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기대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영화. 음악, 드라이빙, 액션이 잘 버무려져 새로운 형식의 영화가 나타났다. 운전을 아주 잘 하는-프로 레이싱 선수보다 더 잘 한다-베이비는 앳된 청년이지만 그의 삶은 단편적으로 드러난다. 청각장애가 있는 흑인 노인인 양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베이비는 평범해 보이지만 어린 나이에 이미 깊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베이비는 박사의 차를 훔치는 바람에 큰 빚을 지게 되었고, 빚을 갚기 위해 박사가 만드는 팀에 들어가 운전을 하게 된다. 베이비는 배워서는 할 수 없는 천재적 감각으로 운전을 하는데, 박사가 만든 강도단은 베이비의 운전 실력 덕분에 잡히지 않는다. 박사(케빈 스페이시)는 범죄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인물로, 범죄에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범죄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개입한다.
베이비는 박사에게 진 빚을 모두 갚을 시점에 한눈에 반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더 이상 강도단의 운전수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그러나 박사의 협박으로 틀어지게 된다. 베이비는 이제 양아버지와 애인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하는데, 그는 운전은 잘 하지만 범죄자는 아니었으므로(범죄에 가담한 것은 인정하지만 자신이 범죄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무수히 많은 음악과 함께 액션이 벌어지는데, 음악과 액션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과 자동차 액션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유쾌한 전개와는 달리 베이비의 과거는 고통스럽다. 가수였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부부싸움을 하다 앞서 가는 자동차에 추돌해 사망한다. 베이비는 살아남았지만 이명이 심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정도인데, 이명은 교통사고와 부모의 죽음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지만 시나리오 즉 이야기의 줄거리는 평범하다. 박사로 등장하는 케빈 스페이시의 역할도 평면적이고 무엇보다 반전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화려한 드라이빙과 경쾌한 음악은 탁월했지만 조금 덜 강렬한 액션과 평범하고 무난한 결말은 이 영화가 '착한 영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다 > 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 (0) | 2017.10.12 |
---|---|
[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0) | 2017.10.11 |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0) | 2017.10.10 |
[영화] 윈드 리버 (0) | 2017.10.01 |
[영화] 맨 프롬 어스 (0) | 2017.09.26 |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0) | 2017.09.18 |
[영화] 그것-영화판과 TV판 (0) | 2017.09.15 |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0) | 2017.09.14 |
[영화] 뉴욕뉴욕 (0) | 2017.09.13 |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 (0) | 2017.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