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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천군

by 똥이아빠 2017.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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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군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그때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나온 줄 몰랐다. 이제라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영화다. 우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지금으로 보면 최고의 배우들인데, 주연, 조연으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대스타 총출동이다. 스타도 스타지만 이야기가 재미있다. 자칫 어설픈 대체역사영화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을 코믹한 내용과 청년 이순신의 등장, 오랑캐와의 전투 등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상상했던 장면들-현대군이 조선시대로 가서 총으로 적들을 몰살시키는-을 영화로 구현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북한과 남한이 공동으로 개발한 핵탄두 '비격진천뢰'가 등장한다. 이 핵탄두를 실어 나를 ICBM이 이미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요즘 북한에서 ICBM을 개발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어서 이 영화가 좀 더 새롭다.
영화의 무대는 현대에서 1572년으로 이동한다. 시공간의 이동은 혜성의 등장으로 가능하다. 혜성이 지구에 최근접하면서 시공간이 뒤틀리고, 혜성의 자력에 이끌려 시공간 이동을 하는데, 그게 하필이면 1572년인데, 이는 나중에 과학적으로 설명이 된다. 즉, 현재 나타난 혜성이 바로 직전에 돌아왔던 시기가 433년을 주기로 움직이고 있어서, 1572년에 등장했던 혜성이 다시 태양계를 한바퀴 돌아 지구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때 28살의 이순신은 무과시험에서 낙방하고 가출해서 노숙자로 전전하는데, 남북한 군인들이 있었던 장소도 압록강 근처였고, 시공간을 이동한 곳도 역시 당시의 국경인 압록강 근처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남북한 군인들이 공동으로 오랑캐와 대치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한창 전투를 벌이는 한가운데 떨어진 군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면에 어안이 벙벙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오랑캐를 물리친다.

청년 이순신은 집을 나와 방황하고 있는데, 자신의 집안이 역적 집안으로 몰려서 벼슬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인생을 자포자기한 상태다. 국경지대에서 인삼을 밀매하던 이순신에게 무과 공부를 해서 과거시험을 보라고 권유하는 것은 남한의 군인들이다. 남한에서는 이순신이 영웅으로 그려지는데, 북한군은 이런 현상을 정권의 이익을 위해 이순신을 의도적으로 영웅화했다고 비판한다. 그러자 남한군인들은 북한의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는 사기를 치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미래에서 온 사람이 과거의 역사에 개입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터미네이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미래가 현재에 개입하려 하고, 현재가 다시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이런 대체역사는 '만약에'라는 가정에 충실한 흥미로운 소재로 작동한다. 이 영화에서는 조선시대의 하루가 현재시간으로는 불과 1분에 해당한다. 즉 5일 동안 벌어진 일이 현재에서는 불과 5분에 불과했던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다른 것은 다차원의 세계, 평행이론의 세계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다.

결국 현실로 돌아가야 할 남북한의 군인들은 조선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곳에 남기로 하는데, 이들이 오랑캐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고, 20년이 지난 뒤, 임진년 전쟁이 벌어지고, 명량해전에서 배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은 위대한 장군의 모습인 이순신과 바로 옆에 남북한 군인 둘이 호위하고 있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런 상상력은 유쾌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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