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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외국여행을 하다

2014 미국 여행기 05 – 미국의 건물/건축/주택

by 똥이아빠 20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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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미국 여행기 05 미국의 건물/건축/주택

건물/건축/주택

미국은 생각보다 높은 빌딩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대도시를 제외한 도시 외곽에는 5층 이상 되는 빌딩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은 땅이 넓어서인지 도시의 집중화보다는 넓은 면적에 주거지가 펼쳐진 형태로 도시와 마을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녀 본 대도시-뉴욕, 보스턴, 콜럼부스, 클리브랜드, 시카고 등-의 특징은 도시 중심부에는 높은 빌딩이 자리 잡고, 도시 외곽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방사선으로 넓게 주거 지역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빌딩 밀집 지역의 대표는 역시 뉴욕 맨해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5년 전에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서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 전경을 보았습니다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높은 106층까지 올라가서 뉴욕 전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다 본 뉴욕 맨해튼 시가의 마천루

 

인간이 이룩한 도시의 경관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분명 인간의 의지로 구축한 인공물이긴 하지만, 자연 속에서 날카로운 선과 각을 지닌 물체가 하늘로 솟아 있는 것을 보면, 자연과는 또 다른 인공의 아름다움이랄까, 인간이 만든 피조물의 웅장함이랄까, 기술력에 대한 감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빌딩의 숲은 대도시의 극히 일부분일 뿐,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거의 대부분 낮은 건물들만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은 낮아도 규모는 큰 경우가 많은데, 높게 세우는 것보다, 넓게 만드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경제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대형 쇼핑몰-월마트, 홈디포, 지역마다 있는 쇼핑몰 등-을 보면 단층 건물에 넓이는 매우 넓습니다. 그 넓은 곳을 돌아다니느라 길을 잃기도 할 정도니 미국 건물의 넓이는 다른 어떤 나라의 건물들보다 월등히 넓은 것은 분명합니다.

 

<사진> 전형적인 미국 주택의 모습

 

미국의 주택은 크게 두 가지 재료로 이루어졌는데, 목조 주택과 벽돌 주택이 그것입니다. 목조 주택은 현재 한국에서도 단독 주택을 지을 때 많이 쓰고 있습니다. 보통 2*4(투 바이 포) 공법이라고 해서 두께 2인치, 넓이 4인치의 목재로 주택의 골격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나무로 집을 짓게 되면 몰탈(시멘트)을 쓰지 않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짧고, 건축 비용도 적게 들어갑니다. 또한 집을 수리하거나 리모델링하기에도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사진> 미국식 목조주택의 기본 프레임 구조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있어서, 허리케인과 같은 태풍이 불 때면 나무로 지은 집들이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하고, 산불이 났을 때도 나무로 지은 집들이 취약한 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집들, 특히 서민들이나 중산층이 사는 집은 거의 나무로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미국 동부 쪽 여행을 하면서 많은 집을 보았지만, 주거용으로 지은 집은 거의 80% 이상이 나무로 지은 집들이었습니다.

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일수록 나무로 지은 집들 가운데는 낡은 집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도시(우리가 다녀 본 도시)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었는데요, 미국이 국방비에는 많은 예산을 배정하면서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생활 환경 개선에는 신경을 적게 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일류 대학이라는 하버드 대학 근처의 주택가들도 많이 낡고 크기도 작았습니다. 시카고 대학 근처의 주택가들도 마찬가지구요. 대도시가 아닌, 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의 주택가들 가운데 중산층이 사는 여유 있는 지역은 건물들이 깨끗하고 넓은 반면, 서민들이 사는 지역은 집이 허름합니다. 미국이라고 모두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미국이 특히 심하다고 하니, 주거 형태에서도 그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래 된 주택을 잘 관리하는 모습 또한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겉은 그대로 두고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깨끗하게 쓰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건물의 역사를 존중하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목조 주택 다음으로 벽돌로 지은 건물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벽돌 건물은 100% 붉은 벽돌이었습니다. 잘 지은 붉은 벽돌 건물은 참 보기 좋아서, 이번 여행으로 붉은 벽돌 건물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습니다.

벽돌 건물로 지은 주택도 있지만, 주택보다는 사무실 건물이나 상가 건물 등에 벽돌을 많이 사용한 듯 합니다. 높게 짓는 것보다는 넓게 짓는 것을 선호하다보니, 건축 재료로 콘크리트를 굳이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 같더군요.

가장 부러웠던 것은, 도시의 상가나 공공 건물, 쇼핑몰 등 대형 건물의 건축 재료로 쓰인 창호(창문, )와 각종 마감재들이었습니다.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건물을 지을 때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지었는지, 얼마나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축에 관심이 많다보니 건물이나 건축 재료에 대해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미국의 도시에서 보는 건물들은 마감이 훌륭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수입 자동차와 국산 자동차의 마감에 차이를 느끼는 것처럼, 미국의 건물들은 마감재가 분명 우리나라에서 쓰는 것보다는 좋아 보였습니다.

빌딩의 경우, 디자인도 천편일률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으로 개성을 살리고 있으며, 건축의 조형미를 드러내고 있어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나라도 건축 재료가 고급화되는 추세지만, 아무래도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본 건물은 화려하거나 번쩍거리지 않는, 오히려 조금은 빛바랜 듯한 느낌이지만, 소재의 재질은 상당히 고급했습니다. 말이나 글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모던한 디자인과 그에 어울리는 재질을 사용하고 있어 건물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학 건물의 경우, 오래 된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보기 좋았습니다. 오래된 건물에는 담쟁이덩굴이 자라 벽을 덮고 있고, 중세 건축 양식이어서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시간과 역사를 담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새로 지은 건물은 모던함을 추구하고 있어 단순한 직선의 간결함과 순수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론토 대학과 시카고 대학의 도서관 건물을 보면서, 그 건물의 멋진 모습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사진> 토론토 대학 도서관

 

뒤에서도 건물 이야기는 계속 나오겠지만, 그 나라의 건축 양식은 그 사회의 수준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마천루가 솟아오르던 시기는 미국의 경제가 거침없이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부와 권력을 뽐내기 위한 상징으로 초고층 건물이 무수히 지어졌던 것입니다.

그 시기를 지나고, 사회 시스템이 안정되어 내실을 기하게 되자 건축물도 높이보다는 디자인과 품질을 더 생각하게 됩니다. 당연히 건물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조형미와 쓰임새를 조화롭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건축 재료의 디자인과 품질도 좋아지면서, 특히 공공건물에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시설물이 우선 갖춰지게 됩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족 가운데 한 분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셨는데, 우리는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건물 입구의 문을 열 때도 휠체어를 탄 사람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도록 되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런 곳이 아니어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계단이 없는 길과 턱이 없는 문이 100% 있었고, 휠체어가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엘리베이터 시설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에서 느낀 것만큼은 아닙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할 때, 그것은 단지 경제적인 이유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얼마나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의 인식이 실제로 그러한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건축물에서 보여주는 장애인 배려와 사용자 편의성, 질 좋은 건축 재료의 사용과 미학적 조형성의 완성 등은 충분히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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