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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공공의 적 1편과 2편

by 똥이아빠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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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 공공의 적 1-1 (1disc) - 10점
강우석 감독, 설경구 외 출연/CJ 엔터테인먼트


영화 [공공의 적 1편과 2편]을 보고

그러니까, 영화가 현실을 이끈다는 희망을 가지라는 것인가. 아니면, 영화는 영화일뿐, 그냥 오락으로 즐기라는 것인가. 영화를 보고 대리만족의 자위를 하라는 것인가.
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쨌거나 이 영화 두 편은 무지 재미있다. 예전에 강 감독이 만든 [투캅스]의 코미디와는 일단 차원이 다르다. 아마, 강 감독도 ‘엿같은’ 우리 사회에 좀 질렸나보다.
1편에서 ‘강동서 강력계 강철중’ 형사는 출신성분이 다른 경찰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특채 경찰인데, 아시안 게임 복싱 은메달리스티였다.
한마디로 ‘꼴통’인 강형사는 우연한 기회에 살인자와 만나게 되고, 그를 기억한다. 살인자는 자기 부모를 죽인 패륜아지만 사회에서는 가장 잘 나간다는 펀드매니저.

우리 사회의 펀드매니저들은 좀 기분이 좋지 않겠다. 이렇게 냉혈하고 이중인격의 인간을 펀드매니저라고 그리고 있으니. 뭐, 그렇더라도 이건 영화고,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이 중요한게 아니고, 이를테면 엘리트라고 하는 자들의 허위의식과 이중인격을 그리고 있는 것이니 직업이 어떤가는 큰 문제가 안 된다.
펀드매니저이자 이중인격자,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 역할의 이성재의 연기는 훌륭하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냉혈한은 영화처럼 단지 개인의 문제는 아니다.
일테면, 극중에서 조이사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인물이지만 그의 성격은 잔인하고 냉혹하다. 그런데, 그의 부모는 고아원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모두 내놓을 만큼 덕이 많고 인자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그런 부모 밑에서 그토록 악랄한 자식이 나올 수 있을까.
나올 수 있겠지만, 그것이 단지 개인의 성격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사회적 문제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비정함’의 원인이 ‘물질’에서 온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꼴통’ 경찰을 통해 잘나가는 엘리트의 범죄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것으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것이 이 영화의 재미라면, 조연들의 맛깔나는 연기는 영화에 양념처럼 잘 어울린다.

2편에서는 강철중이 검사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검찰’의 교육용 영화로 봐도 좋겠다. 대한민국 검찰은 이 영화를 의무적으로 보고, 한달에 한번씩 꾸준히 봐서 영화 속 검찰을 보고 배우기를 바란다.
역시 ‘꼴통’ 검찰인 강철중은 우리 사회의 거물인사, 사회지도층이고 상류층인 명선재단 이사장 한상우를 잡기 위해 온갖 꼴통짓을 다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는 부류가 얼마나 썩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역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데, 기껏 정치가 한 두명 더 잡아넣는 것으로 끝나는 걸 보면, 이 영화의 스케일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 감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겠다.
우리 현실을 보면, 영화보다 더 규모가 큰 비리가 산적해 있고, 한상우보다 더 나쁜 놈들이 트럭으로 실을 정도로 많이 있지만, 정말로 ‘사회 정의’가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영화는 그야말로 ‘환상’의 세계에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이고 아주 재미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좋고,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조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도 좋다.
하지만 아무리 영화에서 통쾌하게 풀어낸다고 해도 현실이 더 답답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영화만 보고 잠시 기분좋으려다 현실로 돌아오면 더 짜증나는 것은 왜일까?


공공의 적
감독 강우석 (2002 / 한국)
출연 설경구,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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