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은 큰 글자만 따 와서 'everything must go'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 이 영화 제목은 'everything must go lost is a good place to find yourself'이다. 제목이 좀 철학적이다. '공즉시색'이요, '색즉시공'이니, 결국 우리의 삶이 어떤가를 이 영화는 그리 무겁지 않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내용은 영화 제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보면 되겠다. 어느날, 잘 다니던 대기업 회사에서 해고 당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짐을 싸서 나가고, 현관문 열쇠는 이미 바뀌어 있고, 자동차는 채권회사에서 회수해 가고, 마당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다.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망가져버렸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당황스럽기만 하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좋을 때도 있고, 한 순간 망가져 버릴 때도 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 당황할 때도 있다.
이 영화가 그나마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주인공의 상태가 아주 나쁘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의 상태가 나빴다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주인공처럼 되는 것일 게다. 어느 것이 더 현실을 반영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다를테니까.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적어질수록, 그의 내면은 충만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새삼 깨달을 것도 없이, 우리는 '욕심' 또는 '욕망'이 우리의 삶을 버겁게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알면서도 가볍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돌출 행동은 일어나지 않으며, 극적 반전도 없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평이하고, 단조로울 정도로 느긋한 스토리 라인을 이어간다. 그것이 '영화적' 재미를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일관성 있는 구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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