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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마셜

by 똥이아빠 2018.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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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셜
미국 흑인 최초로 연방대법원 판사가 된 인물. 그가 흑인과 보편 인권의 확대를 위해 투쟁한 기록 가운데 비교적 초기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흑인이 자신이 일하는 백인 집의 여자 집주인을 강간했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고, 마셜은 이 재판에 직접 참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의 동료인 백인(유대인) 변호사와 함께 흑인의 변호를 위해 재판에 참가한다.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분위기 속에서 부르주아 백인 여성을 강간한 흑인은 사형이거나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뿐이었다. 그런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내기까지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당하다. 그들을 위협하고 린치하는 백인들이 있고, 여론 또한 피고 흑인에게 적대적이다. 그럼에도 진실을 향한 변호사들의 열정은 사건의 본질을 조금씩 벗겨내기 시작한다.
미국 영화의 대부분이 애국주의와 영웅주의를 드러내는 것 같아도 가끔 자유와 인권을 다루는 영화들도 있다. 영화를 잘 골라보는 안목이 필요하지만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나 '타임 투 킬'과 같은 법정 드라마는 인권과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훌륭한 교본이 되는 영화들이다.
마샬이 백인 차별정책에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백인들 가운데 흑인의 인권과 자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샬은 변호사임에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법정에서 진술하지 못한다. 그의 동료인 유대인 프리드먼이 마샬의 주장을 대신하게 된다. 프리드먼은 형사소송법을 다룬 적도 없었고, 이 사건을 맡고 싶지도 않았지만 마샬의 부탁으로 법정에서 변론을 맡게 된다. 그리고 사건을 진행하면서 백인 검사의 어처구니 없는 편견과 조작을 보면서 죄없는 흑인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 감옥에서 썩게 두고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인종차별의 문제도 계급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피억압자는 항상 연대해야 한다. 백인 민중과 흑인은 적대 관계에 있을 이유가 없지만, 지배권력의 분리정책과 백인 민중의 미개함은 흑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낙인 찍었다. 시간이 흘러 흑인 가운데 자본가가 나오고 가난한 백인들이 흑인 자본가 아래서 착취당하는 것을 본다면, 인종의 문제는 계급적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인종차별 문제를 계급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흔치 않다. 흑인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소수의 미국공산당에서나 제기할 정도의 문제의식이었던 것이다. 이는 당대의 민중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과학적 사고가 일천하고 무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미국에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관한 논의가 희박한 것은 자본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제국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흑인 노예들이 오랜 기간 투쟁을 통해 자유를 찾았고, 인권을 획득했듯이 지배권력과 피지배집단 사이의 투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은 자명하고,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가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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