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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소수의견

by 똥이아빠 201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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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수의견

잘 만든 영화. 별 네 개. 강력 추천.
영화를 보고 '잘 만들었다'고 말할 때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재미'다. 아무리 뜻이 좋은 영화라도 '영화로서의 재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실패한 영화가 된다.
여기서 '재미'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단어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며, 감정을 이입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영화'라고 하면 코미디 영화도 있고, 호러영화도 있는데, 재미만 있으면 모두 잘 만든 영화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영화의 형식적 분류도 있고, 내용적 분류도 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재미있다. 슬랩스틱 코미디라서 웃기기도 하고,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어서 슬픈 내용도 있고,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예술적 표현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들은 거의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의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매우 심각한 내용들이 많은데, 그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영화는 재미있다. 그 재미는 비록 영화지만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불법과 폭력을 휘두르는 지배권력의 야만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법정영화 가운데 매우 유명한 영화로 '12인의 분노한 사람들'이라는 영화가 있다. 12명의 배심원의 토론만을 보여주는 진짜 법정영화인데, 단지 좁은 방에서 이야기만 나누는 모습임에도 긴장감이 팽팽하고, 관객의 눈과 귀는 물론 감정까지도 끌어당기는 힘이 강력한 영화다.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정의' 즉 불의에 항거하는 힘을 지지하는 속성이 있다. 물론 불법과 불의를 저지르는 인간도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인류가 생존해 있는 까닭은 '정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 영화 역시 본격 법정 드라마로,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이미 일어났던 여러 종류의 비슷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경찰폭력과 검사의 사건조작이다.
사실 이 영화는 철거민의 아들이 경찰에게 맞아 죽고, 철거민이 경찰을 때려 죽인 살인 사건이다. 하지만 '살인'이라는 행위보다는, 살인 '사건'을 둘러싼 경찰과 검찰의 의도적 왜곡과 조작을 드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 영화에서 정부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다. 정부가 저지르는 불법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의 심각한 모순이 있는 것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 자본이 투입되는 재개발사업에 국가(정부)의 폭력집단(경찰)이 출동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 철거민을 상대로 하는 협상에 자본이 소위 '용역'이라는 깡패집단을 동원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 자본이 동원한 깡패집단을 보호하고, 그들과 함께 철거민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쌍용자동차 파업사건 때,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던 상황에서 보듯이, 경찰은 파업노동자를 몽둥이로 집단 폭행했다. 노동자의 파업은 노동법에서도 보장된 권리임에도, 한 기업의 파업에 국가(정부) 폭력이 직접 개인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벌어졌다.
용산 철거민 사태 때도, 철거민을 제압하기 위해 경찰이 컨테이너를 동원해 직접 폭력을 휘두르며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목숨을 잃었고, 철거민들이 범죄자가 되었다.

현대의 정치체제나 사회조직은 형식적으로 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소수 권력집단의 지배에 불과하고, 그것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존재했던 지배형식과 거의 다르지 않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가 위험한 것은, 개인의 영리, 이윤, 이익을 위해 국가(정부)를 장악 또는 결탁해서 국가체제를 사유화하고, 국가(정부)운영을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는 데 있다. 이것은 고대의 지배집단이 가졌던 최소한의 윤리보다 훨씬 더 타락하고 사악한 행위로, 대의민주주의 형식을 빌어 권력과 부를 독차지하려는 범죄집단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범죄집단의 첨단 집행자가 바로 경찰과 검찰이고,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대의를 따르지 않는다. 최소한의 중립 조차도 지키지 않으며, 영화에서처럼 가차없이 지배집단의 논리에 충실하다. 
그렇다면 정녕 희망은 없는 것인가. 방법은 분명히 있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시간을 예상하기 어렵다.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똑똑해지고, 자기의 권리를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범죄를 용인하지 않고, 가차없이 처벌해야 하며,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행동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역겨운 사회가 계속되는 것은, 그 사회 집단의 구성원들이 그만큼 멍청하고, 어리석고, 무지하며 비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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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 학벌 후지고, 경력도 후진 2년차 국선변호사 윤진원(윤계상).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만난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한다. 
변호인에게도 완벽하게 차단된 경찰 기록,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듯한 검찰, 유독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오는 신문기자 수경(김옥빈). 진원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선배인 이혼전문 변호사 대석(유해진)에게 사건을 함께 파헤칠 것을 제안한다. 

경찰 작전 중에 벌어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살인사건, 진압 중에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국가에게 잘못을 인정 받기 위해 진원과 대석은,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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