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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by 똥이아빠 201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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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절대 19금. 심약한 사람은 절대 보면 안 됨. 강력하게 경고함.
왕년의 포르노 배우 밀로스는 나이도 먹고, 일도 없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에게 옛날의 친구가 찾아와 제안을 한다.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포르노 배우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밀로스는 더 이상 포르노 배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영화제작자를 찾아가 계약한다.
영화를 찍기는 하지만, 어떤 단서도, 시나리오도, 줄거리도 알려주지 않고, 점점 엽기적으로 변해가는 촬영 현장에서 밀로스는 반발하고, 영화 찍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더욱 자극적이고 스너프 필름을 찍는 영화제작자는 밀로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세르비안'에 관한 이야기이다. 형식은 포르노 배우의 영화 찍기를 빌리고 있으나, 깊게 들여다보면, 이 영화는 매우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예술영화이다.
이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먼저 동유럽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특히 유고슬라비아와 세르비아, 보스니아의 관계에 관해 알아야 하는데, 간단하게 알려면

위의 링크를 눌러, 보스니아 학살 사건에 대해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영화는 그 자체로는 매우, 매우 역겹고 충격적이지만,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를 이해한다면, 그리고 세르비아의 역사를 이해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호러나 엽기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함께 살아가던 이웃을 잔인하게 학살한 세르비아인들의 범죄에 대해, 감독은 철저하게 자기 입장에서 동족의 범죄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가장 잔혹하고 극악무도한 행위들 마져도, 세르비아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 학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도 기겁을 하고, 충격을 받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가짜이다. 하지만 보스니아 내전에서 일어난 세르비아인의 학살은 영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며,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하고도 잔혹한 전쟁범죄였던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감독은, 세르비아인으로서, 자신의 동족이 지은 범죄를 어떻게든 비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감독의 고백과도 같다.
많은 경우, 영화와 역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감독의 의도와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알수록, 영화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수준이나 의도는 매우 훌륭하게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은 당연히 '세르비아'를 검색하게 될 것이고,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전쟁도 알게 될 것이며, 보스니아 학살 사건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역할을 사회적 의미를 포함해, 역사의 사건을 알리는 도구로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사례로도 말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다만, 영화에서 표현되는 기법이 매우 충격적이고 잔혹하다는 것은 보는 사람에게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에서도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대사는 '이게 바로 세르비아의 가족이지'라는 대사인데, 가장 참혹한 장면에서 이 대사가 나온다. 세르비아인 모두 보스니아 학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충격과 잔혹 속에서 정치적, 역사적 함의를 충분히 담고 있다.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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