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을 위한 진혼곡. 존경하는 노엄 촘스키 교수의 단독 인터뷰. 아마도 이렇게 긴 인터뷰는 마지막이 될 거라고 한다. 약 80분 정도로 편집한 이 영화는 촘스키 교수의 사회학 강의의 핵심을 담았다. 교육 교재로 써도 훌륭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촘스키 교수는 현재 미국 사회의 본질 뿐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일반에 관한 구조적 문제에 관해 쉽지만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촘스키 교수의 저서는 여러 권 번역되어 있는데, 미국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촘스키 교수와 하워드 진 교수의 저서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워드 진 교수가 쓴 '미국민중사'는 지금의 미국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를 가장 사실에 가깝게 알려준다. 미국인들 가운데 자기 나라의 역사에 관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러기에 하워드 진 교수의 책을 읽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편지를 보내고, 미국역사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하지 않던가.
하워드 진 교수가 미국의 역사 전체에 관해 미국의 권력집단이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면, 촘스키 교수는 특히 현대사와 미국자본의 본질에 관해 집요하게 파헤치고, 그들의 정체와 민낯을 드러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교수의 책이나 말을 듣지 않고 지나가기는 어렵다.
미국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품고 여러 대륙에서 건너 온 이민자들의 나라다. 미국의 최대 자본의 주인인 자본가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초기 이민자들인 백인들-유럽에서 건너 온-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하고 아메리카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점령해 나갔다.
이후 미국은 두 번의 전쟁을 겪으며 과학기술의 도움과 대량생산의 결과로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빠르게 중산층으로 성장했다. 한 가족, 가정에서 대개는 아버지 혼자 돈을 벌어도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수입이 되었고, 주택, 자동차, 냉장고 등 새로 등장하기 시작한 문명의 이기들을 구입할 수 있었다. 미국은 가난한 이민자들에게 '꿈의 나라'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교할 수 있는 다른 나라들-유럽-에 비하면 자본의 폭력은 매우 심각했다. 게다가 인종차별까지 더해져 백인 이외의 노동자들은 이중, 삼중의 탄압에 고통받고 있었고, 백인노동자들이라 해도 노동조합을 깨는 자본의 악랄한 탄압이 계속되면서 마침내 미국은 자본가의 천국이 되고 말았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이 자본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복무하기 시작한 것이 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이후라고 한다. 레이건은 철저하게 자본의 허수아비이자 앞잡이 노릇을 했으며, 정부 권력이 자본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한편이 된 것도 이때부터인데, 이후 부시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이런 자본의 독주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노동조합 가입율은 7% 미만으로 한국도 이 정도에 불과하다.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자본의 방해와 폭력 그리고 노동조합의 부패 때문이다. 초기에는 자본의 폭력과 방해가 큰 이유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노동조합의 부패가 더 큰 원인이라고 본다.
미국은 어떻든 형식적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 나라여서 노동자와 시민이 단결만 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훌륭한 나라로 만들 수 있다고 촘스키 교수는 말한다. 이것은 역시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민주주의와 개인주의가 덜 발달했고 분단 상황이라는 점도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우리는 친일, 매국, 반역자들의 방해와 전쟁, 군사독재의 사회에서도 지치지 않고 싸워왔다. 미국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싸웠듯이, 한국의 시민들도 자본과 매국노, 양아치 정치집단에 맞서 싸우며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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