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04
70년대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과 의미를 갖는 사진 한 장. 70년대, 10대에 독서회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학교라는 집단에 속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최초의 '조직'을 경험했던 독서회 활동. 이 경험은 내 생각을 키우고, 교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의 독서회 활동은 대단히 활발해서, 처음 일요일 모임만 있던 것이 나중에는 일주일에 일곱번의 모임이 따로 조직되었다. 즉, 월요반, 화요반, 수요반, 목요반, 금요반, 토요반, 일요반이 생겼는데, 각 반마다 선의의 경쟁이 붙어 모임은 활기가 넘쳤다. 지금도 있는 사직공원 안의 종로도서관에서 열린 독서회 모임에서 많은 책을 읽고, 발표를 하는 경험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토론과 소식지 만들기, 글쓰기, 그림..
2011. 10. 27.
1970년대-01
유일하게 남은, 동무들과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마포의 한 사진관에서 찍었는데,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던 동무들은 지금 없다. 사진 왼쪽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명석해 보이는 동무는 '친구란 하나의 육체에 깃든 두 개의 영혼'이라고 생각했던 동무다. 그도 젊은 시절, 괴로운 시간 속에서 헤매다 세상을 떠났다. 그가 가진 뛰어난 재능도 그가 살아가는 희망이 되지 못했다. 조금 더 참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니며, 결혼하고,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이 되었을까. 1990년. 너무도 갑작스러운 그의 부고를 듣고, 그의 장례를 치른 후, 내 삶도 그 시간에서 멈췄고, 더 이상의 시간은 그냥 살아갈 뿐이라고 생각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기억도, 추억도 시간이 지나면 ..
201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