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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양평여행을 하다

농다치고개에서 청계산까지

by 똥이아빠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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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3일 토요일 아침, 날씨가 흐리고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산행을 시작했다.

청계산 산행은 몇 번 했지만 혼자 산행은 처음이고, 농다치 고개에서 청계산까지 가는 것도 처음이다. 예전에 이웃들과 함께 이 코스(농다치 고개-청계산)로 걷긴 했으나 청계산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고 '된고개'에서 중등리로 내려간 경험이 있었고, 그 뒤에 다시 '벚고개'에서 청계산 정상을 오르긴 했다.

'농다치 고개'에서 청계산 방향으로 오르는 산행일 입구를 찾기가 조금 까다로울 수 있다. 농다치 고개에는 포장마차가 여러 개 있는데, 그 가운데 도로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포장마차가 있는 곳에서 도로 옆으로 조금 오다보면 좁은 샛길이 보인다. 이 길은 매우 가파라서 밧줄을 묶어 놓았는데, 이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이 입구 말고, 포장마차 바로 뒤쪽으로도 길이 있는데, 넓은 길은 한화콘도로 내려가는 길이고, 시멘트 도로가 시작되는 바로 오른쪽에 샛길이 하나 있다. 이 길로 올라가도 중간에 길이 합류한다. 처음에는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 조금 올라가면 아래 이정표가 보인다.

농다치 고개에서 청계산까지 가는 길의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능선만 걷는다는 것이다. 높낮이가 있고, 가파른 부분도 있지만, 능선길로만 산행을 한다는 건 길을 잃을 걱정이 크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농다치 고개에서 노루목까지 1.6km 거리이고 비교적 평탄하고 걷기 쉬운 길이 나온다. 걷다보면 중간에 이정표가 가끔 나오는데,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 길은 무조건 능선만 따라 걸으면 된다.

노루목 가기 전에 다시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벚고개가 나오는데, 벚고개는 양서면과 서종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청계산 정상에서 벚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생각보다 길고 힘든 길이다.

노루목까지는 비교적 쉬운 길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오르막길이지만 노루목은 내리막 길이고, 이제 옥산을 향해 다시 약간 오르막 길을 오른다.

옥산은 농다치 고개에서 약 1.3km 거리에 있고, 평범한 고개처럼 보인다. 이곳에서는 주변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아 곧바로 통과해서 말머리봉으로 향한다.

말머리봉은 농다치 고개에서 오는 길과 한화콘도에서 올라오는 길이 합류하는 곳으로 가벼운 산행을 하려면 여기까지만 와도 좋다. 여기서 계속 가면 '된고개'가 나온다.

'된고개' 가기 전에 다시 나타난 이정표. 출발지점인 농다치 고개까지 4.4km이고, 청계산 정상까지 3.1km가 남았다.

'된고개'는 양서면 증동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는데, 예전에 일행과 산행했을 때, 여기서 '국수역' 방향으로 내려갔다. 이 길도 퍽 길어서 내려가는 길이 쉽지 않다.

'된고개'에서 청계산 정상까지 1.9km 거리다. 결코 쉽지 않은 거리인데, 오늘은 무리를 해서 걸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 청계산 정상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좋았다. 여기서 발길을 돌려 다시 농다치 고개로 갔었어야 했다. 1.9km가 평지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산행으로 1.9km는 약 2시간이 걸린다. 나는 특히 체력이 '저질'이어서 보통사람보다 산행 속도가 약 60% 정도에 불과하다.

된고개에서 보이는 풍경. 산 아래 보이는 마을이 양서면 증동리다.

청계산 정상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청계산 정상이 850미터 남았다고 나온다.

조금 더 가면 본격 청계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이 시작되는데, 그 지점에 이정표가 있고, 청계산 정상이 510미터 남았음을 알 수 있다.

가파른 길을 꾸준히 오르다보면 어느 순간 정상이 나온다.

청계산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 왼쪽이 양평읍내이고, 앞에 보이는 강이 남한강이다. 왼쪽에 주읍산(칠읍산)이 보이고, 저 멀리 여주 땅이 보인다.

오늘 산행에서는 사람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날씨가 흐리기도 했고, 농다치 고개에서 청계산 정상까지의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였는데, 사람이 다니지 않아 혹시 멧돼지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틀고 걸었다. 산길 곳곳에 멧돼지 똥이 자주 보였고, 작은 굴을 파놓은 것도 많이 보였는데, 두더쥐들도 많은 듯 했다.

사람 없는 산에서 가장 무서운 건 멧돼지다. 멧돼지가 먼저 공격을 하는 경우는 드문데, 사람이 먼저 인기척을 하면 멧돼지는 알아서 피한다고 한다.

오늘 산행으로 준비한 음식은 참외 네 개와 물병 한 개였다. 산행 시간은 왕복 7시간 30분 정도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탈진해서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오늘 산행에서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한 것도 있고, 최근 한 달 동안 다이어트를 하느라 음식을 아주 적게 먹은 것이 탈진의 원인이 되었다.

발 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등산화 안에 깔판을 깐 것이 오히려 좋지 않았나 보다. 도착하기 2km 전부터는 다리에 근육이 뭉치기 시작했고, 관절 사이의 연골에서도 통증이 느껴졌다. 게다가 3시 40분 무렵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비가 내릴 것은 알고 있었으니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길이 미끄러울까 걱정이었다. 다행히 산행 막바지에 비가 내렸고, 비를 조금 맞으면서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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