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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오디션

by 똥이아빠 2017.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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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션

일본영화. 무라카미 류 소설 원작. 공포, 스릴러. 일본영화 특유의 잔혹한 공포물. 줄거리는 단순하다. 이 영화는 줄거리보다는 여성 야마사키의 심리와 이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오야마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한동안 아들을 키우며 지내다가 아들이 어느 정도 크자 재혼을 생각한다. 아오야마의 친구는 '오디션'을 통해 여성을 찾아보자고 권유하고, 무려 4천명의 여성을 오디션 방식으로 면접을 본 다음 20대의 야마사키를 선택한다.

20대 여성이면서 죽음을 겪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아오야마는 아내를 떠올리며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오야마의 친구이자 함께 면접을 본 친구(쿠니무라 준)는 야마사키의 이력에 이상한 점이 있다면서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야마사키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 아오야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면서 온몸에 남아 있는 화상 자국을 보여준다.

야마사키는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웠는데, 발레를 가르치는 선생(아버지?)의 학대-육체적, 정신적 학대-로 인해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고, 야마사키가 20대가 되었을 때, 그는 더 이상 학대를 당하는 어린이가 아니었다. 자신을 학대했던 선생(아버지?)부터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에서 이야기는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어릴 때 학대를 당한 야마사키가 결코 정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첫번째 복수 상대는 발레를 가르치던 변태 선생(아버지?)이었고, 그는 목이 잘렸다.

실종된 음악 감독과 사생활을 간섭하던 카페의 여주인도 야마사키의 복수의 대상이 된다. 야마사키는 자신의 전 존재를 상대에게 내준다고 여기지만, 사람들은 야마사키와의 관계가 그저 평범한 인간 관계의 일부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죽어야 하는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야마사키에게 있어 자신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자신의 마음을 배신했다고 여겨 죽어야 할 대상이 된다.
아오야마 역시 죽어 마땅할 이유가 있다. 그는 죽은 아내를 잊고 재혼을 하려는 마음으로 엉뚱한 방법을 선택했다. 영화배우를 뽑는다는 거짓 명목으로 4천명이나 되는 여성을 면접을 봤으며, 그것은 분명 사기극이었다. 이기적인 남성의 욕망을 단죄한다는 점에서 야마사키의 범행은 어릴 때 성학대를 했던 선생(아버지?)와 음악 감독, 오디션을 본 아오야마 등 죽었거나 죽음 직전에 몰린 남성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야마사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자칫하면 여성이자 싸이코패스인 야마사키가 범죄자여서 그를 비난하고, 아오야마가 피해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의 상황에서는 남성들이 모두 가해자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극단적 상황이긴 해도 야마사키는 20년 가까이 육체적, 정신적 학대로 황폐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가해자는 당연히 남성들이었고, 대개 가까운 사람들이었으며, 자신을 보살펴주어야 했던 사람들이었다.
어른 남자가 저지르는 어린 아이에 대한 성적 학대는 어린이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그 상처는 이후의 삶 전체를 뒤흔들고,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 현재진행형의 고통으로 남아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야마사키의 행동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남자들은 그보다 더 잔혹하게 처형당해도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는 호러지만 야마사키의 입장을 생각하면 슬프고 고통스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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