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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집3

파문 - 장남수 파문 - 장남수 작가의 창작은 경험에 바탕한다. 픽션이라고 해서 '순수한 창작'일 거라는 짐작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호러, 공포,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스티븐 킹의 작품 대부분도 스티븐 킹의 경험이 조금씩은 들어 있고, 작품의 작가의 아주 작은 경험을 씨앗으로 자란다. 인간의 상상력은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아무리 새로운 상상을 하더라도 그 상상은 반드시 과거에 존재했던 경험에 근거한다는 뜻이다. 작가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와 함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며, 그 두 세계를 얼마나 절충, 타협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세계가 형성된다. 장르 소설이 작가의 상상을 더 많이 주입한 창작이라면, 현실을 더 강렬하게 반영한 소설이 .. 2023. 1. 4.
기린의 심장 기린의 심장 -이상욱 소설집(교유서가) 첫번째 작품 '어느 시인의 죽음'을 읽으면서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SF 작품을 쓰는 작가인가?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에게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는 이제 너무 뻔하고 식상한 이야기인데, 이걸 소재로 쓰는 작가라면, SF문학의 트랜드를 잘 모르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두번째 작품 '라하이나의 눈'을 읽으면서, SF와 자본주의의 모순을 잘 '동기화'했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가난한 노동자는 자본가, 부르주아의 욕망에 깔려-여기서는 살이 쪄-죽는다는 풍자다. 그러고 보니 첫번째 작품에서도 주인공 용천은 가난하고 평범한 학생이고, 그는 돈을 받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외계인의 제물이 된다. 그렇게 제물로 선택되는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고 평범한 .. 2022. 11. 29.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지난번 책모임에서 단편 한 두편을 읽고 나서, 요즘 며칠 잠자기 전에 침대에서 틈틈히 다 읽었다. 책모임에서 읽은 단편들을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는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은 대개 다 좋았지만, 읽으면서 울컥했던 작품은 '열'이었다. 작가의 삶을 대략 알고 있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이상'의 삶을 알고 있을 때와 모를 때를 비교하면, 그의 작품에 관한 이해의 폭이 매우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듯이, 외국 작가라 해도, 그의 삶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작품을 읽거나, 아니면 작품을 읽고 나서라도 작가의 삶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레이먼드 카버가 미국의 '프란츠 카프카'라거나, '안톤 체..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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