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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A Serious Man - 코엔 형제 작품

by 똥이아빠 201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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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 Serious Man - 코엔 형제 작품

제목처럼 이 영화는 한 '진지한 남자'가 겪는 인생의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수학의 준천재에 가까운 래리 고프닉은 대학의 수학과 교수다. 그는 괴델의 '불확실성의 증명'을 칠판 가득 쓰고, 설명할 수 있는 놀라운 수학자이긴 하지만, 정작 그의 삶에서는 온갖 잡다한 사건과 사고들이 발목을 잡는다.
주인공 래리 고프닉은 유태인이다. 또한 그가 살아가는 생활의 범주도 대학을 제외하면 거의 '유태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행동하고 있고, 래리는 이런 공동체의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생각한다.
감독들이 특별히 '유태인과 유태인 공동체'를 설정한 것은 당연하게도, 코엔 형제가 유태인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무대는 코엔 형제가 태어나 자란 미네소타주의 유태인 공동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인트로에서 영화의 내용을 암시하는 짧은 에피소드를 하나 보여주고 있는데, 악령이 찾아왔을 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 하는 암시를 보여주고 있다. 유태인 세계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 온 이 이야기는 영화 전반을 상징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에 보면, 당시 유럽인들이 유태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부분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내 어린 시절은 유대인들의 유령 때문에 음울해지고 말았다. 할아버지의 묘사에 따르면, 우리를 염탐하는 그들의 눈은 우리를 질리게 할 만큼 위선적이고, 미소는 끈적끈적하며, 하이에나를 닮은 입술은 이빨이 드러나도록 위로 말려 올라가 있고, 눈빛은 투미하고 탁하고 멍하며, 코와 윗입술 사이에는 언제나 증오심과 불안감을 드러내는 주름이 잡혀 있고, 코는 남반구에 사는 어느 새의 흉측한 부리를 닮았으며...... 눈알, 아, 그 눈알을 볼작시며.....구운 빵 빛깔의 눈동자에 신열이 오른 채로 뒤룩거리면서 간에 병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서 1천8백 년을 이어 온 증오심에서 비롯된 분비물 때문에 간이 썩어버렸다는 것을 보여 준다.....유대인은 에스파냐 사람처럼 허영심이 강하고, 크로아티아 사람처럼 무지하며, 근동 사람처럼 탐욕스럽고, 몰타 사람처럼 배은망덕하며, 집시처럼 뻔뻔하고, 영국인처럼 더러우며, 칼미크 사람처럼 기름기가 많고, 프로이센 사람처럼 오만하며, 피에몬테 지방의 아스티 사람처럼 험담을 잘 할 뿐만 아니라, 발정을 억누르지 못해 간통을 쉽게 저지른다......

말하자면, 유태인은 저주받은 민족이라는 거다. 영화에서도 래리 고프닉은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지 못한다. 그것은 유태인이 아닌 이웃이 자기들을 유태인이라고 꺼리는 '반유대인주의자'들이라고 먼저 스스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나, 증거들은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래리 고프닉이 겪는 문제는 학교에서 <한국 학생>이 점수를 고쳐달라며 몰래 건넨 뇌물 문제, 아내가 갑작스럽게 제기한 이혼, 함께 살고 있는 사회부적응자인 동생이 일으키는 문제의 뒤치닥거리 등인데, 이밖에도 소소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래리 고프닉을 괴롭힌다.
래리는 자신이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결국 유태인 공동체에서 여러 명의 랍비를 찾아가 해답을 얻어보려 하지만, 그들 역시 어떠한 방법도 제시하지 못한다. 인생은 결국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래리는 악몽을 여러 번 꾸면서,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이 참을 수 없는 악몽임을 자각하지만, 그 악몽에서 벗어날 방법도, 의지도 부족하다.
영화는 '블랙 코미디'로 만들었지만 '코미디'로 받아들이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
결국 '돈 때문에' <한국학생>의 성적을 고치는 주인공을 보면면서, 현실과 타협하는 평범한 인간, '진지하게' 살고 싶지만,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보게 된다.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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