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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외국여행을 하다

2014 미국 여행기 01 – 여행기를 시작하며

by 똥이아빠 201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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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미국 여행기 01 여행기를 시작하며

 

지난 828일부터 914일까지 약 보름 정도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15년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고, 이번에는 조금 더 넓은 땅을 돌아다녔으며, 15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미국을 보면서,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타산지석, 반면교사라는 말처럼, 다른 나라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비춰보게 됩니다. 이 여행기가 개인의 자랑질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도록 쓰려고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제가 쓰는 글의 내용은 딱 저의 지식과 상식, 지적 수준만큼의 깊이일 뿐입니다. 미국 사회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고, 아주 짧은 시간 미국을 보고 왔으니 그저 껍데기만 보고 왔을 뿐이며,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미국의 온전한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이렇게 미리 글에 대한 자기비판을 하는 것은 앞으로 쓸 글에 대한 변명이기도 하고, 과장되거나 편협한 방식으로 미국을 이해한 것에 대한 양해의 글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제국주의, 인종차별, 폭력적 군수산업, 강압적인 외교 방식 등-비판해야 할 내용은 물론 많지만, 실제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은 그런 거대 담론보다는 생활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구체적인 일상들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국주의 미국이라고는 해도, 미국의 일상은 한국보다 훨씬 민주적이며, ‘인권을 우선하고, 사람이 살기 편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여러 가지 뜻에서 한국보다 선진국이라는 점에 대해 동의합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그렇고,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 개념보다는 민주적으로 발전한 개념을 그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인 것이죠.

요즘 한국사회는 공감’, ‘소통’, ‘배려’, ‘이해’, ‘자비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극도의 적대감과 폭력이 난무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내가 태어나 자란 조국이지만, 떠날 수만 있다면 언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혐오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잠시 미국 여행을 하면서, 저 동쪽의 아주 작은 나라에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기도 하고, 구역질이 나기도 했습니다.

왜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지 못할까, 탐욕스러운 인간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된 걸까. 전후 사정이야 다 있지만, 지금의 현상만을 보자면, 한국보다는 미국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글 앞머리에,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단상에 대해 미리 적어볼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거나, 한국보다 좋다고 느꼈던 것들, 한국과는 다른 모습들에 관한 것들을 살펴보면서 현재 한국사회와 미국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쪽이 더 사람을 위한 사회인지 생각할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동차/도로/운전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도로 위입니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하루에 적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 정도로, 짧은 시간에 긴 거리를 다녔습니다.

약 보름 동안의 일정 동안 자동차로 이동한 거리는 약 5,500km였고, 미국 동부의 11개 주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동부쪽 도로와 교통 상황, 고속도로의 상태와 도로 표지, 도로를 달리는 많은 자동차와 운전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고, 느낀 것도 많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다양함이었습니다. 한국에서서는 거의 현대와 기아차들이고-현대기아의 한국 자동차 점유율이 69%라는 발표에, 언론에서는 70%대가 무너졌다는 거창한 표현을 썼던데, 여전히 독점적 지위에 있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30%대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쌍용이나 쉐보레가 가끔 보입니다. 외제차들은 벤츠, 베엠베, 폭스바겐, 아우디가 가끔 눈에 보이는 정도이구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일본차들과 미국차들 그리고 유럽차들이 비슷한 비율로 보였습니다. 혼다와 도요타가 비교적 많이 보였고, 포드, 쉐보레를 비롯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의 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캐딜락과 같은 한국에서는 최고급 차로 분류되는 차들을 종종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같은 자동차라면 가격이 한국에 비해 절반 이하라고 봐도 될 정도로 미국은 자동차의 천국이 분명합니다.

자동차는 미국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그 넓은 땅의 혜택을 많이 보기도 하지만, 땅이 넓어서 어디를 가든 자동차가 필요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동차가 곧 과 같아서, 대도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동차가 없으면 거의 생활하기 곤란할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차로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경차인데, 미국은 경차가 필요 없는 나라라서 만들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런 차를 타는 사람도 없습니다. ‘모닝과 비슷한 차를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작은 차는 대개 스포츠카나 고급차들이 많았고, 그보다는 중형급의 세단이나 SUV, , 트럭 등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메이커의 자동차들도 많았는데, 한국 자동차 시장이 얼마나 작은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인구가 대략 32천만 명 정도이고, 한 가구에 자동차가 2대인 집이 많으니-이것은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제가 가 본 집에는 모두 자동차가 두 대였습니다.-2명 당 1대라고 해도 16천만 대의 자동차가 굴러다는 곳이 미국입니다.

실제 통계로는 인구 1.3명 당 자동차 1대라고 하니, 미국에서 도로를 달리는 차는 2억 대가 넘는다고 봐야 할 겁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시장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 규모가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전시장은 구멍가게 수준이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림>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 처음 보는 메이커도 여러 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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