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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 미국 경찰의 역사와 권력 파워 - 미국 경찰의 역사와 권력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경찰의 탄생 과정과 성장, 권력을 확대해 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 경찰의 '힘(권력, 물리력, 폭력성 등)'은 세계 어떤 국가의 경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헐리우드 영화에서도 미국 경찰을 다룬 영화가 매우 많고, 미국 사회에서 '경찰'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독보적인 집단으로 존재한다. 물론 그들도 통제받고,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경찰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는 다른 나라와 사뭇 다른데, 그 원인은 미국 역사에 있다.미국 경찰의 출발은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하기 시작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경찰' 형태는 1830년대 시카고에서 시작하지만, 그 이전.. 2024. 10. 23.
내 친구 다머 내 친구 다머 작가 더프 백더프가 제프리 다머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함께 학교 생활을 했던 동창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제프리 다머를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머의 범죄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그의 생애를 깊게 추적하고, 자료를 체계적으로 만들며, 다머의 부모는 물론 다머와 직접 관련 있는 인물을 인터뷰해서 한 권의 그래픽노블로 완성한 사람은 더프 백더프가 유일하다.이 작품을 다시 읽게 된 건, 최근 넷플릭스에서 '다머-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 10부작을 제작 방송한 걸 보고 나서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에 넷플릭스 시리즈로 '살인을 말한다 : 제프리 다머 테이프' 3부작도 있었다. '다머-괴물'은 드라마고, '살인을 말한다'는 다큐멘터리다. '내 친구 다머'는 더프 백더프.. 2024. 10. 17.
페인킬러 페인킬러 넷플릭스. 미국 제약 산업의 추악한 음모를 파헤친 세미 다큐드라마 6부작. 이 드라마의 원작은 같은 제목으로 배리 마이어가 쓴 책이다. 책은 한국에도 번역되어 판매하고 있다. 저자인 배리 마이어는 '뉴욕타임스' 기자이며, '퓰리처상'을 받은 유능한 기자다. 그가 '옥시콘틴'이라는 마약성 진통제에 관해 깊이 파고 들어 취재한 결과물을 정리한 내용인데, 이 사건이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최근의 사건이며, 여전히 미국에서 진행되는 매우 심각한 기업 범죄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와 각 기관의 부패와 타락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한편, 역설적으로 이런 부패하고 타락한 기업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기업을 파산하도록 만드는 사법부의 의지와 힘이 미국을 지키고 있음을 알게 한다.마약성 진통제 '옥시.. 2024. 10. 12.
전, 란 전, 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으니, 이 영화 절반은 박찬욱 작품이라고 봐도 좋겠다. 최근 개봉한 한국 역사(사극) 영화 가운데 앞자리에 설 영화다. 영화 배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고, 선조로 대표하는 지배계급과 양반계급인 종려, 양인이었으나 억울하게 노비가 된 천영의 대립이다. 여기에 일본군 대장 겐신이 등장한다.임진왜란이 발발하기 불과 3년 전, 조선에서는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심각한 사건이 발생한다. 나중에 '기축옥사'로 이어지는 '정여립 모반 음모'가 발단인데, 현대 역사학자의 해석으로는 정여립이 워낙 강직하고 바른 말을 잘 하는 선비였으며, 그가 율곡의 제자였으나 스승까지도 비판하는 반골 기질이 강한 인물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정여립은 '동인' 계열이어.. 2024. 10. 11.
라스트 미션 라스트 미션 클린트 이스트우드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향해 치닫는다. 이혼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내의 장례를 마친 얼은 마지막 임무를 끝내지 못한다.마약단속국이 그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앞뒤로 그를 포위해 체포한다. 얼마 전, 마약을 운반하는 '할배'의 존재를 확인한 마약단속국 요원 콜린은 용의자가 모텔에 묵을 걸 알고 그를 찾았지만, 엉뚱한 사람만 잡는다. 우연히 그곳에서 만난 얼과 콜린은 인사를 하고, 간단하게 이야기도 나누는데, 이 짧은 대화는 나중에 '얼'이 체포되는 장면에서 다시 콜린을 만나는 장면과 이어지면서, 가정과 가족이 있는 남자들의 강한 공감대를 드러낸다.'얼'은 처음 본 콜린에게, 살아보니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2024. 10. 3.
페르시아어 수업 페르시아어 수업 2차 세계전쟁 당시 유태인 박해를 다룬 수 많은 영화 가운데 하나. 유대인은 자신들이 2차 세계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미국 헐리우드를 장악한 유대자본은 나찌의 만행을 고발하고, 유대인이 당하는 고난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쉰들러 리스트'가 대표적이고, 쿠엔틴 타란티노가 만든 '바스터드 : 거친 녀석들'은 유대 자본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감독의 역사관에 기반한 나찌 징벌 영화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헐리우드 영화 가운데 2차 세계전쟁에서 유럽을 배경으로 다룬 영화의 대부분은 직간접으로 유대인 학살과 관련 있다.2차 세계전쟁에서 유대인이 나찌에게 학살 당한 역사적 사실은 분명하다. 인류는 어떤 .. 2024. 9. 27.
베스트 오퍼 베스트 오퍼 욕망에 눈 먼 남자의 파멸. 두세 번 정도 본 영화. 왜 보게 될까 생각하니, 영화에 나오는 예술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서야 연출한 감독이 누굴까 찾아보니 '시네마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을 만든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었다. 아하, 이 영화가 끌리는 이유가 있었다.줄거리만 요약하면 영화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들이 대부분 마지막 장면의 반전을 위해 앞부분부터 차근차근 빌드업 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앞부분의 약간 지루함을 참고 봐야 하는데, 이 영화는 눈이 호강하기 때문에 지루한 줄 모르고 보게 된다.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개성 있고, 독특한 매력을 갖는데, 감독은 인물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 2024. 9. 25.
시티 오브 갓 시티 오브 갓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마치 '브라질 판 대부'를 보는 느낌이면서, 그보다 훨씬 잔혹하고 폭력성이 강하다. '대부'가 미국 마피아 집단을 오히려 미화해서 그렸다면, 이 영화는 브라질 빈민 지역의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려 했다. 두 영화 모두 잔혹한 살해 장면이 곳곳에 등장하고, 집단 학살도 보이지만, '대부'가 주로 성인 남성들끼리 벌이는 난투극이라면, 이 영화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벌이는 학살극이라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가 다르다.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약 10여 년의 시간으로, 브라질의 대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변두리에 있는 빈민촌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었으며, 등장 인물들도 거의 모두 실존 인물이다. 영화를 바라보고, 각 .. 2024. 9. 21.
인투 더 파이어 인투 더 파이어 넷플릭스 2부작 다큐멘터리.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롭고, 통렬하다. 어쩌면 모든 사소한 일들이 우연으로 엮이면서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전모는 마치 하나의 '우주'를 생성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규모는 작지만, 파편으로 흩어진 인물과 사건들이 보이지 않는 중력에 이끌려 모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모인 인물과 사건은 스스로 응집하며 열을 발산하고, 불과 빛 에너지를 방출한다.전체 사건의 스모킹 건을 당긴 사람은 '캐시'다. 그는 어느 날 공문서 하나를 우편으로 받는다. 거기에는 오래 전 비밀 서약으로 입양 보낸 딸이 실종되었다는 내용이 있었다.캐시는 다른 자녀 없이 남편과 둘이 오붓하게 살아가는데, 그에게는 10대 이미 딸을 출산하고, 그 딸이 9개월 때 .. 2024. 9. 16.
베테랑2 베테랑 2 류승완 감독 작품. 서도철(황정민) 형사 팀이 나오는 걸로는 '베테랑'의 후속 작품으로 볼 수 있지만, 별개의 작품으로 봐도 좋을 정도로 전편과 큰 관련이 없다. 믿고 보는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고, 바로 직전의 작품인 '밀수'는 세 번을 볼 정도로 좋았으며, '베테랑'은 류승완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크게 흥행한, 1천 만 관객을 모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후속작인 이 영화에 기대가 컸다. 액션류승완 영화에서 액션은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낼 정도로 중요하다. 감독 자신이 배우로 출연할 때도 액션 연기를 직접 할 정도로 액션을 좋아하고 또 잘 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짝패'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배우로도 액션 연기를 펼치는데, 이때 액션은 사실적이고 화려하며, 지독하다.'피도 눈물도 없이'.. 2024. 9. 14.
샌 안드레아스와 램페이지 샌 안드레아스와 램페이지헐리우드의 영웅 서사 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적 클리셰를 다 보여주는 두 영화인데, 오락 영화 성격이 강하면서도 관객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도 있다. 브래드 페이튼 감독은 그가 연출한 여섯 편 정도의 영화 가운데 '넷플릭스' 드라마 두 편을 빼면 모두 블록버스터 영화다. 1978년 생으로 아직 젊은 감독인데, 헐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주로 연출할 정도라면 대형 영화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거다.그의 여러 작품 가운데 최근에 본 두 편의 영화를 바탕으로, 헐리우드 영화의 특징과 클리셰, 성공하는 상업 영화의 장단점에 관해 알아보면 재미있을 듯 하다.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대자본이 투입되므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흥행의 압박이 있다. 하지만 많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해외 .. 2024. 9. 8.
카지노 카지노 마틴 스콜세지 감독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세 번 정도 봤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집중해서 봤다. 스콜세지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와 그의 오랜 동료 조 페시가 등장하면서 하드보일드한 내용이 전개될 걸로 기대한다.스콜세지의 이전 영화 '좋은 친구들'과 '비열한 거리'와 맥을 함께 하는 마피아 영화이면서, 미국 라스베가스 도박 역사의 한 시대를 담은 영화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드는 영화는 다른 어떤 감독의 작품보다 '리얼리즘'에 충실하다. 거의 모든 영화는 현실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도 현실을 매우 충실하게 반영하는 걸로 유명하지만,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폭력적이고, 잔혹하다. 영화는 현실의 폭력성과 잔혹함을 '카메라'를 통해 반영하기 때문에 많은.. 2024. 9. 5.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요즘 고민시 배우가 활약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에서 처음 보고, 상당히 영리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연기는 물론 잘 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배우라는 인상을 받았다.그런 고민시 배우가 출연해서 관심을 갖고 봤는데, 전반적으로 드라마의 전개나 서사는 나쁘지 않았지만, 8부작은 좀 늘어지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압축해서 4회 정도로 했다면, 속도감 있고, 몰입감도 더 있었을 걸로 여겨진다. 유성아(고민시 배우)는 싸이코패스 살인마로 등장한다. 모든 싸이코패스가 살인을 하지 않지만, 살인을 한 싸이코패스는 딱 한 명만 죽이지는 않는다. 즉, 살인이 시작되면 멈추지 않게 된다. 물론, 살인의 간격이 아주 오래.. 2024. 8. 25.
추락의 해부 추락의 해부 누구나 느끼지만 말할 수 없는,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끼는 깊고 복잡한 감정을 끝까지 파헤치려는, 하지만 끝내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는 걸 말하는 영화.이 영화를 본 관객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이 영화에 깊게 몰입했다. 죽은 다니엘의 처지에 공감하는 입장이어서다. 똑같은 상황은 아니어도 부부로 살면서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부부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내밀한 감정이 있다. 특히 영화 속 다니엘과 산드라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산드라는 작가로 어느 정도 성공한 인물이고, 다니엘은 소설을 쓰려 애쓰지만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 절망한다.사뮈엘이 스눕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니 아버지 다니엘이 문 앞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뮈엘은 집안에 있는 엄마 산드라를 소리쳐 부.. 2024. 8. 22.
악마와의 토크쇼 악마와의 토크쇼 잘 만든 영화. 페이크 다큐멘터리 방식을 활용한 점도 좋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알레고리가 풍부한 면도 좋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은 오컬트 공포 영화로 볼 수 있지만, 영화가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타락한 언론에 관한 이야기다. 즉, 오컬트 공포와 타락한 언론은 두 개의 얼굴을 한 하나의 괴물이라는 뜻이다.1977년 할로윈 전날 밤에 방송한 토크쇼 프로그램이 비공개 상태에 있다 47년만에 공개된다. 화면은 오래 되어 빛이 바랬고, 등장인물들의 의상은 70년대 패션으로, 70년대 당시의 방송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어, 마치 실제 방송 프로그램으로 착각할 정도다.진행자 잭 델로이는 유능한 진행자이며, 상당한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시청률은 만년 2위에 머물러 초조한 상태다. 그는 시청자.. 2024. 8. 19.
굿 라이어 굿 라이어 적극 추천하지 않지만, 헬렌 미렌이 나와서 본 영화. 이언 맥켈런도 나오는데, 두 사람 나이를 합하면 140살이 넘는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가 갈리면서 호불호가 크다. 과거의 비밀이 드러나는 후반은 좋지만, 앞부분에서 아무런 장치를 하지 않아 뒤에 나오는 장면이 뜬금없게 보일 수 있다.스토리는 흥미로운데, 풀어가는 방식에서 조금 실망스럽다. 로이(이언 맥켈런)는 70대 노인이지만, 여전히 혈기왕성한 사회 활동을 한다. 그는 사업가로 행세하지만, 그가 함께 하는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협잡과 사기다. 투자를 미끼로 투자금을 받은 다음 잠적하는 방식으로 로이는 꽤 많은 돈을 모아 넉넉한 삶을 살고 있다. 70대라면 이제 모든 사회 생활에서 은퇴하고, 평안한 삶을 살아도 좋을 듯 한데.. 2024. 8. 17.
매노드롬 매노드롬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명제를 보여준 영화.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려는 의도는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랠피는 우버 서비스를 하고 있고, 지금 그의 수입은 우버로 버는 돈이 유일하다. 영화 시작부터 날카로운 불협화음의 음악이 관객에게 불안과 고통을 느끼게 만든다. 이건 랠피의 감정 상태를 드러내고 있어, 그가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 감정을 청각화 한 것이다.그의 여자 친구는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고, 곧 출산을 앞둔 임산부여서 몸과 마음이 힘들다. 랠피는 여자 친구 '샐'의 출퇴근을 돕고,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샐'은 산부인과 검진을 더 받아야 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옷이며 각종 용품도 구입해야 한다.그는 지금.. 2024. 8. 14.
더 플랫폼 더 플랫폼 '설국열차'의 세로 버전이면서 '오징어 게임'의 속성을 결합한 영화. 알레고리로 가득한 영화는 해석의 여지가 많아서 좋다. 영화 속 배경은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이고, 이곳에 들어가는 사람은 밑바닥이 몇 층까지 있는지 알 수 없는 깊이의 공간이다. 공간과 시간이 모호한 배경은 SF나 판타지와 연결된다. 이걸 뒷받침하는 장치로, 음식이 올려진 직사각형의 거대한 돌이 아무런 견인 장치 없이 공간을 이동한다. 0층에서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데, 이 돌이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생각하면, '자기부상' 원리처럼, 돌이 움직이는 건물 중앙의 직사각 공간에 자기장을 형성하고, 움직이는 돌에도 자기장이 있어 서로 극성을 띈 상태로 공간에 떠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을 걸로 상상할 수 있다. .. 2024. 8. 11.
2024, 2NE1과 블랙핑크 2024, 2NE1과 블랙핑크2NE1이 돌아왔다. 한국 여성 아이돌 그룹 가운데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노래와 춤, 퍼포먼스를 보였던 걸 클래쉬 그룹 2NE1이 돌아온다는 소식만으로도 음악계가 출렁이고 있다. K-POP을 세계에 알린 1세대 그룹이며, 지금 활동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원형이자 전범이 된 그룹 2NE1. 그들의 귀환을 진심으로 환영한다.2NE1은 지금처럼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그룹이다. 2NE1이 만든 한국 걸그룹의 영역을 발판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한 블랙핑크는 음으로 양으로 2NE1의 덕을 많이 봤으며, 2NE1에게 빚을 졌다.그렇기에 블랙핑크의 성공은 한국 걸그룹의 성공이며, 한국 K-POP의 성공을 상징한다. 2NE1이 그룹을 해체하고 저마다 개인으로 새롭게 활동하는 걸 보면.. 2024. 7. 26.
아메리칸 갱스터 아메리칸 갱스터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미국 사회는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거대한 대륙이라는 물리적 특징과 함께 그 대륙에 사는 사람들도 수 많은 나라에서 자의, 타의로 이민온 사람들이 섞여 살기 때문에 가치관, 세계관이 사뭇 다르고, 그렇게 다양성이 충돌하면서 또 조화를 이뤄가는 사회라는 점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나는 그들의 사회가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를 다룬다. 1968년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미국에서 마약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시기였다. 마약이 미국으로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건 1960년대 들어서다. 미국은 2차 세.. 2024. 7. 22.
킬 룸 킬 룸 감독은 누군지 모르지만, 우마 서먼과 사무엘 잭슨이 나와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진행하면서, 코미디 영화의 형식이지만, 결코 가볍게만 볼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형식은 코미디로, 흐름은 가볍고, 심각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배경은 묵직하다. 패트리스(우마 서먼)는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며 작가들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그의 세계는 비싼 그림을 소장하는 콜렉터들, 즉 부자,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부르주아적' 세계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 마약을 구입하는 통로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과도 접점이 있다.패트리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사람은, 여성이 입었던 속옷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겸하고 있는데, 이 사업이 꽤 잘 된다고 말한다. .. 2024. 7. 18.
더 스퀘어 더 스퀘어 어떤 영화인지 모르고 보다, 어디선가 본 느낌이 들었다. 감독 이름을 확인하고 검색하니 작년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연출한 감독 작품이었다. 어쩐지 느낌이 비슷했다. '슬픔의 삼각형'보다 더 지독하게 불편한 영화로, 영화 내내 전혀 웃음이 없고, 짜증과 씁쓸함만 묻어난다. 이건 명백히 감독의 의도이며, 이런 불편한 영화를 깐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좋아한다.'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는 영화인데, 이때 개념은 켄 로치 감독의 작품과는 '정치적 올바름'이 질적으로 다르다. 켄 로치는 노동계급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영국 사회의 모순을 구체적인 노동자의 삶을 통해 들여다 본다. 특히 대처 수상이 '신자유주의'를 선언하면서, 영국 노동자의 삶이 어떻게 추락하고 망가지는가.. 2024. 7. 15.
참을 수 없는 사랑 참을 수 없는 사랑 코엔 형제 작품. 로맨스 영화,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감독이 과연 얼마나 될까. 코엔 형제는 블랙 코미디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형제 감독이지만, 이 영화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또 다른 명작이다. 코엔 형제 특유의 완벽한 시나리오, 놀라운 복선과 반전이 어김 없이 돋보이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최고여서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내가 코엔 형제를 워낙 좋아해서 그렇겠지만,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처음 보는데,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게 이상할 정도다. 예전에도 어딘가에서 밝혔는데, 지금까지 내가 본 수천 편의 영화 가운데 가장 훌륭한 영화를 고른다면 나는 단연코 '코엔 형제'의 영화다. 스탠리 큐브릭, 마틴 스콜세지, 켄.. 2024. 7. 8.
더 킬러 더 킬러  데이비드 핀처 감독 작품. 미니멀 하드보일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로, 한 번만 보기에는 아까워서 두 번 또는 그 이상 보게 되는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한데, 암살에 실패한 주인공 킬러가 자신과 자신의 여자 친구를 죽이려는 누군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이 영화에서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사건의 발단은 주인공이 암살에 실패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그보다는 암살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그의 태도와 생각이 영화의 본질이다. 또한 이 영화는 '살인'을 보여주지만, 그건 일종의 메타포일뿐, 이 영화는 한 중년 남성이 살아가는 방식을 매우 정교하게 보여주는 영화다.주인공 '킬러'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그가 여러 명의 가명을 쓰며 세계를 돌아다니는 건, 바쁘게 살아가는 샐러리맨을 상징한다. 보통의 중년.. 2024. 7. 6.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영웅서사, 오디세이아의 아포칼립스 버전 인류 역사에 등장하는 영웅은 '역사의 현현'이다. 인류는 작게는 부족 단위부터 크게는 국가 단위까지 집단이 겪었던 고난과 투쟁을 기억하기 위해 영웅 서사를 만들었다. '영웅'은 집단 기억에서 탄생한 아이돌이며, 영웅 서사에는 집단의 흥망성쇠, 희노애락이 응축되어 있다.조셉 캠벨은 '세계의 영웅 신화'에서 영웅의 모험을 기승전결로 구분했다. 영웅은 고향(또는 부모)을 떠나 반드시 낯선 세계로 모험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퓨리오사는 자기의 고향인 '풍요의 땅'에서 자기의 의지와 상관 없이 바깥 세상으로 이끌려 나온다.이때 퓨리오사가 '여성'이어서 남성 중심의 영웅 서사와 달리 '여성 영웅' 서사의 관점 즉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해석할 여지에 관해.. 2024. 6. 27.
기계식 키보드 열 가지 비교 기계식 키보드 열 가지 비교 며칠 전에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키보드를 한꺼번에 세 개를 구입했다(아직 샤오미 키보드는 도착하지 않았다). 오늘 집에 키보드가 몇 개나 되나 찾아보니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 열 개였다. 샤오미 키보드가 도착하면 열한 개가 된다. 돈이 썩어나서 키보드를 일회용으로 쓰려고 마구 사들인 건 당연히 아니고, 여기 있는 키보드는 전부 2-3만원 대 저렴한 키보드들이다. '커세어'처럼 비싼 키보드는 내가 산 게 아니고, 아들이 쓰다 고장난 걸 내가 한동안 쓰다 묵혀두었다. 10만원대 키보드도  하나 있지만, 그것도 할인 판매할 때 구입했다.좋은 키보드를 찾으려는 노력은 내가 글쓰는 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금은 노트에 연필, 볼펜 또는 만년필로 글을 쓰는 사람을 한 손에 꼽을 만큼 .. 2024. 6. 2.
질병 해방 질병 해방 내가 거의 읽지 않는 분야의 책들을 꼽자면, 마케팅, 재테크, 투자, 자기 계발, 종교, 건강 등이다. 나와 아무 관련도 없을 뿐 아니라 대중을 기만하고, 심하게 표현하면 대중을 상대로 사기 치는 책들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물론 그런 종류의 책에서도 배울 점은 있고, 어느 정도 훌륭한 내용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삶의 본질에 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살고 죽을 때까지 끊임 없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데, 그 배움의 과정에서 얄팍한 껍데기만 핥는 내용으로 쓴 책을 읽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살면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쓴 책을 읽어야 할 때가 있다. 기술 서적이 아니라 인문학을 포함한 폭 넓은 시야와 역사.. 2024. 5. 27.
20년 만에 만드는 울타리 집 지을 때, 현관 앞 공간은 평범한 잔디밭 마당이었다. 집 지을 돈이 부족해서 집 건물 외 마당을 꾸미지 못한 점도 있지만, 이때는 별다른 아이디어도 없었고, 가능한 있는 그대로, 많이 꾸미지 않고 살기로 생각했었다.시골에서 단독주택에 살아 본 경험이 없어서 모든 것이 시행착오였고, 자연의 변화와 변수를 전혀 생각하지 못한 건 우리 잘못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마당에는 온갖 풀이 자라는데, 이게 여간 신경 쓰이고 골치 아픈 존재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결국 2년이 지나고, 2007년에 현관 앞 공간에 데크를 놓았다. 이때 데크 공사는 목조 주택을 짓는 전문가이자 한 마을에 사는 이웃의 도움을 받았고, 모든 자재는 방부 구조목을 썼다.처음 데크를 놓았을 때, 이 공간이 이렇게 넓고 훌륭한 공간인줄 몰.. 2024. 5. 18.
3박4일 진도 여행 - 04 넷째 날. 짐 정리를 하고, 쓰레기를 분리해서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리고, 체크 아웃을 하고 '쏠비치 진도'를 떠났다. 어제 진도를 한 바퀴 온전히 돌아봤으므로 오늘은 곧바로 진도를 떠나 '소쇄원'으로 향했다. 점심은 가는 길에 적당한 곳에서 먹기로 했는데, 소쇄원 들어가는 길에 마침 생선구이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생선구이와 죽통밥을 주문했고, 떡갈비도 같이 나왔다. 당연히(?) 음식은 맛있고, 아침 겸 점심으로 맛있게 밥을 먹고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소쇄원에 도착했다.소쇄원은 20여년 전에 왔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도 한 번은 왔었다고 아내는 말하는데,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처음 왔을 때 기억이 참 좋았다. 지금은 오히려 잘 정돈, 정비되어 있어서 깔끔한데, 분위기가 조금 바뀐 듯 하다.  소.. 2024. 5. 6.
3박4일 진도 여행 - 03 셋째 날. 아침밥은 객실에서 간단하게 미역국과 밥. 어제 저녁에 미리 리조트 베이커리 카페에서 사다 놓은 치즈 케이크로 아내의 예순번 째 생일을 축하했다. 오늘은 어디를 둘러볼까 고민하지 않고, 차를 타고 리조트를 빠져나와 처음 간 곳은 가까운 곳에 있는 '신비의 바닷길'이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자연스레 진도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았는데, 아래 지도처럼, 섬의 가장 바깥 도로를 따라간 흔적이 뚜렷이 남았다. 진도에 온 많은 여행자들 가운데 이렇게 완벽한 일주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걸로 생각한다.유명한 여행지를 찾아다니지 않고, 그저 우리가 가고 싶은 곳, 다니면서 만나는 곳에 차를 세워 풍경을 봤는데,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경관이 아름다웠으며, 길은 편안하고, 들판과 산은 풍요로웠다.'..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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