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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역사를 읽다8

플라워 문 플라워 문 올해 개봉할 영화 가운데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 있는데,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고 해서 온라인 서점에서 확인했더니 '플라워 문'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2018년 출간했다. 당장 주문해서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첫 장부터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다큐멘터리다. 192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오세이지 인디언 연쇄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연방수사국(FBI)이 공식 설립되었다. 이보다 앞서 1906년, 업튼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이 발표되고, 시카고 도축장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정부는 '미국식품의약국(FDA)'를 설립하게 된다. 같은 해에 잭 런던의 '강철군화'가 발표되었는데, 이 소설들이 나오게 된 배경.. 2023. 5. 24.
사피엔스 이들 원시인류는 서로 사랑하고 놀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을 위해 경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 개코원숭이, 코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류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 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중에서 여기저기서 '유발하라리'라는 사람이 쓴 '사피엔스'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이 없다가, 전자책으로 있어서 훑어봤는데, 위의 문장이 책 앞부분에 나왔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마간산으로 훑어봤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훌륭하다'고 말하.. 2023. 3. 2.
4월 혁명의 주체들 4월 혁명의 주체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우연히 4월 19일이다. 4월 혁명이 일어나고 61년이 지났으며, 한국은 '4.19혁명'을 헌법에 새겨 넣었다. 3.1만세운동이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민중의 독립운동이었다면, 4.19혁명은 같은 해 치러진 3.15 선거 -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 - 에서 자유당이 부정선거를 획책하면서 촉발했다. 부산, 마산 지역에서 일어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자유당 정부는 폭력으로 탄압했고, 이 과정에서 김주열 군이 눈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사진이 부산일보에 보도되면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승만과 자유당은 시민들의 규탄 시위를 폭력으로 저지하는 한편,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의 자유를 속박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한편, 깡패를 동원해 .. 2022. 11. 29.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수 많은 인연과 우연이 겹치면서 이런 놀라운 이야기가 탄생한다. 우리의 삶에서 이런 기적같은 우연이 과연 어느 정도 확률로 일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뉘른베르크 법원의 현재 상황에서 그곳에 모인 세 사람 - 한스 프랑크, 허쉬 라우터파하트, 라파엘 렘킨 - 의 운명적 만남과 이 세 사람과 연결된 작가, 작가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펼치면, 저자가 당부하는 말이 나온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리비우(Lviv)라는 걸 강조한다. 왜 중요한가는 이 책을 다 읽으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되면서 이해한다. '리비우'는 현재 우크라이나 도시 가운데 하나의 이름이지만, '리비우', 렘베르크, 리보프, 로보프 등으로 바뀌는데, 무려 여덟 번이나 도시 이름이 바뀐.. 2022. 11. 29.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세계적인 작가 잭 런던이 한국에 왔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사건이다. 잭 런던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신문사의 의뢰를 받고 종군기자 자격으로 미국에서 일본에 도착한다. 잭 런던이 시모노세키에서 인천(제물포)에 도착한 시기는 1904년 2월 초. 러일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이었다. 이 시기는 한국의 역사에게 가장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시기였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1894년 동학혁명이 발발하고, 조선정부는 일본과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한다. 자기 나라의 백성을 죽여달라고 외국의 군대를 끌어들인 것이다. 전봉준을 우두머리로 한 동학혁명군이 전주 백산에서 봉기해 한양을 향해 진격하다 공주 우금치에서 결정적으로 일본군에 패배하고, 혁명의 흐름이 끊기면서 조선은 급격하게 일본의 손아.. 2022. 11. 28.
총, 균, 쇠 총, 균, 쇠 이 책은 모두 4부 19장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류의 진화와 문명, 문화의 발달을 진화론에 입각해 체계적으로 써나간 내용은 기존에 나왔던 많은 진화론, 생물학, 문명사, 세계사를 하나로 아우르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인류의 문명에서 각 대륙마다 진화, 문명의 발달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저자는 인류의 직접 조상으로 갈라지는 시점인 7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류 진화의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 약 1만년 전의 수렵, 채취 활동에서 정주, 경작을 하는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인류의 발달 단계를 설명하고 있는데, 정착, 경작의 발견이 식량 생산을 늘리고, 가축을 .. 2022. 11. 23.
한국의 정체성 한국의 정체성 책세상 문고 [우리시대]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 '한국의 정체성'은 '철학'에 관한 책이다. 이 세상에서 '개똥철학'을 제외한 모든 철학은 난해하다는 것이 나의 지론인데, 이 책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지은이 자신도 '근본적으로는 정체성의 문제가 형이상학적 난제'라고 인정한다. 지은이는 한국의 정체성을 정하는 기준으로 '한국어'와 '한글'을 제시했다. 이 책처럼 작은 문고본에서 어마어마한 주제를 걸고 논리를 전개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줄은 알겠지만, 머리가 나쁜 나는 이 책을 다 읽고도 솔직히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 책을 쓴 지은이는 주위 사람들이 철학책을 좀 쉽게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책을 썼노라고 책 앞에서 밝혔는데, 나름대로 쉽게 썼다는 책이 이렇게 어려운 걸 보면, 이건 책.. 2022. 11. 22.
스페인 내전 - 갈라파고스 스페인 내전 - 갈라파고스 많은 경우,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책은 마치 하나의 씨앗처럼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으며 연쇄적으로 퍼져나간다. 갈라파고스 출판사에서 나온 '스페인 내전'을 읽으면서 다른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스페인 내전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알라딘 서점에서 '스페인 내전'으로 검색하면 쓸만한 책은 앤서니 비버가 쓴 '스페인 내전'(교양인)과 갈라파고스에서 출판한 '스페인 내전'이 있을 뿐이다. 애덤 호크실드가 쓴 '스페인 내전'은 앤서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과는 각도가 약간 다르다. 앤서니 비버가 '통사적'으로 접근했다면 애덤 호크실드는 미국 출신의 자원병들에 관해 보다 깊이 있는 서술을 하고 있다. 미국인으로 스페인 내전에 직..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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