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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2년

2002년-선운사

by 똥이아빠 201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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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봄. 동생, 친구 가족과 함께 2박3일 남도 여행을 떠나다.
고창 선운사. 동학혁명의 불길이 시작된 곳.
절집은 아름답고, 자연은 더더욱 아름답다.

고창 선운사를 다녀와서--2002-05-11일 12일

토요일에 출근을 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헉! 돌 날라온다) 전화가 왔습니다.
가영이 아빠가 전화해서,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더군요.
그러잖아도, 메신저로 똥이 엄마하고 오늘 오후에 뭐할까 의논하던 중이었는데,
'선운사'나 가자,고 하더군요. 
'선운사', 고창 선운사...동백꽃, 송창식, 말당(미당이라고 읽을 줄을 모릅니다.) 등으로
유명하지만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없는 미지의 바로 그 '선운사'를 가자는 겁니다.
주말에 옷정리도 해야하고-여적 겨울옷이 걸려있습니다-집안 정리며 학교 강의 진도며
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과감히 생략하고 그러자고 했습니다.
가영이네 가족, 수경이네 가족, 우리 가족까지 세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가기로 한 것입니다.
수경이 엄마가 직장에서 조금 늦게 퇴근한다고해서 우리는 퇴근하는대로 똥이 엄마
등산화하고 가벼운 등산복 바지 하나를 샀습니다.
-등산화 하나가 내 한 달 용돈이더군요. 쩝...(용돈을 한 10만원 받냐구요? 그보다는 많습니다.)
오후 5시에 가리대로 출발했는데, 차가 많이 막혀서 1시간도 더 걸렸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이스타나로 갈아타고 출발한 시간이 6시 40분 경이었고, 중간에 
김밥을 사느라고 좀 지체해서 7시쯤에야 고속도로를 탈 수 있었습니다.
길이 막히면 어떡하나 염려했는데, 막히지 않고 곧바로 선운사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쭉 타고 내려가서 흥덕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선운사 이정표를 보면서
달려가니 저녁 10시에 선운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식당들이 문을 닫고 있었고, 주위는 어둠 속에서 고요했습니다.
선운사 입구에 있는 풍천장어 집 가운데 [풍천만가]라는 집에서 장어구이로 식사를 했습니다.
다시 선운사 쪽으로 올라오면서 민박을 찾아봤는데, 빈 방이 없더군요. 
토요일이어서 사람들이 좀 많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밤 12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라
모두들 피곤해서 빨리 방을 얻기를 바랬습니다. 이곳 지리를 잘 몰라서 시간이 좀 더 
걸리기도 했구요.
결국 주차장 쪽으로 들어가서 상가단지가 있는 밀집지역에서 유스호스텔이며 여관을 
돌아다니다가 [동백호텔]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큰 방 하나에 7만을 주기로 하고 짐을 풀었습니다.
방은 넓었고, 그런대로 더럽지는 않았습니다. 모두 씻고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7시가 조금 넘어서 모두 일어나 씻고 1층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백반이었는데, 6천원짜리 음식으로는 퍽 잘 나오는 식사였습니다.
서울에 비하면 진수성찬이지요. 반찬 가짓수도 많았고, 전라도 음식이라 맛도 있고...
식사를 마치고 걸어서 선운사를 찾았습니다. 
선운사 입장료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찾아다닌 모든 곳들이 주차비며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운사의 백파율사비문이 완당 선생의 글씨라고 해서 구경을 했습니다.
많은 부도비가 있었습니다만, 사람들은 백파율사비에만 모이더군요.
선운사를 보고 도솔암까지 걸었습니다. 평탄하고 우거진 숲길 사이로 도솔천이 흐르고
새소리와 물소리가 어우러지는 길을 산책하듯 재미있게 걸어갔습니다.
똥이가 가끔 힘들다고 업어주고 안아주고 하면서 10리 길을 걸어갔습니다.
물 흐르는 계곡에서 잠시 쉬면서 노래자랑도 하고, 아이들은 물 속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동백꽃은 이미 다 져서 붉은 꽃봉오리가 땅에 떨어졌지만,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와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정말 좋았습니다.
도솔천에 도착해서 마애불도 보고 내방궁에도 올라가보고 하면서 잠시 쉬다가
다시 걸어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길 옆에 있는 매점에서 간단하게 음료수라도 마시고 내려가자고 했는데,
도토리묵 한 접시에 파전 한 접시를 먹다가 그만, 아예 점심으로 먹자고 해서
다시 파전 한 접시에 비빔밥을 시켜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먹고 내려와 변산반도 쪽으로 가는 길에 내소사에 들렀습니다.
내소사에 도착하기 전에 지석묘가 있어서 잠시 들러 보았는데,
가이드인 가영이 아빠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하더군요.
도에서 관광명소랍시고 집을 헐고 조경을 해서 넓기는 하지만, 
운치는 아주 없어졌다고 끌탕이었습니다.
내소사 입구 전나무 길이 참으로 보기좋고 아름답더군요.
미끈하고 쭉 뻗은 전나무들이 길 옆으로 늠름하고 씩씩하게 서 있었고
울울창창한 숲 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이 상쾌했습니다.
내소사의 소박하고 단아한 건물들을 보고나서 채석강으로 갔습니다.
바위층이 신기하게 첩첩으로 쌓여 있는 채석강에서 한 접시에 만원씩하는
회를 한 접시 시켜서 맛있게 먹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인터체인지를 바라보고 길을 달리다가 
부안에서 길 옆에 있는 한정식 집을 들어 갔습니다.
한정식 집앞에 돌장승이 서 있었는데, 가영이 아빠가 보더니 반색을 했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돌 장승이 여기에 서 있다는 겁니다.
다른 곳에 있던 돌장승을 이곳으로 옮겨와서 길가에 세워두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장승은 재미있게 잘 생기셨더군요.
한정식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모두들 기분이 좋았습니다.
올라오는 길이 많이 막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3시간만에 집에 도착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1박 2일의 여행을 정말 즐겁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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