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진 하루!/2001년

2001년-군대 모임

by 똥이아빠 2011. 12. 15.
728x90


2001년 8월, 무더운 여름날, 양평에서 군대에 있을 때 인연을 맺었던 선임하사와 동기들이 모였다. 
1984년에 전역했으니 이때만 해도 벌써 17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반가웠다.
우리들 4월 군번은 다른 기수들과 다른 독특한 면이 있었다. 멀리까지 가자면, 우리 세대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다. 우리 나이대의 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결국, 군대에서도 우리는 '멘셰비키'가 되었고, 그 숫자만으로도 다른 기수를 압도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우리 부대에서, 우리 4월 군번은 중요한 보직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다. 인사, 의무, 군수, 취사 등 권력을 쥔 자리에 있었고, 우리들끼리 단합도 잘 되는 편이어서, 어느 정도 고참이 되었을 때는, 우리 군번들만의 회식을 할 정도였다.
물론 선임들과도 잘 지냈고, 후임들은 우리 군번의 위세에 눌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중사와 상사로 구성되는 선임하사들은 주로 인사계, 보급계 등이었는데, 이들도 우리 군번과는 특별히 친해져서, 이날 모임에도 함께 참석했다.
사회에서 보자면, 우리는 그야말로 '루저'에 속하고, 별 볼일 없는 나부랭이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도 군대에서는 잘 나갔고, 고통스럽지만 때로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서로 연락이 끊기고, 각자 살아가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무들이 많지만, 그들도 이 한 때의 즐거움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응형

'멋진 하루! > 200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안면도  (0) 2011.12.17
2001년-수덕여관  (0) 2011.12.16
2001년-수덕사  (0) 2011.12.16
2001년-현충사  (2) 2011.12.15
2001년-매형 생일  (0) 2011.12.15
2001년-큰처남 결혼식  (0) 2011.12.12
2001년-레프팅  (0) 2011.12.09
2001년-회사에서  (2) 2011.12.09
2001년-워크샵  (0) 2011.12.06
2001년-연세대  (0) 201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