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다룬 세 편의 다큐멘터리
북한을 다룬 세 편의 다큐멘터리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헬로우, 평양', '태양 아래' 세 편의 다큐멘터리는 북한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 각각의 다큐멘터리는 전혀 다른 의도로 만들었으며, 외부인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과 북한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 의도이든, 조작이든, 자연스런 행동이든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볼 때, 세 편 모두 부자연스럽고 어색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지만,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북한의 실상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호주에 사는 안나가 북한을 방문해 북한 영화인들에게 영화 만드는 과정을 배우는 내용이다. 안나는 다국적기업이 탄층가스 개발로 지역 주민의 건강과 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2023. 8. 20.
아치의 노래, 정태춘
아치의 노래, 정태춘 1 정태춘은 시인이다. 노래하는 시인이다. 그는 노래하기 전에 먼저 시를 쓴다. 그가 시인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건, 그의 정체성을 말할 때, 노래하는 사람이 우선인지, 시를 쓰는 사람이 우선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에게 있어 노래보다 시가 더 존재의 근본에 가까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류는 진화하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고, 언어가 발달하자 가장 먼저 노래를 불렀다. 씨족 단위의 인류는 날이 밝으면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면서 생존을 영위했고, 해가 지면 동굴이나 움막에 모여 서로 끌어안고 맹수나 다른 씨족의 공격을 경계하며 깊은 잠을 들지 못했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불을 이용해 음식을 구워 먹거나 밤에 불을 밝히고, 추울 때 난방용으로 사용하면서 인류의 진화는 급격히 ..
2022. 5. 21.
'한국인의 밥상'에서 발견하는 민중성
'한국인의 밥상'에서 발견하는 민중성 KBS 다큐멘터리 '한국인의 밥상'이 올해로 10주년, 방송 횟수로 510회를 기록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2011년 1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하고 올해까지 꾸준히 방송한 것도 놀랍지만, 매 회마다 식재료, 음식, 지역, 절기 등 독특한 주제를 선정해 한 가지에 집중하는 기획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KBS는 공영방송답게 선정적 내용을 지양하고, 교양과 문화, 예술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이루기 바라는데, 그렇다고 프로그램이 재미 없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민영 방송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 가야 하는 지향점도 다르기 때문에, 공영방송 KBS가 추구해야 하는 방송의 방향은 국민 대수가 공감하는 내용이길 바라고, 그 목표를 이루는 형식으로 ..
2021. 5. 13.
지아장커의 다큐멘터리
지아장커의 다큐멘터리 요 며칠 지아장커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 몇 편을 봤다. '24시티', '동', '무용'이 그 작품인데, 여기서 '24시티'와 '동'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요소를 거의 알 수 없게 결합한 작품이다. 형식은 다큐멘터리가 맞고, 실제 다큐멘터리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 사이에 전문 배우를 넣어, 특정한 인물을 연기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것을 두고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다큐멘터리는 연출자의 자의적 의도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편집을 통해 연출자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한다. 편집 뿐 아니라, 카메라가 향하는 곳, 집중하는 대상, 카메라 시선이 머무는 공간과 시간의 길이 등 모든 것이 연출자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는 관객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하..
2021. 1. 20.
미스 베네수엘라
미스 베네수엘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세계 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많은 미인들 가운데 국적이 베네수엘라인 경우가 여럿 있었다. 기록을 보면,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 같은 국제 대회에서 1950년 이후 가장 많은 1위는 베네수엘라 국적의 여성이었으며, 이들은 미스 유니버스에서 6회, 미스 월드 5회, 미스 인터내셔널 5회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특이하게 1위가 많다. 베네수엘라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미인대회가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오늘날 베네수엘라 뿐 아니라 모든 '미인대회'는 반여성적이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도구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는 여전히 미인대회와 관련한 경제시장이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유치원의 어린 여자아이부터 성인 여성까지 온..
2019. 12. 31.
<영화> 요리를 욕망하다
요리를 욕망하다 넥플릭스 다큐멘터리 4부작. 물, 불, 공기, 흙의 주제로 음식에 관한 탐구,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리'를 발명?, 발견한 이후 인류의 삶은 다른 동물, 영장류들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물, 불, 공기, 흙은 요리에 있어 핵심이며, 이 요소들은 고대부터 인간을 구성하는 네 가지 물질이기도 하다. 기존의 요리 다큐멘터리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꽤 내용이 알차다. 특히 '흙'을 다루는 내용에서는 '발효'를 말하고 있는데, 세계 여러나라 민족이 만들어 먹는 발효 식품들 가운데 김치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인간이 먹는 음식의 약 30% 정도는 발효 식품이라고 한다. 그만큼 발효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간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2016. 2. 22.
<영화> Everest
Everest 다큐멘터리보다 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 별 네 개.산과 관련된 영화는 거의 다 찾아보는 편이다. 산을 자주 오르지 못하고, 또 체력이 형편 없어서 산에 오르기도 무척 힘들어 하지만, 산을 늘 좋아하고, 경외했다. 옛날 말에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는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좋은 사람들이다. 물론, 요즘처럼 비싼 등산복과 장비로 치장하고 동네 뒷산을 가면서 8천미터 산에 오르는 듯 요란을 떠는 장비병에 들린 사람들이나,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산에서 술, 담배를 하는 사람들,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다니는 사람들처럼 수준 낮고 멍청한 인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진짜' 산악인이라면 결코 그런 한심하고 역겨운 짓은 하지 않..
2015.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