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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든 짜장밥,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2013-08-11 집에서 만든 짜장밥과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짜장밥 비록 짜장 소스는 공장 제품이지만, 다른 재료는 땅에서 난 것들이 많다. 감자, 호박, 당근...돼지고기...중국집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밥 대신 국수를 삶고 짜장 소스를 얹으면 짜장면이 되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중국식 음식. 주말 별미. 비빔국수 집에서 만들어 먹은 비빔국수. 비빔국수에는 골뱅이가 들어가야 맛있다. 골뱅이는 파무침으로 맥주 안주로도 최고지만, 이렇게 비빔국수에 넣어 먹으면 국수가 한결 맛있다.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비빔국수를 만들기도 하고, 고추장과 고추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만드는 양념비빔국수도 있다. 계란 지단은 포인트.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은, 아내표 오무라이스... 2023. 3. 28.
테라로사 서종 2013-08-10 테라로사 서종 테라로사'팔선생'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에 있는 '테라로사'에 갔다. 토요일 점심 무렵이라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과연 많다. 다행이 2인 자리가 있어 의자를 하나 빌려다 놓고 앉았다.커피를 주문하고, 빵을 샀다. 테라로사에서는 빵도 만들어 팔고, 샐러드와 파스타도 판다. 빵과 커피를 마시며 사진에 보이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 보았다. 책들은 거의 모두 '타쉔'에서 나온 책인데, '타쉔'은 건축전문 출판사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예술 전반에 걸친 책들이 많았다.'테라로사'는 이미 커피의 명가로 소문이 나서인지, 사람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 그것도 주로 젊은 사람들이다. 여기 앉아 있으면 사람 구경하기 참 좋다.커피값으로만 보면 강남의 카페에서 파는 가격과 비슷한데.. 2023. 3. 26.
팔선생과 푸챠오 2013-08-10 팔선생 팔선생 오늘 아들과 함께 오랜만에 '팔선생'에 갔다. 짜장면이 먹고 싶을 때면, 동네 중국집보다는 '팔선생'으로 가곤 했는데, 값은 1-2천원 비싸도 훨씬 맛있다. 오늘도 짜장면하고 고추잡채와 꽃빵을 함께 주문했는데, 탕수육을 맛뵈기로 주시면서, 할 말이 있다고 하셨다. 이번 주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유는, 일하는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팔선생'은 산 속에 있긴 하다. 우리집처럼 마을 가운데 있어도 밤이 되면 고요하고, 불빛은 가로등이 전부이고, 풀벌레 소리 외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데, '팔선생'은 우리집보다 더 산속에 외따로 있으니 밤이면 더더욱 적막할 것은 분명하다. 일하는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니 더 안타깝다. 서.. 2023. 3. 26.
팥빙수와 쌀국수 2013-08-09 팥빙수와 쌀국수 팥빙수 파리바게뜨에서 먹은 팥빙수. 커피전문점이나 카페에서 파는 팥빙수는 9천원-1만2천원씩이나 해서 너무 비싸다. 그나마 파리바게뜨에서 파는 팥빙수는 6천원이고,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파리바게뜨'를 좋아하지 않지만, 너무 더운 날이고 서울에서는 마땅히 쉴만한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팥도 넉넉하고, 과일까지 올려주어서 꽤 성의 있어 보였다. 이것도 매장마다 다를텐데, 이곳 아르바이트 하는 친구가 꽤 살뜰한 듯하다. 나는 팥을 무척 좋아하는데, '동지 팥죽'을 세 그릇씩이나 먹을 만큼 팥죽을 좋아하고, 수수팥떡도 엄청 좋아한다. 그리고 여름에 먹는 팥빙수도, 순전히 팥이 들어가서 좋아한다. 아들과 팥빙수를 먹으면서 나눈 대화. 어려서 .. 2023. 3. 26.
옥수수 2013-08-03 옥수수 옥수수 여름에는 과일이 많이 나와서 좋다. 참외, 복숭아, 자두, 수박, 포도 등 맛있는 과일은 몸에도 좋은 제철 과일이다. 그럼에도 옥수수가 맛있다. 옥수수는 무덤덤한 맛이다. 딱히 맛이 있다고도 말하기 어렵다. 그냥 물에 삶아내면 되는데,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옥수수는 맛있다. 우리동네도 '대학찰옥수수'라고 간판을 내걸로 삶아 파는데, 가격이 싼 편이 아니다. 인터넷이나 여기 페이스북 친구가 판매하는 옥수수가 더 싼데, 동네에서 파는 걸 사 먹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가끔 사 먹는다.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가는 늘어나고, 지역에 따라 팔리는 정도가 다를 듯 하다. 우리동네는 서울에서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삶은 옥수수가 제법 팔린다. 다른 과일들.. 2023. 3. 26.
일본 라멘 2013-08-02 라멘 일본 라멘 교보문고에서 책은 구입하지 않고 MUSE 음반만 구입하고는 강남으로 이동했다. 요즘은 전철로 강남 가기가 편리하다. 교보문고에서 곧바로 5호선을 타서 왕십리역에서 내려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선릉역에서 내리면 강남역까지 두 정거장이다. 왕십리에서 선릉까지는 거의 직선이라 예전의 2호선을 타고 빙빙 돌아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강남역 근처에 '알라딘 헌책방'이 있다. 가장 큰 매장이고, 그만큼 책도, 사람도 많다. 지난번에 책을 좀 많이 구입했는데, 어제는 사람과 책은 많았지만 고를만한 책은 많지 않았다. 책을 택배로 발송하고, 아내 회사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은 일본 라멘. 낮에는 베트남쌀국수. 올해는 콩국수를 아직 한 번도 못 먹었다. .. 2023. 3. 26.
쌀국수 2013-08-02 쌀국수 베트남 쌀국수 어제 아들과 서울 나들이를 했다.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그때마다 실내에 있어서 비를 맞고 다니지는 않았다. 어제는 서울에 있는 헌책방 몇 곳을 다녔는데, 먼저 종로에 있는 '알라딘헌책방'부터 들렀다. 거리는 후덥지근했지만, 실내는 에어콘 바람으로 시원했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훌륭한 문화시설이 있다는 게 반갑다. 알라딘이 오프라인 헌책방 매장을 내겠다는 아이디어는 퍽 훌륭했다. 지난번 방문 때는 고를 책이 거의 없어서 조금 실망했는데, 이 날은 생각보다 책을 많이 골랐다. 택배로 책을 보내놓고, 다시 가까운 곳에 있는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을 들렀다. 빌딩 건물 지하2층에 있는 이 헌책방은 모르는 사람은 일부러 찾아오기 어려운 곳에 있다. 그래도 다들 잘 찾아.. 2023. 3. 26.
미역국 2013-07-31 미역국 미역국 오늘 저녁에 미역국을 끓였다. 예전에도 몇 번 끓여서 어떻게 끓이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더 맛있게 끓이는 방법이 있을까 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랬더니... 검색에서 '쇠고기 미역국'을 입력하고 찾아보면, 미역국 끓이는 방법이 많이 나오는데, 거의 대부분이 쇠고기와 미역을 기름에 볶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왜 미역국을 끓일 때 쇠고기와 미역을 기름에 볶아야 하는지. 나는 단 한 번도 저런 방법으로는 해본 적이 없다. 안 해봐도, 기름에 볶아 만든 미역국은 기름이 둥둥 뜰 것이고, 느끼한 맛이 날 것이 틀림없다. 결국 인터넷 검색을 포기하고, 예전에 내가 만들었던 방식으로 미역국을 만들었다. 1) 쇠고기(양지 또는 사태살)를 물에 담가 .. 2023. 3. 26.
북스캔하다 2013-07-31 북스캔 시사잡지 스캔 결과 요즘 며칠 시간을 내서 집안에 있던 시사주간지-시사인, 한겨레21-를 모두 스캔했다. 대략 650권 정도. 시사잡지를 가장 먼저 스캔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1) 페이지가 적다. 한 번에 한 권씩 스캔할 수 있다. 2) 양이 많다. 같은 종류의 책으로는 시사잡지가 가장 많아서 먼저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3) 종이의 질이 좋다. 아트지로 종이가 깨끗하다. 북스캔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 1) 시사잡지는 아트지여서 깨끗한 반면, 종이가 너무 얇아 종이겹침이나 종이걸림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것 때문에 가끔 짜증나는 일이 있었다. 2) 스캔할 때, 책을 옆으로 펼쳐 넣으면 '종이겹침'이나 '종이걸림'이 거의 없다. (이건 진짜 노하우일 듯.. 2023. 3. 26.
왕십리에서 외식 2013-07-28 동무들과 함께 왕십리에서 내가 처음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들은 곳은 버스 안이었다. 그 버스는 왕십리를 지나고 있었고, 나는 어떤 문고본을 읽으면서 그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노래가 좀 웃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흥국은 이 노래로 유명가수가 되었고, 지금도 이 노래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그가 나중에 부른 '59년 왕십리'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이 노래는 사람들이 잘 모른다. '왕십리 밤거리에 구슬프게 비가 내리면...'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나는 '호랑나비'보다 더 좋아한다. 김흥국은 되지도 않게 정몽준 뒤를 쫓아다니며 축구협회니, 정치니 따위를 하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이 되었지만, 그가 부른 노래는 남았으니, 그도 나름 성공한 인물이긴 하다. 그가 '59년 왕십리'라는 노래를.. 2023. 3. 26.
서울 나들이 2013-07-28 서울 나들이 서울나들이-01 일요일에 서울을 나오는 것은 퍽 드문 일이다. 저녁에 모임이 있어, 겸사해서 일찌감치 서울에 나와 구경을 좀 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정작 '서울'을 고향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늘 변두리에서 살았고, 그나마도 어려서 서울의 외곽, 산동네로 이사해, 다시는 서울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했으니, '서울'은 내게 늘 먼 곳이다. 박태원의 '천변풍경'이나 '구보씨의 일일', 이상(김해경)의 수필을 보면 서울 풍경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오늘 서울 나들이는 감히 그 작가들을 흉내낼 수는 없지만, 내 나름대로의 '풍경'으로 담아보았다. 먼저, 중앙선 전철을 타고 왕십리 역에서 내려 2호선 전철로 옮겨 타서 을지로3가역에서 내렸다. 전철역을.. 2023. 3. 26.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과 외식 2013-07-27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과 외식 여주 할인매장 자동차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정비 하는 시간이 약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겸사해서 다녀 온 여주 할인매장. 양평에서는 가깝다. 예전에 아들이 다니던 (지금은 사라진)대안학교가 여주에 있어서 늘 같은 길로 1년을 다녔기 때문에 매우 익숙한 길이다. 주말이어도 37번 도로는 거의 막힘이 없어서 다니기 편하다. 정비소에서 내 준 차는 정비회사의 로고가 박혀 있어 마치 정비공장 직원이 타고 다니는 걸로 보여질 듯 하다. 주유소에서 연료를 1만원어치 넣고, 여주 할인매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거의 없다. 우리가 꽤 일찍 도착했나보다. 주말에는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여주 할인매장이다. 우리는 주차.. 2023. 3. 26.
디오디아 뷔페 2013-07-20 디오디아 뷔페 뷔페 엊그제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하러 양재동에 있는 뷔페에 갔다. 뷔페에 가면 늘 과식을 한다. 탐식은 내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나의 합리적 이성을 마비시키고, 늘 스스로 자책하게 만든다. 뷔페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 80년대 중반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만 해도 뷔페에 가는 사람도 드물었고, 뷔페에 가는 것이 계급적으로도 자본가와 부르주아들의 전유물로 인식될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서, 결혼식장의 피로연이 모두 뷔페로 바뀌고 난 다음부터는 누구나 뷔페에서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뷔페의 질과 내용은 다시 계급적으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이제, 결혼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뷔페는 값싼 음식의 향연이 되었고, 그것과 차별되는 뷔페는 서민들이 가기에는 부담스.. 2023. 3. 26.
갈치조림 2013-07-20 갈치조림 갈치조림 양평읍에 나왔다가 점심으로 갈치조림을 먹었다. 갈치조림을 잘 하는 곳은 드물다. 크고 싱싱한 갈치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시골에서 맛있는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는 애초에 접는 것이 편하다. 갈치조림이나 갈치구이는 역시 제주도가 최고다. 예전 제주도로 여행가서 나는 배멀미 때문에 먹지 못했지만, 아내와 아들이 먹은 제주도의 갈치조림과 갈치구이는 지금도 역대 최고로 꼽히고 있다. 싱싱하고 두툼한 갈치가 있어야 하므로, 육지의 시골까지 그렇게 물 좋은 갈치가 도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맛을 다시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양평대교 건너 가까운 강상면에 있는 이 갈치조림 전문점은 갈치의 크기가 작아서 양도 적은 편이고 맛은 .. 2023. 3. 26.
하남에서 짬뽕 2013-07-16 하남에서 짬뽕 짬뽕 하남에 있는 이 중국집은 징크스가 있다. 처음 갔을 때가 월요일이어서 정기휴무였다. 그래서 그 다음날 다시 찾아가서 먹었는데, 엊그제도 그랬다. 무심코 짬뽕을 먹으러 갔더니 월요일, 정기휴무날이었다. 결국 그 다음날 다시 가서 먹었다. 이 중국집의 짬뽕은 면발이 좋다. 숙성시킨 반죽으로 만들어 부드럽고 쫄깃하다. 국물이 맵긴 해도 입에 거슬리지 않아서 국물도 다 떠먹게 된다. 짬뽕 맛있게 하는 집이 드물다보니 짬뽕이 먹고 싶을 때는 일부러 찾아갈 밖에. 다음에 갈 때는 다른 음식을 좀 먹어봐야겠다. 2023. 3. 26.
가든파이브 애슐리 2013-07-11 가든파이브 애슐리 애슐리 엊그제 영화 '퍼시픽 림'을 보기 위해 갔다가, 저녁을 먼저 먹었다. 우리가 간 곳은 '애슐리'. 평일 저녁이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아 편하게 먹었다. 같은 장소를 주말에 가면 대기시간이 40분이었다. 사람들이 주말에 많이 몰리는 게 확실하다. '애슐리'는 이랜드 그룹에서 하는 외식사업으로 알고 있어서 썩 내키지는 않는 곳인데, 이번에 갔다 와서는 언제 갈지 모르겠다. 여러 페밀리 레스토랑을 가봤는데, '제시카의 부엌'이나 '일곱개 용수철' 등이 그나마 괜찮은 듯하다. 애슐리는 가격 대비로는 가끔 갈만 하다. 세 명이 저녁을 먹어도 다른 곳에서 스테이크 1인분 값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떻든 뷔페는 대식가들에게는 천국이다. 2023. 3. 26.
콜럼버스에서 건축물의 의미 콜럼버스에서 건축물의 의미 진과 케이시는 우연히 만난다. 두 사람은 담배를 피우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이 영화는 '건축물'이 매우 중요한 모티프로 작동하고 있는데, 첫 장면이 '밀러 하우스' 내부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밀러 하우스(Miller House)' 길 건너편에 '제일 교회(First Christian Church)'가 있고, '밀러 하우스' 바로 옆에 케이시가 일하는 '클레오 로저스 기념 군립도서관(Cleo Rogers Memorial County Library)'이 있다. 즉, 이 유명한 세 건물이 삼각형을 이루며 매우 가까운 곳에 모여 있어서, 케이시는 잠시 쉬는 시간에 도서관 앞에 나와 '제일 교회' 건물을 바라본다. '밀러 하우스'는 에로 사리넨이 1957년 지은 건물로, 50.. 2023. 3. 22.
더 웨일 더 웨일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거의 다 봤다. '레퀴엠', '더 레슬러', '블랙 스완', '노아', '마더' 그리고 이 작품 '더 웨일'까지. 어느 장르의 예술 작품이든 주제, 내용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형식도 중요할 때가 있다. 영화에서는 '미장센'이라고도 하는데, '더 웨일'에서는 이렇다 할 '미장센'은 없지만, 필름 포맷 자체가 영화의 특징을 드러낸다. 요즘 영화에서 4:3 포맷은 거의 볼 수 없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4:3 포맷을 유지한다. 이 화면은 주인공 찰리의 거대한 몸집이 더 커보이는 효과를 만들고, 상대적으로 공간이 비좁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다.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영화가 '연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 끝나고 올라가.. 2023. 3. 4.
사피엔스 이들 원시인류는 서로 사랑하고 놀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을 위해 경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 개코원숭이, 코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류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 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중에서 여기저기서 '유발하라리'라는 사람이 쓴 '사피엔스'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이 없다가, 전자책으로 있어서 훑어봤는데, 위의 문장이 책 앞부분에 나왔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마간산으로 훑어봤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훌륭하다'고 말하.. 2023. 3. 2.
해리건 씨의 전화기 - 스티븐 킹 해리건 씨의 전화기 -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소설을 읽을 때와 조금 다른 느낌인데, 소설은 읽는 사람의 상상 속에서 소설을 재구축, 창조하는 거라면, 영화는 모든 독자가 서로 다르게 구축한 소설의 세계를 이미지로 보여줌으로써 상상의 세계를 제한한다. 이건 명백히 소설의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이미지로 구축한 세계가 물적 존재로 구체화하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는 상상보다 서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작품은 소년 크레이그와 해리건 씨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이자, 크레이그의 성장 소설이다. 해리건 씨가 어린 크레이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을 때, 크레이그에게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 크레이그가 해리건 씨의 벽장을 보면서 해리건 씨의 마.. 2023. 2. 16.
피가 흐르는 곳에 - 스티븐 킹 피가 흐르는 곳에 - 스티븐 킹 해리건 씨의 전화기 크레이그는 아버지와 함께 작은 시골마을에서 산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고, 평범한 소년으로 자라지만, 그의 마음에 깊은 슬픔이 일렁이고 있다. 스티븐 킹은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줄곧 형과 엄마, 세 식구가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이 소설에서는 엄마로 바꿨을 뿐, 그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레이그는 마을에 이사 온 엄청난 부자로 은퇴한 해리건 씨를 알게 되고, 그의 집에서 책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 소설이 독특한 점은, 그동안 IT와 관련해 거의 언급한 적이 없는 스티븐 킹이 아이폰, 아마존을 비롯한 첨단 정보산업과 미국 투자회사와 관련한 정보를 나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리건 씨가 은퇴하기 전 투자.. 2023. 2. 16.
조지타운 조지타운 크리스토프 발츠가 연출하고 주연으로 연기한 작품. 그가 대중에게 뚜렷이 각인된 작품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작품 '바스터즈:거친 녀석들'(2009년)에서 독일군 장교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이후 '장고:분노의 추적자'(2012년)에서도 탈출 노예를 돕는 멋진 현상금 사냥군으로 등장한다. 독일군 장교 한스 란다는 부드럽고 조용하게 말하는 듯 보이지만, 듣는 사람의 심장을 조이는 차갑고 날카로운 감정을 내뿜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누구도 발츠를 대신할 수 없는 완벽한 '유대인 사냥꾼'인 잔혹한 독일군 장교를 연기했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했고, 1977년, 그의 나이 11세에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했지만.. 2023. 2. 6.
가재가 노래하는 곳 가재가 노래하는 곳 오랜만에 영화에 푹 빠졌다. 소설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460페이지 소설을 두 시간으로 압축하면서도 서사를 적절하게 표현했다. 주인공 카야를 보면서 떠오른 인물은 레이첼 카슨이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을 써서 세계환경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문학을 전공했지만, 생물학자가 되어 몇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책들이 바다와 해양 생물을 담은 책이어서 주인공 카야의 모습과 겹쳐보인다. 영화(소설)에서도 카야는 독학으로 그리고 쓴 습지 생물 이야기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면서 성공한 작가가 되고, 습지 생태와 습지에서 살아가는 생물을 다룬 책을 꾸준히 출판하는 인기 작가로 성공한다. 그렇게 성공하기까지, 카야가 겪어야 했던 삶을 습지, 생물, 자연, 카야의 내면 등을 통해 담.. 2023. 2. 4.
우주로 가는 물리학 우주로 가는 물리학 과학책 읽는 걸 좋아한다. 과학 전반의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즐거움도 있고, 과학의 엄밀성, 논리성, 객관성이 인류의 이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기에, 배우는 즐거움과 함께, 합리적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책을 읽기 시작한 건 30대 후반, 40대 초반부터였다. 그때까지 주로 사회과학, 역사, 문학 분야 책을 읽었는데, 여기에 과학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지적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과학책 읽기의 첫걸음은 진화론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나는 믿는다. 진화론을 배우면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알게 된다. 즉, 인간은 자연 속에서 생존하는 수 억의 뭇생명과 똑같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일뿐이며, 진화를 거듭하면서 '정신'과 '이성', '언어'와 같은 추상적.. 2023. 1. 29.
'민주노총'을 옹호하는 건 좋지만 - 천정환 글에 대한 다른 시각 '민주노총'을 옹호하는 건 좋지만 - 천정환 글에 대한 다른 시각 지난 1월 26일 경향신문 '정동칼럼'에 '민주노총의 쓸모'라는 제목으로 성균관대 천정환 교수의 글이 실렸다. 그의 글을 읽고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천정환이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 또는 비판할 의도로 이 글을 쓴다. 먼저, 천정환 글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기업과 언론이 민주노총을 '귀족노조', '종북단체' 프레임을 씌운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한국 전체 노동조합 조직률은 11%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권에서 민주노총 김명환,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노총을 공안 정국의 제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노동조합.. 2023. 1. 29.
1883 - 미국 미니시리즈 1883 - 미국 미니시리즈 우연히 발견했지만, 알고보니 엄청 유명한 미니시리즈 '옐로우스톤'의 프리퀄. '옐로우스톤'이 메인이지만, 이 작품 '1883'을 먼저 보길 잘 했다. 미국 역사의 흐름대로 보자면, '1883', '1923' 그리고 '옐로우스톤' 순서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 시리즈를 보기로 작정한 가장 큰 이유는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바로 테일러 쉐리던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계에 널리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이 개봉했을 때 꽤 충격받은 기억이 있다. 연출도 좋았지만,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끝까지 극한 상황을 밀어부치는 힘이 놀라웠고, 드라마의 사실성, 서사의 핍진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에 관한 .. 2023. 1. 26.
세이프 세이프 제이슨 스타뎀이 주연한 액션 영화. 2012년에 개봉한 영화이고, 액션 영화로 분류하지만, 꽤 잘 만든 영화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보아즈 야킨 감독은 이 영화 전에도 시나리오를 쓰거나 연출을 했는데, '황혼에서 새벽까지 2'의 시나리오를 썼고, 슬래시 영화인 '호스텔'을 기획했으니 역량은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영화는 거의 모두 액션 영화이고, 좋은 영화가 많다. 마치 한국에서 마동석이 나오는 영화가 마동석 액션으로 유명하듯, 제이슨 스타뎀도 그가 보여주는 특유의 액션이 있다. 이 영화는 액션도 훌륭하고, 시나리오도 좋다. 액션영화에서 시나리오는 액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러다보니 전체 서사의 짜임새가 부족한 액션 영화가 많다. 이 영.. 2023. 1. 16.
스틸워터 스틸워터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감독 톰 맥카시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배우로 출발해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감독으로도 여러 작품을 연출한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 '아버지의 깃발'에서 제임스 브래들리 병사로 나오는 배우가 바로 톰 맥카시다. 그가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품은 '스포트라이트'로,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도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톨릭 보스톤 교구에서 벌어진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뿌리까지 파고들어가 보도한 '보스톤 글로브'의 기자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으로 톰 맥카시는 수많은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건, 톰 맥카시의 시나리오나 연출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 있다. 우리가 '뛰어난 감독'이라고 부르는.. 2023. 1. 14.
로크 로크 완벽한 모노 드라마. 톰 하디 한 사람만 등장하고,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이 전부다. 모노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인물을 둘러싼 서사가 충분한 개연성을 가져야 하며, 관객이 주인공 한 사람만 보면서 모든 상황을 추리, 추론, 상상, 납득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사건의 긴박함과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느껴야 한다. 모노 드라마 영화는 연극의 영상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연극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입체극이라면, 영화는 영상으로 움직이지만 평면, 2차원의 예술이다. '로크'는 연극으로도 충분히 공연할 수 있는 내용이며, 연극과 영화가 거의 똑같은 효과를 갖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연극 무대에 올린다면, 무대 가운데 자동차가 있고, 뒷벽의 커다란.. 2023. 1. 13.
비바리움 비바리움 저예산으로 만든 미스터리, 공포, SF 영화. 매우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여서 등장인물도, 촬영도 최소한의 인물과 공간에서 제작했다. 영화의 주제와도 맞는 설정인데, '비바리움(vivarium)은 라틴어로 '연구나 관찰 목적으로 동물, 식물을 일정한 공간에 가두어 두고 사육하는 것'을 뜻한다. 제목이 곧 영화의 주제인데, 이 주제를 알고 봐도, 영화가 의미하는 알레고리는 꽤 의심심장하다. 줄거리 역시 매우 단순해서 한 젊은 커플이 집을 구하려다 주택단지를 분양하는 사무실의 직원과 함께 주택단지에 있는 집을 둘러보는데, 분양 사무실 직원이 사라지고, 두 사람은 출구를 찾지 못해 갇히고, 그곳에서 살다 결국 죽게 되는 결말이다.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관객이 읽을 수 있는..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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