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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13

콘크리트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묵직한 블랙코미디.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영화는 기대보다 훨씬 훌륭했다. 좋은 영화는 극장에 불이 들어오고, 영화관 문을 나서면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한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할 여지가 많고, 함께 보러 간 사람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거나, 글을 쓸 이야기가 풍성하다.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좋은 영화다. 이미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도 신선한 소재와 액션, 복고의 재해석, 좋은 시나리오로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염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나리오, 다층적 해석이 필요한 깊이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올해 개봉하는 한국 영화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아직 보기 전이지만, '비공식작전', '보호자'도 평균.. 2023. 8. 14.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세번 봤다. 처음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감독판으로 한번, 어제 다시 넷플릭스에서 한번. 지금 다시 보니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영화는 환타지고, 현실은 시궁창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영화의 결말이지만,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가 되었다. 언론, 자본, 권력의 삼위일체가 어떻게 기득권을 유지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가를 보여주는데, 예전에는 이런 상황이 '환타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언론 권력을 가진 자가 깡패에게 상납받고, 언론 권력이 정치 권력을 만들고, 자본 권력은 돈으로 정치 권력을 후원하면서 자본의 이익을 최대로 만드는 법안을 만들도록 한다. 이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이며, 서로 '더럽.. 2022. 4. 10.
남산의 부장들-치졸한 권력자의 종말 남산의 부장들-치졸한 권력자의 종말 박정희를 암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중심으로 긴박했던 1979년 10월 26일까지의 약 40일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건은 이미 널리 알려졌고, 한국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므로 지금도 가끔 이 사건은 언급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으로 이 사건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영화로 만나는 역사의 순간은 살아 있는 인물의 개성과 물성,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갈등을 감정적으로 느끼는데 의미가 있다. 영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은 분명 다르지만, 이들이 속한 집단-군사독재 권력-의 속성을 이루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큰틀에서는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이 개연성 있다고 본다. 박정희 암살 사건의 단초가 되는 사건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김형규 이전의 중앙정보부.. 2020. 1. 26.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가족영화라고는 해도 40대 이상의 나이든 사람들이 더 좋아할 영화. 나이들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남성은 여성처럼, 여성은 남성처럼 조금씩 변해간다. 나이 든 남자가 눈물을 자주 흘리는 건 감정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온 조하는 웰터급 동양챔피언이 될 정도로 실력도 있고 열심히 살아 왔지만 나이 들고, 선수 생명도 끝나 지금은 전단지를 돌리며 만화방에서 잠을 자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으며 살아간다. 그의 삶은 고단하다. 기댈 곳 없는 나날들, 부평초같은 떠돌이의 삶. 그의 마음에는 원망과 고통만이 가득하다. 그래도 그는 양아치가 되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캐나다로 떠나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그런 조하가 .. 2018. 2. 3.
[영화] 남한산성 [영화] 남한산성 이미 정묘호란을 겪어 청나라가 위협적인 존재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조선의 지배권력은 내부 권력투쟁과 무능함으로 국방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정묘호란 전에도 불과 30년 전에 있었던 임진년 전쟁에서도 온 나라가 불타고, 초토화된 것을 보면서도 국방을 튼튼히 하지 않았던 지배권력이었으니 자신들의 경험에서도 배우는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묘호란 이후 불과 10년만에 다시 병자호란을 겪게 되고, 조선의 왕 인조와 권력을 가진 양반들은 백성들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들만 살겠다고 궁궐을 빠져나와 남한산성으로 도주하게 된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이승만이 라디오로 녹음을 해 놓고 가장 먼저 부산으로 도망친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백성들은 자신들을 착취하는 양반 지배권력이.. 2017. 10. 5.
[영화] 싱글라이더 [영화] 싱글라이더 영화의 배경에 깔리는 잔잔하고 슬픔을 머금은 듯한 음악이 인상 깊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강재훈(이병헌)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족을 호주로 보내고 자신은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강재훈은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성공한 인물이고, 경제적으로도 상류층에 속한다. 그런 그가 회사의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책임을 지고 사직한 다음, 호주에 있는 가족을 찾아 무작정 날아간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이 살고 있는 집과 주변을 배회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시나리오가 상당히 심심해서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기 어려운 내용인데, 감독은 시종 과장하기 않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강재훈을 바라보고, 강재훈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심경을 천천히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만든 이주영 감독은.. 2017. 3. 14.
[영화] 마스터 [영화] 마스터 런닝 타임이 무려 2시간 30분 가까이 되는 대작이다. 주연배우들만 봐도 대작이라는 느낌이다. 최근 한국영화는 한국 사회의 비리와 범죄를 파헤치는 사회 고발 영화를 많이 제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들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도 실제 한국에서 벌어졌던 역대 최대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다단계 범죄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나왔던 여러 영화들-신세계, 베를린, 내부자들 등등-에 비해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장점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의 개성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영화의 내용으로만 보면 이 영화의 결말은 약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결말에서 약간 울컥했다. 그것은 우.. 2017. 1. 5.
<영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감독판. 3시간짜리 영화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처음 개봉한 영화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고,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다. 이미 먼저 개봉한 일반판을 본 상태여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치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정치권력, 재벌의 돈, 언론의 여론몰이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뭉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한국의 사회현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영화가 '픽션'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물론 한국에는 이렇게 정의로운 검사가 없다는 점에서 '픽션'이고 '환타지'이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이 맞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진짜 범죄자들이 누구인가를 알게 하는데.. 2016. 2. 10.
<영화> 내부자들 내부자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부패 커넥션을 그리고 있지만 당연히 환타지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사하라 사막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하다는 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아주 가끔, 부패 커넥션의 일부가 드러나긴 한다. 예전에 삼성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경우, 가징 기본적인 법이 지켜지기만 했어도 한국은 훨씬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을 것이지만, 당연히 그 심각한 사건들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우리는 언론을 통해 '가진 자'들이 벌리는 온갖 추잡한 작태의 단면을 본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 관계나 이해관계 속에서 삐져나오는 경우일테고, 괜찮은 언론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정상적인 정부라면, 기업 또는 기업을 운영.. 2015. 11. 29.
<영화> 협녀, 칼의 기억 협녀, 칼의 기억 훌륭한 배우를 써서 영화를 망치는 경우. 별 두 개.한국의 무협영화는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중국(홍콩)에서 만든 무협영화는 한국에서 꽤 많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 만든 무협영화는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왜 그럴까.영화 형식에서 '무협'과 '역사물'은 확연히 다르다. 크게 보면 무협영화도 역사물의 하위 분류인 것은 분명하지만, 역사 속에서 명멸하는 인간의 삶을 다루기 보다는, '무'와 '협'의 세계를 훨씬 깊고 다양하게 다루기 때문이다.그들의 삶은 '무협'에 가깝다. 서극의 영화는 '무협'이다. 이소룡, 이연결, 성룡의 영화들은 대개 무협에 가까운 영화들이다. 무협영화의 인물은 또한 거의 영웅의 서사를 갖는다. 중국의 무협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이 특징인데, .. 2015. 9. 7.
<영화> RED 2 RED 2 RED 1편이 CIA 내부의 문제였다면, 이 영화의 스케일은 세계-주로 유럽-을 넘나든다. 즉 소박했던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졌다. 1편에 이어 다시 만나는 노장들은 다시 한 번 그들의 실력을 발휘하는데,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병헌'이다.CIA 최정예요원이었던 프랭크조차도 두려워 하는 인물인 '한조배', 그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요원이었지만 프랭크에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온 이후부터 프랭크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다. 이병헌의 헐리우드 세 번재 진출작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이병헌의 위치는 '주연급'이다. 주인공이 여러 명이어서 화려한 헐리우드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병헌의 존재는 서양의 관객들에게 낯설다. 그럼에도 이병헌이 '주연급'으로.. 2015. 7. 22.
<영화> G.I. Joe: Retaliation G.I. Joe: Retaliation 이병헌의 헐리우드 진출 작품이어서 기대가 됐던 영화. 브루스 윌리스와 드웨인 존슨이 나오니 출연진은 일류급이다. 액션 영화로는 나쁘지 않다. 감독이 중국사람이어선지 중국무협을 헐리우드의 액션에 도입한 장면들이 꽤 많다. 하지만, 최신식 무기들이 난무하는데 고작 칼이라니, 그것도 일본 닌자들이 등장하는...무기의 부조화로 영화는 개연성을 잃었다. 1편을 아직 못봐서 2편과 비교할 수는 없는데, 이병헌이 나오지 않았다면 일부러 찾아볼 영화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별 두 개.-----------------------세계 최고의 특수 군단 ‘지.아이.조’. 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코브라 군단의 음모로 인해 군단의 존재까지 위협받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하게 되고, 유일하게.. 2015. 7. 15.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VCD]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 김지운 감독, 송강호 외 출연/대경DVD 1930년대,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의 축소판 제국 열차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격동기를 살아가는 조선의 풍운아, 세 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맞닥뜨린다.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태구가 열차를 털다 발견한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대륙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친다. 정체 불명의 지도 한 장을 둘러 싼 엇갈리는 추측 속에 일본군, 마적단까지 이들의 레이스에 가담하게 되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대 혼전 속.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 201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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