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베이비 (2disc) - 10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덕슨미디어


또 복싱 영화입니다. ^^

고백하자면, 저는 복싱을 지금도 퍽 좋아합니다. 예전처럼 열광적으로 환호하거나 텔레비전에서 하는 복싱 경기를 보거나 하지는 않지만, 복싱이라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리영희 선생님은 몸으로 부딪치며 피를 튀기는 스포츠는 진정한 스포츠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복싱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복싱 이외에 피를 튀기는 격투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복싱은 힘과 힘이 겨루는 격투기임에는 분명하지만, 링에 올라가기 전까지 선수가 치러야하는 그 숱한 고통의 시간들이 마치 구도자의 수련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복싱은 ‘자기와의 싸움’이라고도 하고,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고독하다고 합니다.

바로 아래 ‘신데렐라 맨’이 진짜 복싱 영화이고 그 속에 가족의 소중함이 담겨있다면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복싱이라는 매개를 통해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제는 영화배우보다 더 유명한 감독으로 자리잡은 크린트 이스트우드는 평범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끌고 나갑니다. 이 영화에서도 복싱은 ‘헝그리 스포츠’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매기의 집안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입니다. 매기의 가족은 진정한 가족일까? 프랭크의 가족은 있기나 한 것일까?

우리에게 가족은 무엇일까? 그리고 가족은 정녕 소중한 존재일까? 뭐, 이런 조금은 철학적인 질문들 말입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가족이라는 존재도 그런 건 아닐까요? 아니, 제 경험으로 보건대 분명 그렇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지만, 저는 이 말은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말이 옳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 속에 담겨 있는 가족 이기주의, 혈연, 학연, 지연으로 얽매인 폐쇄된 관계들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가족의 지평이 넓어져야 하고, 보편화 되어야 합니다. 내가 낳은 새끼만 자식이 아니듯, 내 부모의 형제만이 내 가족이 아니어야 하겠지요. 말로는 ‘사해평등’이니 ‘지구촌 공동체’니 떠들어대고, 기업에서도 ‘직원을 가족같이 공장일을 내일같이’ 구호를 외치면서 정작 비정규직에 해고에 노동조합 깨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걸 보면, ‘가족’이라는 이름의 위선과 기만이 얼마나 부조리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랭크가 진정으로 사랑한, ‘나의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스스로 사라지는 것은 피를 나누지 않았어도 진정한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4 /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힐러리 스웽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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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똥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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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

    복싱, 슈가 레이 레너드와 로베르트 듀란전을 보셨을까요? 1차, 2차전이요.

    2011.09.24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2. 세기의 명 대결이었죠. 두 복서 모두 세계 복싱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명복서구요...^^
    이제 복싱과 멀어진 지 오래되어서 예전의 그 열정은 식었지만, 그래도 복싱 선수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필리핀의 세계적인 복서 파퀴아노의 경기를 흥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

    2011.09.24 23: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3-1

      최근의 파퀴아노..... 모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복싱이 유행할 때, 홍수환, 염동균, 박종팔, 그외의 복싱 선수들.... 한 때는 몽고에서 온 복싱선수, 이름은 모르겠으나 판정패를 했는데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패를 당하는 몽고 선수가 아쉽더군요. 아무튼 복싱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처절한 사투를 보게된 것은 순전히 대한민국의 덕분입니다. 채널이 고정되어 있어, 일본 선수는 무조건 때려 눕혀야 애국심이 증명되는 시대의 탓으로.... 지켜보던 것이 기억에 남아 생각을 나아가게 하네요.
      이제와 생각하니 격투기에 비하면 복싱은 순진하던 시절의, 담백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스포츠가 아니라는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2011.09.25 15:28 [ ADDR : EDIT/ DEL ]
  3. 저도 리영희 선생님이 많이 그립습니다.
    같은 시대에 스승님으로 모실만한 분이 계셨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릅니다.
    리영희 선생님을 함께 추억할 분이 계셔서 반갑습니다. ^^

    2011.09.25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