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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희생부활자

by 똥이아빠 2017.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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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

황당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끌고 가려다 보니 여기저기서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희생부활자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국가정보원과 경찰 일부인데, 국가정보원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발생하는 희생부활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영화의 시작에서는 국가정보원이 들이닥치고 뭔가 대단한 일이 발생할 것처럼 분위기를 키우더니 중반 이후에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주인공이자 검사인 진홍의 보조 역할 정도로 미미한 존재가 되고 만다. 그나마도 후반에 들어서면 국정원과 경찰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희생부활자가 생기는 이유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데, 그렇다면 왜 그들 가운데서 극히 일부만이 살아서 돌아오는지, 그것도 이미 화장을 한 시체를 어떻게 복원해서 물리적 육체를 가지고 돌아오는지, 영화는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영화가 아무리 '그럴 듯한 이야기'라고는 해도 이야기의 맥락에 논리적 모순이 생기면 안 된다. 그리고 엉뚱하더라도 과학적인 추론과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그런 기본적인 과학적 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즉, 디테일이 부족하고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가져가려면 세부적인 부분을 풍성하게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영화든 소설이든 모든 창작은 같은 원리다.
앞부분을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는 바람에 이 영화는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스테레오 타입이다. 특히 주인공 김래원은 표정이 거의 없어서 처음과 마지막이 같은 표정일 정도로 무표정한데, 배우로서는 매우 치명적인 결함으로 보인다. 김해숙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도 연기는 인상적이지 않다. 배우의 연기는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으로도 빛나지만 감독의 연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좋은 감독은 배우의 재능을 끌어내 원하는 연기를 카메라에 담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그저 적당히 연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늘 하는 말이지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가 완벽하고 훌륭하다면 배우들의 연기로 시비를 걸 만큼 형편없지 않는 한, 영화는 훌륭할텐데,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다른 모든 요소들에 앞서 영화 자체에 시비를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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