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통수식

2006년 6월 초. 마을에서 상수도 공사를 마치고, 통수식을 했다. 일기를 찾아봐도 이 기록은 없는데, 사진 찍은 날짜를 보니 분명 6월 초였다. 

통수식을 하는 곳이 바로 우리집 앞이었다. 길 옆에 소화전을 만들어 두었는데, 이 소화전에서 물을 틀어보는 것으로 통수식 행사는 간단하게 마쳤다.

뒤이어 간단하게 고사를 지냈는데, 시골마을에서는 이만한 행사도 뜻이 있는지라,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고, 면장까지 참석했다.

아무리 간소해도 돼지머리와 시루떡은 고사에서 빠질 수 없다.

이장이 가장 먼저 고사를 지내고...

돼지 입에다 돈을 물리는 건 기본이다.

마을 노인회장님이 다음으로 절을 했다.

면장도 절을 하고...

반장도 절을 했다.

돼지머리에는 적잖은 지폐가 물려 있고...

전직 군의원도 절을 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도 돌아가면서 절을 했다. 모두 마을의 상수도가 잘 유지되고, 물이 잘 나오도록 해주십사 하는 마음이다.

마을회관 옆 600년 묵은 은행나무 아래 상이 차려지고, 주민들이 모여 조촐하게 고사상을 나눠 먹었다.

이런 자리에 끼어 어울리는 사람이 주민이다.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도 이런 자리에 끼면 주민들이 기꺼이 반겨준다.

시골마을에도 상수도가 공급되고 있지만, 우리마을은 마을 자체의 상수도를 갖추고 있고, 소독약을 넣지 않고도 물을 먹을 수 있는, 아직까지는 깨끗한 물이 있는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