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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6년

2006년-동기모임

by 똥이아빠 201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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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중순. 군대동기이자, 가장 친한 동무들과 용문산에 올랐다. 이날 일기를 찾아보니 이렇게 썼다.

617일 토요일

기영, 용수와 함께 용문산에 오르다.

아침에 기영이네 집으로 갔다. 가는 길에 기영기가 전화해서 읍내에서 제초제를 사 가지고 갔다. 밭에 제초제를 뿌리고, 기영이 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이 어머니 생신날이었다.

어머니에게 용돈하시라고 5만원을 드렸다.

셋이 용문산으로 갔다. 내 차 번호가 양평 차 번호여서 주차비며 입장료도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용문사에는 몇 번 와 보았지만 용문산 산행은 처음이다.

용문사에 들러 사진을 찍고, 용문산 산행을 시작했다. 며칠 전 비가 내려서 계곡 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물 소리와 새 소리를 들으며 셋이 이렇게 용문산에 온 것이 벌써 20년 전이었다. 20년 전 그때, 우근이도 함께 왔었는데, 우근이는 인도에 있다.

그때 넷이 사진찍은 장소를 기영이가 알려 주었다. 용문사 은행나무 아래 쪽이었는데, 지금은 담장을 높이 막아놓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용문산 정상까지 3킬로미터였는데, 올라가는데 두 시간이 걸렸다. 오르는 길에 힘이 들어 몇 번을 쉬어 가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정상으로 갈수록 길이 가파랐다. 산의 꼭대기에는 레이더 기지가 있어서 그 아래까지만 올라갈 수 있었다.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어찌나 차가운지 손이나 발을 담그면 뼈가 저릴 정도로 시리다. 그 물로 세수하고 발 담그고, 계곡 위쪽에서는 그 물을 떠 마시기도 했다.

산에서 내려와 매표소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파전과 동동주. 산채 쌈밥을 배부르게 먹고 기영이 집으로 돌아왔다.

기영이네 집 뒤에 있는 교회 운동장에서 잠깐 놀고 앵두도 땄다. 양평 읍에 있는 들꽃 식물원 입구에서 선인장과 작은 꽃 화분을 팔고 있는 가게에서 국희 엄마가 일하고 있어서 그곳에 들렀다. 국희 엄마가 퇴근하고, 넷이 우리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가볍게 술 한 잔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11시가 되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정말 보람있고 즐거운 하루였다. 셋이 이렇게 오랜만에 산행을 한 것도 기념할 일이고 이런 즐거움이 가끔씩 주어지기를 바래본다.


용문사 입구 일주문 앞에서 기념사진. 이렇게 셋이 함께 모이기가 쉽지 않아서 더욱 기쁘다.


용문사 마당에 있는 돌새김 글귀가 마음에 닿는다. 우리의 삶이 이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단어는 늘 '이상'일 수밖에 없다.


대웅전 앞에서 두 친구.


대웅전 앞에 있는 석탑. 오래되지 않은 듯 하다.


셋이 함께. 그러고 보니 임미례 감독의 영화 '세 친구'가 생각난다.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계곡물.


거의 정상에 올라서.


기념사진.


이렇게 밝게 웃으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란, 종종 누더기처럼, 또는 떠다니는 구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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