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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사회를 읽다14

한국 팝의 고고학 - 1970 한국 팝의 고고학 - 1970 1970년을 기억하는 건 쉽지 않다. 기억은 파편으로 남았고, 나는 그때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나는 열 살이었고, 마포의 기찻길 아래, 루핑을 얹은 판잣집에서 살았다. 국민학교 2학년 무렵이었고,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읽다가 한글을 깨쳤다. 집앞으로 문안(사대문 안쪽)에서 흘러나온 개천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 동네에는 흑백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가진 집이 하나였다. 우리집에는 배터리를 고무줄로 묶은 금성 라디오가 유일한 가전제품이었다. 라디오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연속극이 나오고, '전설따라 삼천리'가 나왔다. 우리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무서운 옛날 이야기를 들었다. 동네 꼬마들은 따로 배우지 않았어도 '유행가'를 알고 있었다. 우리들은 동요를 부르지 않.. 2022. 11. 29.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 2022. 11. 29.
인간의 마음 - 에리히 프롬 인간의 마음 - 에리히 프롬 한글 학교에 다니는 큰누나를 위해 쓰지 않고 모아 둔 공책(노트)를 정리하다 오래 된 노트에서 발견한 자료. 대략 35년쯤 전에 쓴 노트다. 에리히 프롬의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인데, 한때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한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군 복무를 할 때, 30개월 동안 책을 부지런히 읽었다. 휴가나오면, 집에서 더블백에 책을 담아가서 다 읽고, 다시 나올 때 책을 짊어지고 나오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행정병이어서,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고, 책 읽을 시간이 다른 병사보다는 조금 더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 행정사무실(군수과)에서 혼자 있을 때,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심지어 판화도 찍고, 그림도 그렸다. 거기에 좋은 동기들이 있어서 나는 다행히 군대 트라우마는 거의 .. 2022. 11. 29.
조국, 프로메테우스, 촛불, 헤라클레스 조국, 프로메테우스, 촛불, 헤라클레스 조국, [조국의 시간]을 읽고 신의 아들이었던 프로메테우스는 어리석은 인간을 위해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비켜가지 않는다. 인간을 위해 제우스에게 받치는 인간의 제물을 만들었으며,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의 전략에 분노해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자 다시 제우스를 속이고 인간에게 불을 몰래 가져다 주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창조한 신'이자, '인간의 옹호자'이며, '선지자', '먼저 생각하는 자'로 알려졌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신'의 존재였으나, 나약한 인간을 위해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오길 마다하지 않았다. 조국 교수는 자기가 금수저임을 인정하며며,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도 조국 교수가 금수저이면서 우월한 유전자의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서울대학교 졸업, 서.. 2022. 11. 29.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 내가 경제학 기초를 처음 공부한 건 군대에서 전역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스무살 중반이었다. 그때 소모임은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짰는데, 우리 모임의 학습을 이끌던 선배 둘은 모두 성대를 다니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성대 학생운동 그룹은 PD 진영으로 알려졌고, NL이 중심이었던 서울대와는 다르게 마르크스, 레닌 이론을 주로 학습했다. 수준은 당연히 기초적 내용이었고, 우리는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토론했다. 그때 읽었던 책 가운데 최종식의 '서양경제사론'과 박현채 교수의 '한국 농업문제의 새로운 인식', 백남운의 '조선사회경제사' 같은 경제 관련 책을 읽었다. 이밖에도 일본 번역서 가운데 경제 관련 사회과학 책들을 읽었고, 제3세계 관련 책도 몇 권 있었다. 이.. 2022. 11. 28.
무신론자의 시대 무신론자의 시대 제목이 '무신론자의 시대'인데, 원문 제목은 The Age of Nothing: How We Have Sought To Live Since The Death of God 이다. '무의 시대 : 신의 죽음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작가는 '신의 죽음'을 니체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기준으로 삼는다. 즉,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19세기 이후의 세계는 신이 없는 사회, 신의 존재가 무의미한 사회를 어떻게 살아왔을까 살펴본다. 니체가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발표한 이후, 그가 제시한 '초인'의 개념은 서양에서 수천 년 이어져 온 '신', '하나님'의 개념을 대체할만한 놀라운 개념이었다. 과거 종교가 지배하던 사회와 달리, 자본주의 체제가.. 2022. 11. 28.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한국에서 자본주의의 맹아는 조선 영조, 정조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자본주의와는 다르게 '민주주의'는 외부에서 이식된 시기가 명백하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은 일본의 패전으로 끝났고,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해방되면서 한국(남한)을 점령한 미군에 의해 서양의 민주주의 형식이 도입되었다.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 100년' 시리즈의 2편으로, 한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되고,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 우리(한국인)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였으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여러 분야의 활동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이 책은 아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민주주의의 핵심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민주주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 2022. 11. 28.
2030 축의 전환 2030 축의 전환 불과 10년 사이에 일어날 변화를 예측한 책이다. 저자 마우로 기예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이 앞으로 10년 사이에 벌어지는 극적인 변화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되는 나라라고 말한다. 우리로서는 기분 좋은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문화 컨텐츠 - K팝, 영화, 드라마 - 로 인지도가 높은 나라이며, 삼성 스마트폰, 엘지의 백색 가전으로도 세계 최고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더 신경 써야 할 것을 말했는데, 1) 노년층의 시간제 일자리 확보를 위한 정책 개발, 2) 여성의 창의력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 3) 세계화, 국제 무역, 이민을 받아들이는 정책 등 세 가지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행한다면, 한국의 입지는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모두 8.. 2022. 11. 28.
낭비와 욕망 낭비와 욕망 대도시에 가끔 나갈 일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물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온갖 물질이 이제는 필요 이상을 넘어서 사람의 삶을 내리누르는 거대한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는 '과잉'을 주제로 글을 쓰다가 이 책을 발견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 책이 지은이는 '쓰레기'를 중심으로 사회를 읽었다면, 나는 '물질의 과잉'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생각했다. '물질의 과잉'은 필연으로 '쓰레기'를 발생한다. 즉 '과잉 생산'과 '쓰레기'는 분리할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양면이며, 지금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잉여'의 생산물은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고, 곡물을 재배하면서 정착 생활을 하고, 가축을 기르며 .. 2022. 11. 23.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노암 촘스키 교수는 말할 것도 없이, 미국 최고의 지성이며,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이자, 자본주의 체제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지난번 '하류지향'을 읽고 나서, 책장에서 눈에 띤 책이 이 책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이다. 이 책은 따로 독후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책에 있는 문장을 인용하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본질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 (자본주의에서) 학교는 진리를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선동적 주장을 학생들 머릿속에 주입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가 문자 그대로 민주적이라면, 민주주의의 상투적 선전문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킬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민주적으로 행동하고 처신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2022. 11. 23.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사 놓고도 책장에 꽂아 놓은 채 잊고 있다가, 최근에 '하류지향'을 시작으로 노암 촘스키의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에 이어 자연스럽게 이 책을 꺼내 들었다. 하워드 진 교수에 관해서는 다만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것과 그가 쓴 '미국민중사'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정도만 알 뿐,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니, 나의 무지는 부끄러워도 마땅한 천박한 수준이다. 그것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이었고, 왜 빨리 하워드 진의 저서를 읽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하워드 진은 그 자신이 노동계급의 부모를 두고, 그 역시도 노동자로 자란 사람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가 살던 뉴욕의 빈민가에서 가까이 지내던 .. 2022. 11. 23.
하류지향 하류지향 우치다 타츠루 교수가 쓴 '하류지향'은 일본의 10대, 20대의 교육과 노동 문제의 핵심을 짚은 책이다. '교육으로부터의 도피'와 '노동으로의 도피'가 서로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치다 교수는 일본 사회의 변화에서 근원을 찾는다. 1970년대와 1990년대를 비교하고, 이 시기에 일본에서 본질적으로 바뀐 부분이 바로 현재의 일본 젊은이의 교육과 노동관을 완전히 뒤바꾼 근거라고 주장한다. 즉, 집단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하던 80년대 이전의 사회에서 개인의 선택과 책임을 강조하는 80년대 이후의 사회 정책이 그 시기의 교육에 반영되면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갖던 자부심과 교육적 효과 등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전제는 있다. 그 이전부터 발달한 일본의 자본.. 2022. 11. 23.
베트남 전쟁 베트남 전쟁 마침내, 이 책을 구했다. 리영희 선생님의 저작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구한 책이다. 이제 리영희 선생님께서 쓰신 저작물은 거의 다 갖고 있고,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은 다 구했다. 이 책은 오래 전 절판된 책이라 헌책방에서도 찾기 어려운데, 가끔 나오는 헌책 값이 3만원 전후다. 나는 운 좋게도 그 반값에 구할 수 있었다. 다만, 한길사에서 나온 리영희 선생님의 저작 전집 12권 가운데 제12권만 가지고 있다. 저작 전집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1권 전환시대의 논리 2권 우상과 이성 3권 80년대 국제정세와 한반도 4권 분단을 넘어서 5권 역설의 변증 6권 역정 7권 自由人, 자유인 8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9권 스핑크스의 코 10권 반세기의 신화 11권 대화 12권 21세기 아침.. 2022. 11. 23.
제1권력 제1권력 책을 고르다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을 읽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헌책방에서 비교적 싸게 구입해서 기분이 좋았고, 사놓고 잊고 있다가 문득, 눈에 띄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매일 저녁마다 잠자기 전이나 화장실에 갈 때 몇 페이지씩 읽었고, 오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550페이지.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던 '진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는 자본가의 운영위원회에 불과하다'라고. 히로세 다카시는 마르크스의 이 명제를 증명했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런 내용의 책이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다는 것만 봐도 알 것이다. 아니, 이미 여러 종류의 책이 나왔겠지만, 널리..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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