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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mary and max

by 똥이아빠 201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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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ary and max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사실 인간 사회는 밝고 긍정적인 사람보다는 우울하고 부정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더 많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살고, 복지도 완벽한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 않던가.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특히 우리나라처럼 천민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불행과 우울은 훨신 극심하다. '행복지수'를 나라마다 측정하면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적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었던 60년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인으로 돌아가, 삶이 우울하고 불행한 사람들은 삶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질문이 매우 위험하다는 건 알지만, 정작 본인들에게 이런 질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우울하고 불행한 이유는 천차만별이고, 정도의 차이 또한 클 것이다. 하지만 개인은 다른 사람의 불행보다 자기의 손가락 마디가 아픈 것이 더 크게 와닿는 존재인 만큼, 자신의 불행을 더욱 과장하고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지만, 어린이들이 볼만한 영화는 아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분위기는 우울하고 음산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놀라운 사건이다.
두 사람이 대륙을 넘나들며 우정을 쌓아가는 장면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놀랍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계기 또한 그렇고, 20년 넘게 이어지는 편지 역시 그렇다.
뉴욕에 사는 맥스는 유태인이고, 똑똑한 사람이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어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초콜릿버거를 만들어 먹으며 날마다 살이 찌고 있다.
메리는 이상한 부모를 만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다. 두 사람 모두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로, 세상의 벽이 너무 높고 단단해 절망하고 있었다.

경쟁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사회에서는 이런 사람들-메리와 맥스-은 불필요한 존재들이다. 소위 '잉여인간'이자 '불량품'으로 취급되는 사람들인 것이다. 인간은 이미 60억을 넘어 지구 위에 흘러넘치고 있으니, 정신이든 육체든 어디가 고장난 사람은 '폐기처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거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사람'을 '목적'으로 여기지 않고, '수단'으로 여기며, 도구나 부속품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성'이나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같은 중요한 가치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어리거나 늙었거나 그 사람, 그 자체로 존엄하다. 다만, 그가 어떤 정치적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어버이연합'과 같은 곳에 속해서 악다구니를 쓰는 인간들에게 '연민'을 갖기는 어렵지 않은가 말이다.
맥스는 괴로운 삶을 살았지만, 그는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도태'되어야 한다면, 폭력을 쓰고, 다른 사람을 학살하고, 비난하고, 자연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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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8세 소녀 메리(토니 콜렛)는 알코올 중독에 도벽까지 있는 엄마와 가정에 소홀한 아빠 밑에서 제대로 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소녀이다. 어느 날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뉴욕에 사는 중년남자 맥스(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와 펜팔 친구를 하게 되면서 그들은 22년이 넘는 세월 동안 거리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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