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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사랑의 죄

by 똥이아빠 2017.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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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죄

소노 시온 감독 작품. 만드는 작품마다 문제작, 화제작이 되는 소노 시온의 작품. 이 영화 역시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난해하다. 등장인물 가운데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살해당하는 여성도 여성이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도 여성이라는 것과 이 세 명의 여성의 삶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여성의 욕망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 하다.

영화가 시작하면 엽기적인 살해 사건이 드러나고, 살해 장소에 도착한 형사 카즈코가 도착한다. 카즈코는 남편의 후배와 불륜 관계에 있고, 당연히 남편은 그 사실을 모른다. 살해당한 사람은 여성이고 너무나 끔찍해서 말하기 조차 싫을 정도다.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카즈코의 생활을 한 축으로 하고, 플래시백된 장면으로 돌아가 살해당한 여성 이즈미가 등장한다. 일본 최고의 소설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그녀는 남편의 시녀이자 인형처럼 피동적인 삶을 사는데, 무미건조한 그의 삶은 권태롭기 짝이 없다. 그녀는 남편 권유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마트에서 식재료를 파는 일을 하다 어떤 여성에게 모델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루에 5만엔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한다. 그렇게 시작한 모델 일은 사실은 포르노 배우였다. 이즈미는 소극적으로 거부하지만 결국 포르노배우가 되고, 이후 그의 삶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길거리에서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을 즐기고 쾌락을 느끼기 시작한 이즈미에게 또 다른 여성이 나타나고, 그 여성은 대학의 조교수로 부러울 것이 없는 여성이었지만 알고 보니 그 여성도 낮에는 대학교수로, 밤에는 콜걸로 생활하고 있는 미츠코였다. 물론 콜걸은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고, 자신의 '몸'을 팔아서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섹스를 하면 반드시 돈을 받아야 한다고 이즈미에게 말한다.

두 여성의 살해 현장에 피로 써 있는 글자는 '성( 城)인데, 이 단어는 카프카의 소설 제목이고, 대학교수인 미츠코는 아버지도 대학교수로 카프카의 '성'에 관해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카프카의 '성'은 의미가 있다. 즉 '누구나 성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는 말처럼, 카프카의 소설 '성'은 말할 수 없이 난해하고 환상과 몽환의 작품이다. 이 영화가 의미하는 것도 카프카의 소설처럼 모호하고 난해하며 몽환적이고 불분명한 사회와 개인의 삶이다.

대학교수로 엘리트인 미츠코의 삶도 알고 보니 기괴했다. 미츠코는 아버지를 사랑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스스로 몸을 파는 여성이 되었다. 유추한면, 세 명의 여성 모두 직접적으로 남성에게 억압당하는 존재들이었고, 남성우월주의 사회,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당하는 여성을 상징한다. 이들이 남성에게 몸을 파는 것은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한 강요이든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여성 가운데 두 명은 엽기적으로 살해당하는데, 그 이유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들이 남성들에게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를 찾고, 남성에게 의지하지 않게 되는 시점에서 살해당하는 것을 볼 때, 여성의 독립은 남성에게 위협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고하고 깨끗한 작가라고 알고 있던 이즈미의 남편도 알고 보니 호텔에서 콜걸을 불러 온갖 난잡한 섹스를 하는 추잡한 인간이었고, 미츠코를 따라 콜걸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즈미는 그렇게 호텔에서 남편을 만나게 된다. 남성의 추악함에 비춘다면 주인공 여성들의 자발적 성매매는 더럽다고 비난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여성들의 행동을 반드시 '사회학적'으로만 해석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들은 분명 욕망을 가진 인간이고,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깨닫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므로, 욕망에 충실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은 비난할 수도,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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