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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악인은 살아 있다

by 똥이아빠 2015.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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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인은 살아 있다

별 세 개. 우리집이 나온 것은 자랑,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것은 안 자랑.
느와르 장르는 화려하지 않다. 범죄 스릴러처럼 자동차가 질주하고, 화려한 격투가 난무하는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느와르는 그 독특한 색깔과 느낌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코엔 형제의 작품,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시골 마을의 한가하고 조용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결코 대단할 것 없는 소재지만, 느와르 장르의 특징과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다.
주인공의 나레이션, 흑백 필름, 느리고 졸린 듯한 풍경, 섬세한 표정들,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 구조, 뜬금없는 살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보여주는 실존적 태도와 아주 흡사한 주인공의 모습 등 진정한 느와르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느와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줄거리도 괜찮고, 복선도 좋았는데, 느와르가 가져야 할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에서 부족했다. 이를테면 모든 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이었고, 평범했다. 그들은 '악인'들이 가져야 할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필요 없이 잔인한 장면과 정사 장면 등은 영화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차라리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처럼, 시간과 장면을 느리게 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그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 상태, 복선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어땠을까.
감독이 작품에서 느리거나 지루한 장면에 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 전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편집을 보여주려 애쓰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드러나지 않고 있고, 인물의 내면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관객은 감정이입을 하기 어렵다.
인물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장면을 결코 빠를 수 없다. 느리되 깊이 있는 장면들이 관객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주인공 한병도는 악기수리점을 하는 남자인데 그의 과거가 어땠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그가 복수를 위해 부탁을 한 상대가 지역의 조직폭력배 중간 간부인데, 그 간부가 한병도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걸 보면 과거에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한병도가 복수를 시작하면서 보여주는 태도는 결코 평범한 '악기수리공'의 모습이 아니다. 매우 직업적인 태도로 거친 폭력배들을 제압하는 주인공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단지 아내의 복수를 위해 백동일을 죽인 걸까. 물론 영화는 반전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반전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어서, 살벌한 복수의 동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테면, 백동일이 사채업을 겸하고 있었고, 사채를 빌려 쓴 사람 가운데 한병도의 여동생이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은 사채빚을 갚지 못해 장기를 적출당하고 죽게 된다. 
여기에, 밀항을 하기 위해 백동일이 미리 빼돌린 돈 100억원의 현금을 노리는 자들이 여럿 있다. 한병도는 여동생의 복수와 현금까지 탈취하기 위해 작전을 짠다. 

물론, 이런 장치들이 영화의 흥미를 조금은 더 불러 일으킬 수 있겠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느와르는 범죄 스릴러처럼 통쾌한 복수로 결말이 나는 것보다는 느리지만 인물들의 성격과 사물을 바라보는 깊이, 무엇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관한 절망을 비판적으로 그릴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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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벤처캐피탈 ‘백동일’ 회장의 비리와 횡령 스캔들로 정제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은행의 고위 간부였던 여직원 ‘유미’의 변사체가 청계산 절벽 아래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타살의 흔적도 유서도 없는 죽음, 경찰은 이 사건을 실족사 또는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아내의 죽음이 ‘백동일’의 비리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 남편 ‘한병도’는 ‘백동일’을 직접 응징하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다.
한편, ‘백동일’은 검은 세계에 몸담고 있는 ‘송찬혁’의 도움을 받아 밀항을 준비하고, 남 몰래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던 형사 ‘김주원’은 ‘한병도’와 ‘백동일’의 계획을 눈치 채는데…
아내의 복수를 위해 평범한 악기 수리공에서 가장 지독한 악인이 되어버린 ‘한병도’. 개 같은 세상을 잠식한, 탐욕과 비리로 점철된 악의 근원 ‘백동일’. 그런 탐욕스런 악인을 돕는 또 다른 악인, 잔인한 폭력배 ‘송찬혁’.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자 뒤를 쫓는 형사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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