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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역사를 읽다

사피엔스

by 똥이아빠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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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원시인류는 서로 사랑하고 놀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을 위해 경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 개코원숭이, 코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류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 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 사피엔스, 유발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 중에서
여기저기서 '유발하라리'라는 사람이 쓴 '사피엔스'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이 없다가, 전자책으로 있어서 훑어봤는데, 위의 문장이 책 앞부분에 나왔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마간산으로 훑어봤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훌륭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수준도 그렇고, 이런 책을 쓰면서 마치 '학자연'하는 필자도 그렇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
유발하라리가 쓴 이 책은 이미 '빅 히스토리'라는 장르로 수많은 학자들이 우주의 탄생부터 가장 최신의 정보인 뇌과학까지 한 줄로 꿰뚫어 쓴 책들이 부지기수다.
빅 히스토리에 비하면 이 책(사피엔스)은 수준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지고, 내용도 형편없이 빈약하다. 게다가 저 위에 쓴 문장은 읽자마자 욕이 튀어나왔다.
'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류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 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번역을 올바로 했다고 가정한다면, 유발하라리는 대체 이런 문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한 건가? 자기가 멍청하다는 걸 고백하는 건가? 아니 200만년 전 유인원이 무슨 상상을 한다는 건지, 인류 진화의 기본 과정은 알고나 있는 건가?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친다고 마치 인류 역사 전체를 다 아는 것처럼 떠드는 이런 좃밥같은 자들을 지식인이랍시고 떠받드는 행태가 역겹다.
짜증이 확 나서 썼지만, 이런 책을 읽고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다는 건 인정한다. 수준은 떨어져도 이 책의 의도는 '빅 히스토리'의 관점을 지향하고 있어서, 지식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이런 책은 돈 주고 살 이유가 없는 책이고, 읽어서 도움도 안 되는 책이다. '빅 히스토리'와 관련한 책이라면 이 책(사피엔스)보다 훨씬 뛰어난 책을 여러 권 추천할 수 있다.
이 책(사피엔스)을 쓴 유발하라리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제레미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총, 균, 쇠'가 한국에서도 꽤 많이 팔린 건 알지만, 그 책도 매우 뛰어난 책이라고 볼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책(사피엔스)은 빅 히스토리 책으로는 결함이 많다. 우선 저자가 과학을 모르고, 과학 분야-우주의 탄생, 태양계, 지구의 탄생에 이르는 우주, 천문학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다. 게다가 인류의 진화 과정과 인류의 의식, 감정, 심리, 뇌의 작용 같은 가장 최첨단의 정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책을 '빅 히스토리'라고 말하는 건 진짜 빅 히스토리를 다루는 학자를 능멸하고 모욕하는 행위다. (아, 다시 짜증이 밀려온다)
하여간, 유발하라리 따위가 빅 히스토리 운운하는 걸 보니, 이 분야도 온갖 사기꾼이 등장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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