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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The Asphalt Jungle

by 똥이아빠 201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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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Asphalt Jungle

존 휴스톤 감독 작품. 마릴린 먼로의 초기 작품. 느와르 영화의 명작. 추천. 별 네 개.
1950년 작품. 하드보일드 느와르. 존 휴스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물론 원작 소설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작 소설은 W.R 버넷이 쓴 소설인데, 버넷은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1950년에 만든 영화임에도, 느와르 장르의 특성과 영화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어서,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성격과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밀도 있는 연출로 인해 작품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먼저, 인물들 면면을 보자. 전설적인 범죄자 닥 어윈 리덴슈나이더 역할은 샘 재피(sam jaffe)인데, 샘은 유대인으로 본명은 'Shalom Jaffe'다. 이 영화에서 금고털이를 기획하고 지휘하는 지능범의 역할로 잘 어울리는 인물이고, 연기 또한 뛰어나다. 샘 재피는 몇 년 뒤에 영화 '벤허'에도 출연한다.
주인공 딕스의 친구이자 선술집 주인인 거스 역할의 제임스 위트모어는 영화 속에서 곱추로 등장하고, 조연이지만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나이 들어서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교도소 사서로 등장했다가 나중에 출소해서 자살하는 브룩스 해틀런 역을 맡았던 바로 그 노인이다.
주인공 딕스 핸들리 역의 스터링 헤이든은 몇 년 뒤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킬링'에서 주인공 조니 클레이 역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 마릴린 먼로가 나오는데, 비록 비중이 적은 조연이지만 이 영화를 통해 스타로 발돋음 하게 되는 중요한 영화가 된다. 마릴린 먼로는 1947년에 공식 데뷔를 하지만, 이 영화 전까지는 비중이 적은 역할로 단역에 불과했다. 
이 영화 역시 영화 속에서 보이는 모습은 짧지만,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릴린 먼로의 초기 작품이며 그의 출세작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하드보일드 느와르 장르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다. -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소설을 쓸 때 왜 그렇게 쓰지 못하는지 정말 이상하다 - 당연히 소설원작도 그렇지만, 그것을 영화로 만들 때도 팽팽한 긴장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잘 만든 영화의 기본이 된다.
존 휴스톤 감독은 이미 '말타의 매'에서 보여준 것처럼, 첫 장면부터 흥미롭게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밀어부친다. 현대 영화의 특징은 연출 기법이 세련되어 진다는 것인데, 그것은 곧 '사실성'이 바탕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특징이자 강점은 '사실성(리얼리티)'를 얼마나 완벽하게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드라마틱하되,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 겪는 운명의 극적인 면을 강하게 부각하라는 뜻과 같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들의 운명이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결코 평범할 수 없으며, 그들의 과거가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따라서 인물들은 자신들이 맞닥뜨릴 운명 앞에서 두렵지만 당당하게 죽을 것인지, 아니면 비굴하게 죽을 것인지만을 결정하게 된다. 
마권업자 코비처럼 동료를 배신하고 살아남는 자가 있는가 하면, 주인공 딕스처럼 삼류 건달이지만 의리를 지키는 자도 있게 마련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를 보면서, 우리는 비열하고 비겁한 자를 비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1950년이면 한국은 전쟁이 시작되고 나라 전체가 살육과 폐허로 변하는 시기였는데, 미국은 고층건물과 고급 자동차들이 거리에 즐비하고, 2차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성장이 본격 진행되던 시기였다. 전쟁으로 경제 특수효과를 얻은 미국은 한국전쟁에서도 경제적으로 꽤 큰 이익을 본다. 물론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이 경제 도약을 이루게 된 직접 원인이 한국전쟁이었음을 당연하다.
미국은 1950년대에 이미 자본주의 사회의 물적 기반을 상당히 다져놓은 상태였고, 이후 70년대까지 꾸준하게 성장한다.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이민을 통한 많은 노동자의 유입과 저임금 노동, 다른 나라와의 수탈적 교역을 통한 경제적 이득, 인구 증가와 함께 내수 경제의 활성화 등이 있는데, 특히 자본의 집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이 터는 보석상은 상류층 부르주아들만이 이용하는 곳으로, '닥 교수'는 오래 전부터 이 보석상을 털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준비를 했다. '닥 교수'는 주로 규모가 큰 범죄를 기획하는 전문가인데, 그가 노리는 것은 대개 부르주아들의 재산이다.
'닥 교수'가 특별히 정의로운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큰물에서 놀아야 생기는 것도 많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데, 서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런 특정 계급을 향한 범죄는 한국에서도 '대도 조세형'과 같이 '큰도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고, 조금 더 미화하면 임꺽정이나 로빈후드처럼 의적의 이미지가 덧붙여지기도 한다.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특징은 처절함에 있다. 따라서 해피엔딩은 이 장르와는 관계가 없다고 봐도 좋다. 주인공들의 운명을 끝까지 추적하면서, 그들이 놓여 있는 처절한 상황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관객이 범죄자인 주인공들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심리 역시, 주인공들이 겪는 처절함과 함께 그들의 범죄가 서민과는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주인공 딕스가 가진 순수하고 순박한 꿈에 대한 응원의 마음도 한몫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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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범죄자 독은 출감하자마자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보석상 강도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금고 전문털이 루이스, 운전사 거스, 건달 딕스를 끌어 들인다. 자금이 필요한 그들은 변호사이자 악덕 고리대금업자인 에머리히에게서 돈을 지원받기로 하지만, 에머리히는 독을 이용해 보석을 가로챈 뒤 애인과 함께 외국으로 도망치려는 계획을 꾸민다. 당시 23세였던 젊은 마릴린 먼로를 만날 수 있는 걸작 범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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