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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by 똥이아빠 2017. 10. 10.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아이디어가 좋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체로 달리기를 하면서 살을 뺀다. 혼자 운동할 때보다 훨씬 효과가 좋고, 재미도 있어서 참가하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200마일을 이어달리기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단순한 다큐멘터리인데, 감동이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그리고 몇 명은 지금도 뚱뚱한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몹시.
150파운드(68kg)를 뺀 사람부터 적게는 40파운드를 비롯해 100파운드(45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다. 이들은 저마다 절실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여러번 요요현상으로 고생한 사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실패한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팀을 이뤄 달리기를 함으로써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한국에서도 지역마다 체중을 감량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운동을 하면 중간에 포기할 확률도 낮아지고 운동 효과도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기한 것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뚱뚱했을 때와 살을 뺐을 때를 비교하면 살을 뺐을 때의 모습이 모두 미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뚱뚱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파티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불행한 경험들을 했는데, 자신들이 미인이라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면서 살았을 확률이 높다. 그러다 살을 빼면서 살과 근육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외모가 돋보이게 된 것이리라. 이런 현상은 남성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뚱뚱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운동을 시작할 결심을 하게 되는 동기를 말하는데, 대부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린 다음에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그래도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의지도 있고, 또 스스로도 노력을 해서 살도 많이 빼고 달리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을 갖는 사람들이다.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비만의 상태로 있으며, 스스로 불만을 갖고도 절망에 빠지거나 좌절하고, 노력하지 않고 있다. 
'비만은 가난한 자들의 병'이라는 말도 있듯이, 뚱뚱한 사람들은 단지 귀찮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운동을 할 수 있고, 다이어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들어갈 돈이 없기 때문에 비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만의 원인이 되는 패스트푸드나 싸구려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저임금의 상황이 그를 비만 상태에 놓이게 만든다. 어떤 경우는 일을 너무 오래, 많이 해야 해서 살이 찔 환경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때의 날씬함은 운동으로 잘 단련된 것이 아닌, 힘겨운 노동으로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니 날씬한 것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비만은 현대병이며 영양분의 과잉 공급이 원인이다. 고지방, 고칼로리의 음식들이 넘쳐나고, 빈곤에서 벗어난 인류는 맛있는 음식에 탐닉하고 있다. 일부의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그들이 자기관리를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날씬한 몸이 곧 우월한 유전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뚱뚱해도 얼마든지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고, 별다른 불편 없이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 뚱뚱하면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평균 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뚱뚱한 사람들이 성인병 등에 노출될 확률이 조금 더 크고, 자존감이 낮게 나타난다는 통계가 있지만, 뚱뚱한 사람을 비난하는사회 분위기는 '비만 산업'을 통해 돈을 벌려는 자본의 의도적 조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람의 외모에 관해 편견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니 외모 산업-비만, 성형 등-을 통해 돈을 벌려는 자본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