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
장화, 홍련 다시 봤다. 공포의 뿌리에는 깊은 슬픔이 고여 있다. 이 작품에서 슬픔의 근원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엄마와 동생의 죽음-이고, 그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아버지다. 여기서 아버지는 가족 관계를 파탄낸 주범이자, 남성 가부장제의 전형으로, 자기 욕망을 위해 아내와 자식(딸들이다. 아들이었다면 과연 버렸을까)을 버렸다. 이 작품의 비극은 수미의 트라우마를 표현하고 있지만, 정작 아내와 막내딸을 죽게 하고, 큰딸을 미치게 만든 아버지는 멀쩡한 데 있다. 가해자는 멀쩡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도 않고, 오히려 젊은 여자-제자이자 간호사-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피해자인 수미는 죽음보다 더 큰 공포와 괴로움과 슬픔에 갇혀 질식하고 있다. 이건 잔혹한 부조리극이고, 비틀린 관계와 공간에서 앞으..
2023. 5. 17.
슬픔의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 -프레첼 스틱을 홍보하는 영화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도 받았고, 봉준호의 '기생충'도 받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폴커 슐뢴도르프의 '양철북',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첸카이거의 '패왕별희', 에밀 쿠스트리차의 '언더그라운드', 누리 빌게제일란의 '윈터 슬립',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 코엔 형제의 '바톤 핑크' 등 수많은 뛰어난 작품이 이 상을 받았다. 게다가 이 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연출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에도 '더 스퀘어'로 같은 상을 받았으니, 두 작품을 받은 감독은 몇 명 안 되는 상황에서, 칸 영..
2023. 5. 12.
서도비엔아이 창립50주년 기념 행사
0.2% 생존율, 창립 50주년을 맞는 중소기업을 보며 -서도비엔아이 창립50주년 기념 행사 오랜 벗을 둔 덕으로 친구와 함께 한 중소기업 창립 축하 만찬에 참석할 수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이고, 기업의 창립기념 만찬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라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살짝 긴장했다. 나를 초대하신 분에게 결례가 되지 않으려 나름 깔끔하게 차려 입고 갔다. 행사 시작하기 두 시간 전, 장충공원에서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서울토박이로, 태어나 자란 곳은 다르지만, 스무 살에 만나 같은 날 논산훈련소에 입소하고, 함께 훈련생으로 교육받고, 강원도 화천의 포병대대에서 함께 복무하고 지금까지 40년을 변함없이 우정을 쌓아오는 신실한 벗이다. 장충공원에는 한창 벚꽃이 흐드러지고, 진달래, 매화, 목련, 개나리가 화..
2023. 4. 3.
이탈리안 카레
2013-09-27 커리? 카레? 커리? 카레? 엊그제 저녁, 아들과 함께 방문한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식당에 갔다. 양수리에 있고, 지난 번에도 몇 번을 갔던 곳이다. 메뉴판에 새로운 메뉴가 있어서 주문을 했다. '커리'. '커리'라고 하면, 동대문에 있는 '히말라야'가 값도 적당하고 맛있다. 비싼 곳은 '강가'인데, 음식값으로만 보면 '히말라야'보다는 비싸면서 맛은 조금 덜하다. 어떻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내세운 곳에서 '커리' 메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는데, 주문한 결과는 역시나였다. '커리'는 인도, 네팔의 전통음식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건 '카레'를 이름만 바꾼 것이었다. 쇠고기를 너무 질겼고, '카레'의 맛도, 양도 적었다. 값은 당연히 비쌌고. '히말라야'에서 맛있..
2023. 3. 28.
과일 요거트
2013-09-13 과일 요거트 아침 또는 저녁 가능한 채식에 자연식을 하기 위해 시도해 본 식사. 사진에 보이는 묽은 소스는 두부 소스이다. 두부 한 모와 레몬 한 개, 그리고 우유를 조금 넣고 갈면, 저렇게 묽은 소스가 된다. 여기에 집에 있는 채소와 과일을 적당히 썰어 넣는다. 오이, 토마토, 바나나 등이 들어 갔는데, 사과, 배, 복숭아, 무화과 등 어떤 과일도 좋고, 견과류를 넣으면 더 좋다. 보통 두부 한 모를 그냥 먹으려면 먹기 쉽지 않다. 김치에 싸 먹어도 한모를 다 먹으려면 배가 많이 부르다. 하지만 이렇게 믹서기에 갈아서 먹으면 두부 한 모를 간 것도 과일, 채소와 함께 다 먹게 된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채소와 과일을 함께 먹어서 칼로리가 매우 낮고, 소화도 잘 된다. 두부에서..
2023. 3. 28.
집에서 먹는 커리, 난, 과일, 김밥
2013-08-18 집에서 먹는 커리, 난, 과일, 김밥 집에서 만들어 먹는 커리와 난 인도식 커리와 난 믹스는 공장 제품이다. 하지만, 만들어 놓고 먹어보면 감탄이 나온다. '에베레스트(인도, 네팔 음식 전문점)'나 '달'과 같은 곳에서 먹는 것보다 당연히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훌륭하다. 커리의 재료는 짜장밥을 할 때처럼 각종 채소를 작게 썰어 만들었다. 흔히 먹는 '3분카레'하고는 많이 다르다. 국물이 거의 없는 커리는 난에 싸 먹거나 찍어 먹는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별미로는 괜찮은 수준이다. 여름 과일 여름이 깊어가면서, 그나마 더위 속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제철 과일들이다. 여름에는 단연 수박이 제왕이지만, 나는 수박만큼 참외를 좋아한다. 수박은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시원한 상태로 ..
2023. 3. 28.
집에서 만든 짜장밥,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2013-08-11 집에서 만든 짜장밥과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짜장밥 비록 짜장 소스는 공장 제품이지만, 다른 재료는 땅에서 난 것들이 많다. 감자, 호박, 당근...돼지고기...중국집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밥 대신 국수를 삶고 짜장 소스를 얹으면 짜장면이 되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중국식 음식. 주말 별미. 비빔국수 집에서 만들어 먹은 비빔국수. 비빔국수에는 골뱅이가 들어가야 맛있다. 골뱅이는 파무침으로 맥주 안주로도 최고지만, 이렇게 비빔국수에 넣어 먹으면 국수가 한결 맛있다.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비빔국수를 만들기도 하고, 고추장과 고추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만드는 양념비빔국수도 있다. 계란 지단은 포인트.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은, 아내표 오무라이스...
2023.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