 행동-범죄자를 살해하는-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영화를 보는 많은 '아버지'들은 그 말에 동의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법이 엉성해서, 잔인한 살인마를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6개월의 징역만 살면 풀려날 수 있게 한 것은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영화로 '모범시민'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죽인 범인들이 풀려나는 것에 분노하면서 범인들은 물론, 판결을 내린 판사까지도 살해한다. 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외국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인적인 복수'를 용인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범인들을 직접 죽이고, 관객들은 아버지의 행동에 공감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모든 범죄에 대해 '개인적인 복수'를 허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나 역시 '개인적인 복수'에 대해 이런 경우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만일 법이 엄정하고, 피해자가 수긍할 만큼의 처벌을 범인들이 받는다면 '개인적인 복수'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이 범인을 죽이기 전에 경찰이 먼저 주인공(아버지)를 사살하는 장면은, '개인적인 복수'보다는 공공의 법체계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별 세 개.

반응형

'영화를 보다 > 일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紙の月(종이달)  (0) 2015.10.18
<영화> あん Sweet Red Bean Paste  (0) 2015.10.11
<영화> 歩いても 歩いても  (0) 2015.08.17
<영화> 風立ちぬ The Wind Rises  (0) 2015.07.24
<영화> 冷たい熱帯魚  (0) 2015.07.20
<영화> 血と骨  (0) 2015.05.19
<영화> IZO  (0) 2015.05.19
<영화> 鉄コン筋クリート  (0) 2015.05.19
<영화> Wood Job  (0) 2015.05.08
<영화> 幻の光  (0) 201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