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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Selma

by 똥이아빠 201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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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elma

별 세 개 반.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이해하는 영화. 추천.
마틴 루서 킹이 주도한 흑인민권운동 가운데 앨러배마주의 작은 도시 셀마에서 벌어진 유권자 등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정책은 공공연하고 노골적으로 횡행하고 있었다. 미국연방은 법률을 통해 흑인의 투표권을 인정했지만, 각 주마다 정책을 달리하고 있고, 특히 남부 쪽에서는 흑인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과 폭력이 벌어지고 있었다.
흑인이 유권자 등록을 하는 것까지 막지 못하지만, 정작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백인 관리자가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했는데, 이 질문이 너무 어려워서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백인들 가운데도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유권자 등록을 하는 데 어려움이 거의 없었다. 흑인들은 많이 배우고 똑똑해도 등록을 거부당했다.

킹이 활동하던 이 시기는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말콤X의 암살로 이어지는 노골적인 폭력의 시기였다. 킹 역시 암살당했으니 60년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극단적 행동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영화는 실제 역사와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결과를 알고 보는 영화지만, 지금까지 나온 마틴 루서 킹의 영화와 비교하면 가장 '사실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 마틴 루서 킹의 나이는 불과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였다. 그가 미국대통령 존슨과 벌이는 협상이나, 대중 앞에서 감동의 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 그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의 내용과는 관계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흑인들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들은 수 백년 동안 고통과 고난의 길을 걸었다. 아프리카에서 백인들에 의해 '노예'로 잡혀 유럽과 미국으로 끌려가 짐승보다 못한 노동을 했으며, 백인들에게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생물학으로 보면, 흑인은 진화 과정에서 우성이다. 오늘날 세계 스포츠와 예술계에서 흑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은 그들이 다른 인종보다 오히려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의 흑인들이 여전히 낮은 진학률과 높은 문맹률을 보이고, 최저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흑인에 의한 범죄율도 높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흑인을 비난하는 이유로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처럼 60년대에도 여전히 미국의 흑인들은 심한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94년까지 인종차별과 흑인 증오 범죄가 계속되었다.
흑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수 백년을 싸워왔다.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은 흑인들의 숫자는 얼마나 많을까. 지금 살고 있는 흑인들은 수 백년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은 흑인들의 후손들이다. 그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하지만,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진보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다. 역사를 바꾸는 것이 '민중'이라고 말하지만, 앞장 서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이 영화에서도 '셀마'에는 전체 주민의 50% 이상이 흑인이었지만, 수도인 몽고메리까지 행진하는 사람들은 거주 주민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자신들이 노예의 상태에 있다 해도, 당장 눈앞에 있는 지배집단의 폭력 앞에서는 공포에 떨며 거리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 물론 저항이 집단화하고, 작은 승리가 계속되고, 최후의 승리가 낙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골방에 있던 겁 많던 사람들까지 거리로 나오게 된다.

60년대 이후 흑인의 권리는 점차 확대되었고, 법적으로 백인과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었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 미국의 흑인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들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차별당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멸시당하고 있다.
일부 백인 또는 황인들은 여전히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차별하고 무시한다. 인간을 피부색으로 차별하는 인간들처럼 너절하고 병신같은 놈들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원어민 교사를 찾을 때, 흑인을 꺼리는 현상이 있다고 하던데,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차별'을 만드는 사회는 '증오'를 바탕으로 존속하는 사회다. 여성을 혐오하고, 이주민 노동자를 혐오하고, 장애인을 혐오하는 사회는 비정상이고 미쳐 돌아가는 사회이며, 그 사회 구성원들의 천박하고 역겨운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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