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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다/밖에서 먹다

040207-피자

by 똥이아빠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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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피자로 보이지만, 이 피자를 먹기 전에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 여섯 살이던 아들이 집에서 놀다 넘어져 앞니가 부러졌다. 입이 퉁퉁 부었고, 아마 한동안 울었을텐데, 오히려 할머니를 위로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때 쓴 메모는 이렇다.

"똥이, 이빨 부러져 치과 치료를 받고 나서 입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도 할머니 등을 두드려주며 '할머니가 나 때문에 고생하시네'라고 말을 했다고. 속 깊은 똥이. 마음이 뭉클하다."

우리 부부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다쳤는데, 어머니가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치과에 가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왔고, 우리는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야 아들녀석 입이 퉁퉁 부은 걸 보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하루가 지나 함께 강남에 나와 점심으로 피자를 먹었다. 그러니 이 피자는 기특하고 대견한 아들을 위한 상의 의미가 있는 피자다. 이 무렵에 우리는 집짓기를 시작했는데, 집짓기의 첫 단계는, 건축가를 만나는 것이었다. 우리는 돈이 많지 않았지만, 집을 좀 잘 짓고 싶었다. 이때만 해도 건축에 관한 지식은 전혀 없었고, 어떤 집이 좋은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르던 상태였다.

다만, 2003년에 도시를 떠나 양평으로 오면서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샀다. 그리고 집을 짓는 동안 연립주택에서 살았고, 이곳에서 직장을 다녔다. 역시 우연이긴 하지만, 우리가 양평으로 내려와서도 직장을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내와 내가 다니던 회사가 이 무렵에 다시 강남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건축가를 만나 건축설계 계약을 맺었고, 계약금도 주었다. 그렇게 이때부터 집짓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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