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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카트

by 똥이아빠 2015.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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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트

별 세 개 반. 이것도 한국에서는 환타지에 속한다.
한국의 노동자는 이상하다. 자신이 놓여 있는 처지는 분명 '노동자'임에도, 머리속은 '부르주아'거나 '자본가'다. 언젠가는 부르주아나 자본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일까.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불과 10% 정도이고 조합원 수는 약 180만 명 정도다. 한국의 임금노동자는 약 2천2백만 명 정도라고 하니 전체 노동자의 숫자에 비하면 진짜 '조족지혈'이다.
왜 이렇게 한국의 노동자는 단결하지 못하는 걸까. 노동자가 파편화 하는 이유를 오로지 '자본(가)'의 방해 공작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은 답이 아니다. 물론 자본과 권력에 의한 노동운동의 탄압이 한국의 노동운동을 피폐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해방 이후, 적색노조는 극우 테러집단의 백색테러로 붕괴되었으며, 박정희 독재정권에서 70년 전태일 열사의 산화로 시작된 노동운동이 박정희 정권의 뿌리를 흔든 것과, 1980년대 노동운동은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활기가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 이후 소위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노동운동은 개량화되었고,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이탈했다. 많은 노동자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착각하기 시작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노동시장에 투입되면서, 노동운동은 더욱 지리멸렬 해지고, 노동자 내부의 생존경쟁이 격렬해졌다.

노동자가 자신이 놓여 있는 정확한 위치를 망각하고, 노동자의 역사적 책무-노동해방을 통한 새로운 사회 건설-를 망각할 때, 얼마나 큰 비극이 발생하는가를 우리는 지금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노동자가 단결하지 못하고, 자본과 권력을 상대로 투쟁하지 않을 때, 그들은 스스로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저항하지 않는 노동자(계급)는 더 이상 역사적 의미에서의 노동자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본이 뿌려주는 모이를 주워 먹으며 생존하는 짐승에 불과하다.
자본과 권력이 가하는 폭력과 모멸, 모욕과 천대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면서도 분노하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는 노동자는 바로 개돼지보다 못한 미물일 뿐이다. 
지금 한국의 노동자들이 바로 그렇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비웃고, 비정규직은 이주노동자를 비웃으며, 이주노동자는 숨죽이고 숨어 지낸다. 대동단결이니 '세계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따위의 거창한 구호는 한국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노동운동은 집단 이기주의의 표현이며, 경제투쟁에 함몰되어 있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할 뿐, 한국의 노동운동이나 노동자 전체의 이익과는 거리가 먼 짓만 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의 행태는 그들이 소위 '귀족노조'의 타이틀에 걸맞는, 오만하고 배부른 돼지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노동자가 세계의 주인인 것은, 그들이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가열차게 할 때를 말한다. 자본과 권력의 반동을 타도하고, 물신의 노예에서 스스로 해방되며, 따라서 세상을 해방시키는 것이 노동자의 신성한 의무이기도 한 것을 한국의 노동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점점 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그나마 목구멍에 풀칠만 할 수 있다면 고맙게 생각하는 노예가 되고 만 것이다.

1980년대 말, 한국의 노동운동이 혁명적으로 폭발하던 그 시기, 트럭과 중장비를 앞세우고 도로를 점거하며 진군하던 노동자 행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한국 노동자들의 비굴하고 굴종하는 모습은 역겹기만 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마치 '아Q'처럼 정신승리법이나 배워서 곧 목아지가 떨어져 나갈 지경이 되어도 자기들은 잘 먹고 잘 산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그 낯짝에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다. 자본과 권력이 우리의 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적이 바로 앞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고, 적과 싸울 생각도 하지 않는 멍청이를 보면, 그 멍청이의 낯짝을 후려갈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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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마트 ‘더 마트’. “마트의 생명은 매출, 매출은 고객, 고객은 서비스”를 외치며 언제나 고객 만족 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웃는 얼굴로 일하는 ‘더 마트’의 직원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게 된다. 

정규직 전환을 눈 앞에 둔 선희(염정아)를 비롯, 싱글맘 혜미(문정희), 청소원 순례(김영애), 순박한 아줌마 옥순(황정민), 88만원 세대 미진(천우희)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노조의 ‘노’자도 모르고 살았던 그녀들이 용기를 내어 서로 힘을 합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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