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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역사를 읽다

플라워 문

by 똥이아빠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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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문
 
올해 개봉할 영화 가운데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 있는데,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고 해서 온라인 서점에서 확인했더니 '플라워 문'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2018년 출간했다. 당장 주문해서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첫 장부터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다큐멘터리다. 192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오세이지 인디언 연쇄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연방수사국(FBI)이 공식 설립되었다. 이보다 앞서 1906년, 업튼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이 발표되고, 시카고 도축장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정부는 '미국식품의약국(FDA)'를 설립하게 된다. 같은 해에 잭 런던의 '강철군화'가 발표되었는데, 이 소설들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미국에서 노동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미국 사회주의자의 활동이 눈부시게 일어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사회주의 운동이 한때 큰 흐름인 시기가 있었다. 1905년, 미국 시카고에서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을 설립한 노동자들은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을 결합해 미국 자본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이 책(플라워 문)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지만, 당시 미국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 자본가들이 각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자본이 미국을 장악하는가 이해하는 건 이 책의 시대 배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그랜'은 100년 전 발생했던 오세이지 인디언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이 사건은 FBI가 공식 설립하기 직전인 1921년에 발생해서 1926년에 종결한 사건으로, 범인을 잡아 감옥에 보낸, 완결 사건이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의 자료를 샅샅이 뒤지면서, 당시 연방수사요원들이 밝히지 못했거나, 미쳐 확인하지 못한 정보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낸다. 
 
이 책의 핵심은 아메리카 원주민 이주 역사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석유 개발, 그리고 원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원주민의 재산을 훔치려는 백인의 범죄다. 우리가 아는 미국의 역사는 영국에서 이주한 적은 숫자의 이주민이 미국 동부에서 시작해 점차 대륙을 가로 질러 지금의 캘리포니아주까지 백인 사회를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그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는 수 많은 원주민 부족이 살고 있었고, 우리가 아는 미국의 '서부 개척'은 '원주민 학살'로 바꿔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들어오는 백인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대륙 철도 노동자로 중국인들이 유입되었으며,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들어왔던 흑인들이 두번째 많은 인종으로 자리 잡았으며, 오래 전부터 이 대륙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은 90% 이상 학살되어 소수만 살아남았다.
 
19세기에도 아메리카 원주민은 백인에 의해 공공연하게 학살 당하고, 인간으로 인식되지 않았으며, 흑인 노예보다 더 비참한 상태로 전락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자료는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이 되는 오세이지 원주민 연쇄 살해 사건은 '미국민중사'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 사건이 발발한 1921년부터 1926년까지는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고, 1차 세계전쟁 이후 미국은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던 시기였다. 여기에 미국 남부에서 원유가 발견되고, 미국의 주류(백인) 사회에서 자본가들이 비 온 뒤의 죽순처럼 솟아나기 시작했다. 철도, 원유, 무기, 금융 분야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고, 이전 시대와 비교할 수 없는 자본가들이 등장했다.
 
오세이지 원주민 연쇄 살해 사건은 미국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사건이었는데, 그건 오세이지 원주민들이 다른 원주민 부족과는 달리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공통의 특징이 있다. 오세이지 원주민도 그들이 살던 땅에서 쫓겨나 황무지를 매입해 정착했는데, 기적처럼 그 황무지에서 원유가 매장되었음을 확인했다.
오세이지 원주민과 주정부, 연방정부는 오세이지 부족의 정착지에서 발견된 원유를 채굴하는 권리를 두고 오세이지 원주민에게 이익의 일부를 분배하는 계약을 맺는다. 이 계약으로 원주민은 계약에 따라 부자가 되는 사람이 늘어났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원주민이 원유회사로부터 받은 이익금을 자유롭게 쓰도록 놔두지 않았다.
주정부는 오세이지 원주민이 받은 돈을 신탁으로 두고, 후견인 제도를 두어 원주민이 돈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후견인은 모두 백인이었으며, 지역에서 믿을 수 있는 백인들이 선정되었다. 오세이지 원주민이 사는 곳에도 백인들이 많이 거주했는데, 이들은 목장에서 일하려고 찾아온 사람이거나, 원유가 발견되었을 때는 시추와 채굴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백인은 오세이지 원주민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기도 했는데, 이렇게 원주민과 백인이 자연스럽게 한 사회로 섞이고, 친인척이 되면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인종 문제가 없는, 원만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공동체는 불안과 의심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오세이지 사건에서 원주민만 살해된 건 아니다. 원주민이 가장 많이 죽었지만, 백인도 꽤 여러 명 살해당한다. 중간에 본격 이 사건에 뛰어든 연방수사국 요원 톰 화이트는 그때까지 확인한 피살자의 숫자가 24명이고, 이들의 죽음에 공통의 특징이 보이지 않아 살인범이 여러 명이라고 추론했다. 살해당한 원주민은 총에 맞거나 독극물에 중독되어 죽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나중에 더 찾아낸 자료를 보면, 최소 2백여 명에서 6백여 명의 원주민이 살해당했다.
원주민을 살해한 사람은 백인 배우자(남자, 여자 모두), 원주민 후견인(전부 백인)이었다. 살해당한 사람들은 경찰 수사를 받지 못하고 평범한 죽음으로 결론내리고 잊혀졌다.
원주민을 살해한 백인의 목적은 단 한 가지, 원주민이 가진 막대한 재산을 노렸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원주민을 살해하는 백인은 원주민과 가까운 사이이며 심지어 가족도 있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며, 원주민과 인척 관계에 있거나 후견인 관계인 사람들이 범인이었다.
지역의 백인들,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백인은 주정부는 물론 연방정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이들은 원주민의 삶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원유 채굴의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다는 특혜를 오세이지 원주민이 받을 수 있는 건 좋은 면이었지만, 이들이 백인이었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사안이 원주민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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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문

플라워 문 올해 개봉할 영화 가운데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 있는데,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고 해서 온라인 서점에서 확인했더니 '플라워 문'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2018년 출간했다. 당장 주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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