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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코리아

by 똥이아빠 201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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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 10점
문현성 감독, 하지원 외 출연/CJ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를 소재로 만든 영화에는 감동이 있다. '스포츠' 자체가 만들어 내는 승부의 드라마가 감동의 원천이기도 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운동선수의 노력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그동안 본 스포츠 영화들, '밀리언 달러 베이비', '국가대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쿨러닝', '인빅터스', '머니볼', '불의 전차', '신데렐라맨', '글러브', '레이징 불(성난황소)' 등 은 모두 진한 감동을 준다.
스포츠 영화 역시 결국은 '인간의 삶'을 그린 영화이므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은 같지만, '스포츠'라는 수단이 그런 삶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든다고 해야겠다.
같은 스포츠 영화라도, 한국에서 만드는 스포츠 영화는 조금 다르다. 특히 남과 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남과 북의 대립 상황을 그린 영화는 '웰컴 투 동막골'처럼 한 민족의 '대립' 그 자체만으로도 감정을 울리는 무엇인가가 있다.
하물며, 남과 북의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사건은 영화로 만들기에 충분한 소재가 아닌가.
이 영화의 오리지널을 텔레비전을 통해 생생하게 본 경험이 있었기에,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코리아'라는 단일팀을 만들자고 합의한 것만 해도 남과 북의 정치상황에서는 극적인 변화와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합의의 이면에 남북한의 권력자들의 이익이 숨어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남북한 선수가 한 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가 함께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것은, 남북한 민중 모두에게 큰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영화를 보다가, 영화와는 관계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통일'과 관련된 내용이니 전혀 관계 없다고는 할 수 없겠다. 
옛날에 텔레비전에서 주말 저녁에 해 주던 '형사 콜롬보'가 떠올랐고, 콜롬보가 늘 사건 현장에서 하는 말이 생각났다.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죽은 사람으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가 범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말을 그대로 우리의 정치 현실에 대입하면 이렇다.
"분단 상황에서, 통일이 되지 않고 있을 때, 이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은 누구인가? 그가 분단을 조장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우리-90% 이상이 평범한 서민-는 80년대까지 남북한 정권이 '대립'하고 있는 줄 알았다. 북한이 남한을 침략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고, 남한은 북한의 침략에 맞서 방어를 철저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줄로만 알았다.
이런 것들이 모두 거짓이고, 쇼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부터이다. 한나라당은 심지어 선거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북한에 연락해서 북한군이 남쪽을 향해 총을 쏘도록 부탁까지 하지 않았던가.(이른바 '총풍사건').

멀리보면, 박정희 정권과 김일성 정권도 남북화해와 교류 협력의 시대를 열자고 비밀리에 합의한 적이 있었다. 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이 그것인데, 이때는 통일이 머지 않은 듯 온 나라가 기뻐했었다. 나중에서야 남북한 정권이 서로를 이용해 '국민'을 우롱한 것임이 드러났지만.
그후 김대중 대통령도 2000년 '6.15 공동성명'을 발표해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의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켰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일은 불가능한 현실이며, 남북의 대결국면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통일'을 싫어하는 집단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실제 권력을 잡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권력을 가졌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남북한이 대결국면으로 유지될 리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한 자들이므로, 그들이 통일을 원할 리는 만무하다. 그들은 남북한의 대립 상황을 이용해 자신들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이나 개인을 마음대로 처단할 수 있었기에, 말로는 '통일'하자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세력임이 확실했다.
이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간 정부 역시 그들이 어느 정도 '통일'에 관한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해도, 그들은 '비주류'였으며 힘없는 '야당' 출신의 대통령이어서 통일을 밀고 나갈 힘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을 함께 묶어서 민간정부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정치 철학이나 성향이 매우 달랐으므로 동일한 '민간정부'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권 역시 말로는 '통일'을 떠벌리고 있지만, 그들이 정권을 잡은 이후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내용을 보면, 결코 '통일'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분단을 더욱 공고히 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북한을 고립시켜 전쟁을 일으키도록 극한으로 몰고가는 '대결국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반통일 세력'은 물론 남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 정권 역시 3대 세습이라는, 현대 역사에서 일어날 수 없는 코미디를 연출하며 분단 상황을 정권의 세습과 연장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어찌보면, 분단 상황을 연장하고 싶은 것은 남한보다 북한이 더 절실할 수도 있다. 그들은 이른바 '왕조 체제'를 구축하고, 권력을 세습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을 거부하고 분단 체제가 영구적이길 바랄 수도 있다.
북한의 세습에 대해서, '종북파'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그것(3대 세습)은 북한 인민들의 자발적 추대와 지도자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며, 북한의 특수한 환경이므로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자의 머리 속이 무척 궁금하다. 그들의 머리 속에 '뇌'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고, 권력에 대한 맹목적 복종은 그들이 '생각'을 가진 자들인지 궁금하다.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 가운데, 기득권을 가진 자들 외에도 '통일' 이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 때문에 실리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배우거나 배우지 못했거나, 당장 자기 눈앞에서 자기가 낸 세금이 '통일비용'으로 들어가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당장 세 끼만 먹으면 불만이 없는, 전형적인 '조삼모사'에 해당하는 원숭이들과 같다. 멀리 바라 볼 능력도 없으며,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소인배들에 다름 아니다.

가장 이상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인 남한에서 '자본가'들이 통일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경제적 논리'로만 봐도, 자본가들은 통일에 적극 찬성하고, 통일운동을 앞장서서 펼쳐야 하는 존재들이다.
자본가는 오로지 '이윤'을 위해 존재하는데,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시장'이 커져야 한다. 북한 시장은 2천만 명이나 되는 시장이고, 값싼 노동력이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물론 지금도 '개성공단'이라는 형태로 남북 합작 사업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주로 중소기업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운영하다 이명박 정권 이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한에서 '자본가'들은 왜 통일에 반대하는 것일까? 아니, 통일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표명한 적이 없으니 그들은 오로지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일까? 
어떻든, 여전히 '분단 상황'을 정권 유지에 이용하는 권력 집단이 남북한 모두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냉정하게 말해서, '반민족 세력'은 남북한의 '권력집단'이다. 민족이 통일을 원하고, 통일이 역사적 숙명임을 모르지 않을 것인데, 통일을 지향하기는 커녕, 분단을 지속하려는 의도는 그들이 '반민족 세력'임을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김구 선생님이나 백기완 선생님처럼, 목에서 피가 나도록 통일을 외치는 분들은 적들에게 살해되거나 변방으로 쫓겨나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통일은 누가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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