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인 도
'제인 도'는 보통명사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성'을 뜻한다. 이 영화는 분명 공포영화지만, 보고 나면 그다지 무섭지 않을 뿐 아니라 조금 슬퍼진다. 어느 범죄 현장-주택의 마당-에서 범죄와 직접 관련은 없어보이는 사체를 발견한 경찰은 검시관에게 부검을 의뢰한다.
검시관은 아들과 함께 신원을 알 수 없는 젊은 여성의 시신을 부검한다. 시신의 특징은 외관으로는 아무런 상처가 보이지 않고, 땅속에 묻혔지만 피부는 깨끗하고 부패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눈동자는 회색으로 변했고, 손목과 발목은 부러졌다. 입을 열어보니 혀가 잘렸고, 목구멍에서는 실이 발견되었다. 시신의 몸을 갈라 위장을 검사하니 흰독말풀이 발견되었고, 여성의 어금니를 싼 천조각이 들어 있었는데, 그 천조각에는 글씨와 숫자가 씌여 있었다.
폐는 불과 연기를 들이마셨을 때 생기는 반응으로 시커멓게 탔고, 피부 안쪽에 문신처럼 성경 구절이 새겨졌다. 두개골을 열어 뇌조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자, 백혈구가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신은 살아 있다는 것으로 드러난다. 시신이 살아있다고?!
위에서 찾은 천조각의 글씨는 이 시신의 주인공이 1693년에 살아 있었던 사람인 것으로 드러나고, 무수한 고문과 폭행의 흔적으로 미루어 이 여성은 마녀사냥의 희생자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300년 전에 살았던 여성이 시신이 되어 발견되었는데, 그 시신의 상태가 마치 어제 죽은 사람처럼 깨끗하다는 것부터 이 영화는 신비주의와 악령을 소재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시관의 해부 탁자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는 시신은 아무 움직임이 없지만, 그 자체로 공포를 발산한다. 육체를 떠나지 못하는 여성의 영혼은 원귀가 되어 시신과 함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자신의 억울함이 풀릴 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녀로 몰려 잔혹한 고문을 당해야 했다. 중세의 가톨릭은 단지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여성이 가진 재산을 몰수해 가톨릭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녀사냥을 써먹었다. 즉, 경제적 이유가 상당히 작동한 것이다.
가톨릭은 성적인 행위를 금지했지만, 이미 그때도 신부들 사이의 동성 섹스와 아동 성추행, 여성에 대한 성폭행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신부라는 자들은 가학적 변태성욕을 채우기 위해 마녀로 낙인찍힌 여성을 고문하면서 성적 학대를 했는데, 도구를 써서 여성의 몸을 처참하게 유린했다.
영화에서 시신으로 등장하는 여성도 성기의 내부가 어떤 도구로 난도질 당한 흔적이 있는데, 이것은 명백한 가톨릭 신부들의 성고문 흔적이었다. 가톨릭은 마녀사냥에 대해 2003년 교황(요한 바오로2세)이 사과했지만, 마녀사냥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가톨릭이 저지른 수만 가지의 범죄를 뭉뚱거려 사죄한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복수한다는 내용은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전설인데, 이 영화와 비슷한 형식으로 영화 '링'이 있다. 억울한 죽음의 해원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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