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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19 [영화] 펜스
[영화] 펜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60년대 초반 흑인 빈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트로이는 마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아 아내 로즈에게 건넨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음악을 하고,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미식축구를 하고 있다. 가난하긴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해서 큰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가족이다. 트로이는 가장으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고, 언제부턴가 아내 모르게 바람을 피운다. 그것이 트로이에게 유일한 해방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지만 대사는 매우 많다. 트로이는 거의 쉬지 않고 말하는데, 흑인 특유의 수다와 과장 섞인 몸짓이 재미있다. 트로이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다 14살에 집을 나와 혼자 살아왔다. 그는 지역에서 야구선수로도 활동했지만 나이가 많아 1군에서 뛰지 못하고, 그 뒤로는 줄곧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두 아들이 훌륭하게 자라고, 자기 앞길을 찾아가길 바라지만, 큰아들이 음악을 하는 것도, 둘째 아들이 운동선수가 되는 것도 트로이에게는 마땅치 않다. 그저 기술을 배워서 주급을 받으며 소박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그가 경험했던 고생을 아들들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아들들은 생각이 다르다.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고, 엄마인 로즈도 아들들을 응원한다. 트로이의 주장도, 아들들의 주장도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트로이는 이제 구식이고, 늙은이다. 적어도 뭔가를 하고자 열정을 갖고 움직이는 아들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트로이는 다른 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 여자가 임신을 하고, 결국 트로이는 아내 로즈에게 자백한다. 로즈는 배신감에 치를 떨지만, 그 여자가 낳은 딸을 데려와 친딸처럼 키운다. 영화에서 현명한 사람은 역시 여성인 로즈다. 트로이는 어리석고 무책임하다. 그는 결국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가족은 장례식에 모두 모인다. 
이 영화는 가난한 흑인 가족의 이야기지만, 미국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흑인은 백인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사회 진출의 벽도 높다. 관객은 영화에서 말하지 않는 어두운 면을 읽어야 한다. 로즈는 흑인이고 여성이어서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인물이다. 트로이의 태도를 보면 자식에게 말하는 것과 자신의 행동은 일치하지 않고, 이중적이다. 말과 행동이 달라서 스스로도 내적 갈등을 겪는데, 결국 그의 친구 조언에 따라 아내 로즈에게 고백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후회하거나 반성하지는 않는다. 
트로이는 늙다리 꼰대로 살다 죽지만, 그가 가진 보수적인 태도 가운데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은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건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지만, 특히 흑인의 경우는 백인보다 더 열심히 살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들들을 강하게 키우려 했던 것이다.    



Posted by 똥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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