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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양평여행을 하다

2013년 겨울 두물머리

by 똥이아빠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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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4 겨울 두물머리

 

양수리 두물머리. 오랜만에 잠깐 짬이 나서 들렀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몹시 추웠다. 하늘은 흐렸고,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 살갗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추위에도 몇몇 사람들이 두물머리를 찾았다.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람, 연인인 듯한 남녀, 그들도 추위 속에서 몸을 움츠리고 사진을 몇 장씩 찍고는 사라졌다.

앙상함으로 남아 있는 두물머리 느티나무도 봄이 되면 새푸른 잎을 틔우리라.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자주 못가게 되는 두물머리. 이번에 가봤더니, 입구부터 도로가 넓찍하게 났고, 두물머리도 완전히 달라졌다. 강 주변에 있던 무허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두물머리 일대를 넓게 조성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모여도 괜찮을 정도로 넓게 바뀌었다.

새로 심은 나무들도 있고, 산책도로 생겼고, 사진을 찍는 장소도 만들어 두었다. 이렇게 많이 바뀌고 변해도 흘러가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은 변하지 않으리라. 수 백년, 수 천년을 흘러 온 강줄기가 있는 한, 인간의 삶은 언제나 유한한 것.

잠깐 구름을 뚫고 나온 지는 햇살이 차가운 날씨 속에서 쓸쓸함을 더 한다.

 

이번에 두물머리에 갔을 때 새로 발견한 느티나무. 예전부터 있었던 나무인지, 아니면 이번에 공사하면서 새로 심은 나무인지 잘 모르겠다.

어떻든, 북한강 쪽으로 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이 나무를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다. 왼쪽의 프레임은 저 느티나무쪽에서 두물머리의 큰 느티나무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놓은 포토프레임이다.

모두들 사진을 찍길래 나도 한 번 내 마음대로 찍어봤다. 사진을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느티나무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잎이 있을 때도, 잎이 없을 때도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느티나무나 배롱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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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전이니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두물머리 일대는 꾸준히 변화하는데, 양평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두물머리와 용문사로 알려졌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면 고즈넉한 풍경은 사라지고, 돈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갑자기 카페가 여러 개 나타났고, 주차할 곳이 부족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늘 어려움을 겪는다.

두물머리에서 양수리 시내까지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은 서울의 출근 시간보다 더 막히는 상황이다.

두물머리 풍경은 변함없이 아름답지만, 최근에는 세미원을 연결하는 배다리가 썩어서 무너졌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하는 건 진리다. 

한겨울, 쓸쓸한 두물머리에는 사람도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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