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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The Illusionist

by 똥이아빠 2015.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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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Illusionist

실뱅 쇼메 감독 작품. 프랑스의 희극인 자크 타티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자크 타티가 그의 딸 소피 타티셰프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난 다음,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는데, 무엇보다 그림 자체가 매우 아름답다.
실뱅 쇼메 감독은 이미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도 성공한 사람이어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만화, 단편 애니메이션 등을 만든 경험이 있다. 물론 감독이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기본 그림, 콘티, 애니메이션의 동선, 풍경, 인물 등 그림으로 표현하는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는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으므로,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영화를 홍보할 때, '따뜻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매우 슬프고 고독하며, 외로운 이야기다. 마술사는 여기 저기 떠돌며 자신의 마술을 보여주고 근근히 먹고 살지만, 세상은 점차 마술이 필요 없는 곳으로 변해 가고, 마술사는 자리를 잃고, 더 먼 곳, 더 낯선 곳으로 떠밀려 간다.
그는 가족도 없고-없을 리가? 가족의 인연이 끊어진 것이겠지-늘 혼자 다닌다. 낡은 트렁크와 토끼가 들어 있는 토끼장이 그의 재산 전부이고, 그가 묵는 곳은 낡고 허름한, 그래서 싸구려인 호텔일 뿐이다.
물론, 보는 사람은 마술사를 불쌍하고, 가엽게 볼 수 있지만, 정작 마술사 스스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혼자 사는 것이 반드시 외롭고, 슬픈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속 마술사를 보는 우리는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느낀다. 세상을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당연히 외롭고, 쓸쓸하며, 슬플 수밖에 없다. 다만 그것을 묵묵히 견딜 뿐이다.
마술사의 모습 뿐 아니라, 풍경도 슬프다.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의 번다함도 따뜻하거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마법이 사라진 세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술사가 스코틀랜드의 시골에서 만난 한 여자아이와 함께 다니면서도, 결코 곁을 주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은 언젠가 헤어지게 마련이라는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술사가 혼자라는 사실은, 그가 이미 많은 이별과 슬픔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여자아이는 마술사를 따라 도시로 나와, 젊은 남자를 만난다. 마술사는 여자아이와 헤어져 다시 먼 도시로 떠나고, 여자아이는 젊은 남자를 만나 행복한 모습을 보인다. 여자아이는 행복할까.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이 영화는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마지막 장면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자아이는 젊은 남자에게 속아 몸을 버리고, 사창가에 내던져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악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자면, 마술사가 여자아이를 젊은남자에게 팔아먹었다고 이야기를 전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마음을 담고 있으며, 가난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난한 그들은 외롭고 슬픈 존재들이어서, 스스로를 구원하지 못하는 슬픔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 슬픔은 관객이 마음을 눈물로 적신다. 별 네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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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과 영화, 록 스타의 유행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일루셔니스트는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이곳 저곳을 떠돌던 어느 날, 스코트랜드의 한 선술집에 공연을 하던 중 순수한 소녀 앨리스를 만나게 된다. 일루셔니스트의 무대에 반한 앨리스는 다음 무대를 찾아 떠나는 일루셔니스트를 따라 여행에 나서고, 뒤이은 모험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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