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 포 더 머니 two for the money
댄 길로이 각본. 알 파치노, 매튜 매커니히 주연. 대단한 활약을 보인 대학 미식축구 선수 브랜든은 경기를 하다 부상당해 선수 생명이 끝났다. 재기하려고 애를 쓰지만 프로구단에서는 그의 부상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전화서비스 업체에서 일하다 우연히 미식축구 승부를 알려주는 일을 하게 되고, 그 일이 자신이 늘 하던 경기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챈다. 전화서비스의 승부맞추기에서 80%의 승률을 보이면서 혜성처럼 돋보이자, 뉴욕에 있는 도박 예측 서비스 업체의 사장 월터가 그를 스카웃한다.
여러 명의 직원을 두고, 케이블TV에 출연해 승부 서비스 방송까지 하는 월터는 사업가의 존재감은 돋보이지만, 알고보니 뒤로는 도박 중독에 빠져 자신이 벌어들인 돈의 전부를 도박으로 탕진하고 있었다.
브랜든은 이름까지 바꾸고, 자신의 정체성을 철저한 사업가로 위장한다. 평균 80% 이상의 높은 적중률을 보이면 그들은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브랜든의 승부 예측에 따라 돈을 건 사람들도 덩달아 큰돈을 만지게 되고, 그들의 판돈은 점점 커진다.
하지만 그렇게 잘 나가던 브랜든의 승부 예측이 어느날부터 틀리기 시작하고, 브랜든은 자신의 일에 종말이 가까와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적중률이 10%대로 떨어지면서 그동안 브랜든을 믿고 돈을 걸었던 사람들은 파산하기 시작하고, 월터는 사채까지 얻어가며 마지막 승부를 던진다. 마지막 승부를 예측하고 홀로 길을 떠나는 브랜든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산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되, 실화 자체는 아니다. 미국 스포츠 도박-한국에서도 스포츠 토토가 있듯이-의 고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뛰어난 선수였던 브랜든이 스포츠 도박판에 들어갔다가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두 명의 배우, 알 파치노와 매튜 매커니히의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훌륭하다.
이 영화는 도박과 승부를 다루고 있는데, 단지 스포츠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월터의 아내와 브랜든의 사이에서도 도박과 승부가 이어진다. 도박중독자인 월터는 자신의 아내와 브랜든이 불륜일 거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려고 덫을 놓는다. 이 덫에 걸리느냐, 마느냐가 바로 진짜 승부가 되는 것이다. 브랜든은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이기도 했지만, 그 자신 타락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잘 돌보는 의지 있는 청년이기도 하다. 일하지 않으면 운동을 하고,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나 마약은 일절 하지 않는 브랜든은 현실에서 프로 미식축구 선수의 길이 좌절되었지만, 그것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홉살에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를 한편으로는 증오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리워 하는 양가감정을 갖고, 고생하는 엄마에게 돈을 벌어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의 청년이기도 하다. 월터는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자상한 아버지가 아니고, 끊임없이 자신을 다그치고, 더 성공해야 한다고 밀어부치는 폭력적인 아버지다. 자식, 특히 아들은 성장하면서 아버지를 극복해야 한다. 아버지의 긍정적인 면은 물려받고, 부정적인 면은 극복해야 하는데, 일찍 아버지가 사라진 브랜든에게 월터는 유사 아버지의 역할을 했고, 그는 결국 월터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찾아 떠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브랜든의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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